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MD 리뷰 대전] 여전히 ‘읽기 혁명’이 필요한 시대

인문 권하는 사회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인문학의 기본이다. 인문 교양 MD는 잘 살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리고 책으로 말한다. 브리핑은 거들 뿐.

2.jpg

 

대학 새내기 시절, 첫 수업 명은 가물가물한데 첫 과제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손석춘의 책 『신문 읽기의 혁명』을 참고해서 당시 총선 시민연대의 국회의원 낙선 운동에 대한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보도 내용을 비교 분석하는 과제였다. 대학 생활 동안 '왜 중고등학교 때는 이런 것을 가르쳐주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던 씁쓸한 순간이 많았는데, 신선하기도 했던 첫 씁쓸함을 안겨준 과제로 기억한다. 신문을 곧이곧대로 읽으면 안 된다고, 편집에 대한 이해와 안목을 가져야 신문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책의 메시지는 지금도 유효하다. 언론의 메커니즘과 그 이면의 세계를 설명하면서 '분석적인 뉴스 읽기'를 담은 『나쁜 뉴스의 나라』는 2016년판 『신문 읽기의 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읽어야 할 게 신문만이 아니라는 점은 서로 다르지만, 여전히 독자들에게 '읽기 혁명'이 필요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먼저 뉴스의 확장에 대해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걸맞게 언론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종이 신문 대신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기사를 접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졌고, 주요한 이슈는 SNS와 포털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된다. 뉴스가 생산되는 소스는 다양해졌고 전파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누구나 뉴스의 생산자가 될 수 있고 유통의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시대다.
『나쁜 뉴스의 나라』는 다양한 뉴스의 변화 양상과 그에 따른 폐해를 지적한다. 네이버 메인 뉴스에 걸리느냐 마느냐에 따라 기상의 생명이 결정되고,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과 이미지의 뉴스로 넘쳐나고 있다는 것. 유통이 생산을 장악한 결과 뉴스의 가치가 변화 혹은 변질하고 있다. 책은 미디어가 이제 유통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하면서, 뉴스의 미래는 좋은 뉴스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새로운 읽기 혁명에 대해


책은 제목 그대로 왜 한국 사회에 나쁜 뉴스가 넘쳐나는지 설명하고 있다. 향응과 뇌물을 받고 특정인에게 유리한 기사를 써주거나 특종 경쟁에 묻혀 말도 안 되는 오보를 내거나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는, 비단 영화 속 기자의 모습이 아니다. 나쁜 뉴스가 만연하다면 언론 메커니즘의 변화나 언론사의 자정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를 가려서 읽는 독자의 능력도 필요하다.
『나쁜 뉴스의 나라』는 지금 상황에 걸맞은 새로운 읽기 혁명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어떻게 뉴스를 읽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다.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기자가 어떻게 기사를 쓰는지, 그 시스템을 이해하는 게 기본 능력부터 언론사 배후의 지배 구조를 읽어내는 고급 기술까지 단계별로 나쁜 뉴스를 가려 읽는 방법을 제시한다. 전파되는 뉴스가 늘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건 명백하다. 사실의 단편을 비추는 뉴스를 통해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고 실체적인 진실에 다가서는 것은 여전히 독자의 몫이다.

 

 

언론 권력은 독자가 견제한다


언론은 여전히 권력을 가지고 있다. 뉴스를 통해 여론을 조작할 수 있고,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게 할 수도 있다. 그중 가장 강력한 권력은 아마도 침묵일 것이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언론이 정권을 견제하지 않으면 정권이 부패하기 쉽고 언론 역시 예외는 아니다. 언론이란 권력은 누가 견제할 수 있을까. 저자가 말한 대로, 기자들을 괴롭히는 것이 정치, 자본, 회사의 권력이 휘두르는 외압이 아니라 뉴스에 대해 따져 묻는 독자들의 외압이라면 어떨까. 왜 침묵하냐고, 더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외압 말이다. 언론에 강한 외압을 행사하는 독자가 필요하다. 이 책은 당신의 뉴스 읽기 스킬과 '외압' 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줄 신상 ‘뉴스 사용 설명서’가 될 것이다.

 


 

 

img_book_bot.jpg

나쁜 뉴스의 나라조윤호 저 | 한빛비즈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언론의 고질적 병폐와 구조적 모순부터 신뢰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JTBC와 손석희 앵커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까지, 그의 관심사는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양 진영의 성역(聖域)을 넘나든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도훈(문학 MD)

고성방가를 즐기는 딴따라 인생. 모든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오늘의 책

시인 김겨울의 첫 시집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왔던 김겨울 작가가 시인으로 돌아왔다. 어쩌면 본래 시인일지도 모르겠다. 김겨울 시인은 우화라는 이야기의 형태를 빌려, 담대하게 불가해한 인생의 의미와 슬픔이 가져다주는 힘을 노래한다. 다 읽고 나면, 이 시인의 노래를 가만히 서서 듣고 싶어질 것이다.

수사학이 당신의 인생을 바꾼다

‘설득을 위한 기술'로 문장과 언어의 사용법을 연구하는 학문인 수사학. 이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마음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28가지 대화법을 담았다. 대화와 설득에 번번이 실패한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는다면, 싸우지 않고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매사가 귀찮은 사람이라면 필독

무기력. 전 세계를 뒤덮은 감정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 3년이 결정적이었다. 매킨지 조사로는 세계 직장인 42%가 무기력한데 한국은 51퍼센트로 높은 편이었다. 희망은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가 무기력을 극복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어린이들이 던지는 유쾌한 한 방

궁금한 건 뭐든지 파헤치는 '왜왜왜 동아리' 제대로 사고쳤다?! 반려견 실종 사건을 파헤치던 동아리 아이들, 어른들이 이익을 위해 선택한 일들이 환경오염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후 행동에 나서게 되는데... 세상을 바꿔나가는 개성 넘치고 활기찬 아이들의 반짝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