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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서울, 초음속 청춘들의 사운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와 심플한 사운드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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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딸기마냥 새롭고 상큼한 인디 밴드가 등장했습니다. 여러 가지 소소한 이야기들을 댄서블한 사운드위에 가볍게 올려놓은 선데이 서울의 정규 1집, <Sunday Seoul>입니다.

선데이 서울 『Sunday Seoul』

크게 먹고 들어가는 발랄한 이미지는 여성 보컬에서 기인한다. 더불어 일상 소재를 귀엽게 풀어쓴 가사에, 간편하게 끌어가는 오프닝 트랙 「알 수도 있는 사람」 이 주는 앨범의 부드러운 첫 인상까지, 근 5년 간 말랑함의 기치로 인디 신을 정복해온 여느 밴드들과 다르지 않다. 고 생각할 무렵 이어지는 곡들에서 연달아 즐거운 탄성이 시작된다. 무엇보다도 사운드를 재치 있게 뽑아낸다. 팝의 선율이 휘감기도 하고 펑크의 직선성이 몸을 밀어내기도 하며 디스코의 리듬 위에 올라선 신스 팝의 전자음이 색감을 부풀리기도 한다. 여러 재료와 다양한 방법이 혼합의 연쇄를 이루는 음반은 피로할 틈새를 허용하지 않는다. 전곡을 써 내린 강민우의 리드에 공로를 먼저 돌려야겠지만 각각의 파트가 원활히 맞물려 이루는 형세에 있어선 나머지 멤버들의 역할도 그리 작지만은 않다고 본다.


「알 수도 있는 사람」 이 음반의 스타트를 끊지만 밴드의 진가는 그 다음인 「어색한 사이」 서부터 달리기 시작한다. 펑키(funky)한 리듬 기타 위로 신디사이저가 멋들어지게 올라갔다. 여기서 달군 열기는 스카 리듬을 내장시킨 「철학박사」 로, 그런지 사운드를 덧댄 「치매」 로 이어진다. 베이스와 기타, 키보드가 교차하는 「보통사람」 도, 루즈하게 풀어가는 「초음속 청춘」 도, 스트록스 풍의 8 비트 개러지 사운드가 끌고 가는 「후유증」 도 손에 꼽힐 만하긴 매한가지. 클린 톤으로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 신을 건드리는 「스토커」 와 신스 팝의 질감으로 앨범을 마치는 「새벽종」 도 충분히 잘 뽑았다. 듣기에도 거슬리는 부분이 없고 딱히 이렇다 할 흠도 없어 보인다.

전곡 가까이 언급했다. 그 정도로 앨범에는 버릴 곡이 없다. 물론 반드시 다 들어야할 정도로 월등한 지점은 아니나 놓치면 아쉬울 요소들이 트랙 리스팅 곳곳에 배치되어있다. 전반에 있어서는 팝으로부터 영향을 다수 받은 모습이다. 1980년대의 신스 팝에서도 힌트를 얻었고 한국 모던 록과 여기에 큰 영향을 준 그런지와 같은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에서도 실마리를 얻었다. 그 이전의 펑크(funk)와 디스코도 언뜻 보인다.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여러 면으로 색감이 다각화됐으며 그렇기에 실증이 쉬이 나지 않는 음악이 됐다. 여성 보컬을 내세웠음에도 (이제는 미칠 정도로 지겨운 홍대의 그) 여성 지향성 컬러와는 또 다르다. 캐치한 선율의 리프와 깔끔한 질감 속에서도 강렬하게 가져오는 사운드로 팬 층도 넓힌다.

다만 어딘가 큰 무게감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직전에 말한 클린 톤의 깔끔한 느낌이 음악을 더 없이 가볍게 만든다. 거친 리프들로 조직한 편곡과 대조를 이루는 사운드 메이킹이라면 그 역시 재미있다 하겠으나 이 위에 부드러운 음색의 목소리까지 더해지면 남는 것은 역시 경량화된 특유의 컬러다. 허나 여기서 다루기는 어렵다. 팀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허나 작품의 가치를 내려 보게 할 만한 요소는 아니다. 첫 앨범이다. 고무적인 기운을 띄우는 의미만으로도 결과물은 훌륭하다.

글/ 이수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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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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