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애>의 아이디어는 상당히 재밌다. 보통은 미흔 부부의 관계를 보며 ‘꽉 쥐어 잡힌 쪽’을 남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밀애>는 다르게 주장한다. 아냐. 어쩌면 미흔도 꽉 쥐어 잡혔는지 몰라!
홍준호 변영주 밀애 구식이 아니라 클래식 등록일: 2015.01.22
1960년대식 절망의 인간군상 유현목 감독의 <막차로 온 손님들>
작품은 6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서양의 마천루를 볼 때나 느낄 법한 황량하고 쓸쓸한 도회적 정서를 도입시키는데 성공한다. 소위 말하는 ‘모던함’ 이다.
흰 눈밭 위로 흐르는 붉은 핏물 오승욱 감독의 <킬리만자로>
이 작품은 말 그대로 '영감' 만을 받았다. 그 영감이란 아마도, 해당 사건의 결말처럼 두 범죄자가 느꼈을 최악의 좌절감과 위기의 감정. 그리고 거기서 발현된 인간의 가장 포악하고 추악한 모습으로부터 받은 것일게다.
구식이 아니라 클래식 홍준호 킬리만자로 등록일: 2014.12.26
아름답다, 아름다워 김경만 감독의 <미국의 바람과 불>
이 작품은 미국을 향한 대한민국의 의존의 역사이기도 하면서, 위정자들이 벌이는 의존의 역사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통령들은 적극적으로 미국에게 가서 인정받으려 애썼거나 혹은 그들에게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다. 결론은 어떠냐고? 전부 이 ‘아름다운 나라’의 손아귀로부터 빠져 나오지 못했다.
스님과 불자, 혹은 어머니와 아들 윤용규 감독의 <마음의 고향>
한국영화가 이 작품을 필두로 몇 번씩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고 꾸준히 기세를 이어왔다면, 우리가 흔히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지구를 지켜라!>, <장화, 홍련>이 한 해에 나왔던 ‘2003년의 르네상스’ 류의 순간들을.. 혹은 박광수, 이명세, 장선우 등의 코리안 뉴 웨이브의 태동을 좀 더 일찍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말이다.
"나가자!" 이은, 이재구, 장윤현, 장동홍 감독의 <파업전야>
<파업전야>를 보면서 장산곶매에 관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혹시 전태일이 분신자살한 70년부터, 작품이 제작된 90년까지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꾸준히 일갈해 왔지만, 언제부터인가 너무나 무서운 상황과 마주한 게 아닐까. 바로 ‘우리 빼고 그 누구도 분노하지 않는 상황’ 말이다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신상옥 감독의 <어느 여대생의 고백>
1958년에 신상옥 감독이 만든 <어느 여대생의 고백>은 여성 수난의 '한국적인' 버전이라 할 수 있겠다. 어느 모 씨가 손녀 같다는 이유로 여자 엉덩이 마음대로 만져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다 이 방면에서 오랜 역사가 있어서 저리 당당하게 말한 거라고 하면 될까나
어느 여대생의 고백 구식이아니라클래식 홍준호 등록일: 2014.10.16
작품은 정말 ‘있는 그대로’의 시대상을 보여준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4.19 혁명 ‘이후’가 이렇게도 무기력했다는 것도 동시에 알게 된다. 영화의 설정은 원작과 같은 해방 직후인데 왜 내 눈엔 영화가 제작되던 60년대가 보이는 것일까!
혈맥 홍준호 구식이아니라 클래식 등록일: 2014.10.02
알고 보면 되게 슬픈 이야기.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
이명세 감독은 거장이며 나 역시 그의 작품들을 대부분 좋아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비롯해 작품의 총체적 부분까지 분명 어딘지 모르게 불균질한 지점들을 느끼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