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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 문선, 박문치 “따로 또 같이 음악을 하는 셋”

새 흐름을 만드는 인디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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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와 문선은 올해 듀오 모아(moi)를 결성했고, 박문치는 민수의 곡을 프로듀싱하며 밴드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2019. 08. 09)

따로 또 같이 자연스러운 감정을 담는다. 싱어송라이터 민수와 문선, 박문치는 소통과 공감, 융합으로 새 흐름을 만드는 인디 아티스트다. 본격적으로 음악 시장에 발을 디딘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돈독한 자매애와 선명한 빛으로 알음알음 잔향을 일으키며 주목할 뮤지션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자유로운 소박함, 개인을 존중하는 연대의 힘으로 더 큰 미래를 준비하는 세 아티스트. 함께 만나고 싶은 이들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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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민수, 문선, 박문치

 

 

각자 근황을 먼저 알려달라. 

 

민수 : 작업도 하고 쉬기도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서사무엘과 함께한 웹드라마 '로봇이 아닙니다'의 OST '티 내볼게'가 발매됐다. 

 

문선 : 올 하반기 싱글 두 곡과 내년 발매 예정인 앨범을 작업하고 있다.

 

박문치 : 여러 아티스트들과 작업하고자 부딪히는 시기다. 재밌는 걸 많이 해보려 한다. '민수 원 픽'임은 변함없다(웃음). 


민수는 제 27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동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8년 싱글 '섬'을 30초짜리로 노래하는 인스타그램 영상이 조회 수 100만을 넘기며 주목을 받았고, 올해 '민수는 혼란스럽다'와 로드샵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캠페인 송 'I like me'를 발표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처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민수 : 고등학교 때부터 평범하게, 학원 다니며 음악을 시작했다. 영상은 운이 좋아서 많은 분께 알려진 것 같다. 돈을 썼냐는 말도 들어봤는데 전혀 아니고, 같이 음악 하는 친구가 '뭐라도 올려서 홍보해라'고 해서 올린 연습 영상이었다. 

 

'섬'은 인스타그램은 물론 감각적인 뮤직비디오, 삼성물산 패션 매장 '비이커'와의 유튜브 콜라보레이션, 네이버 '온스테이지 2.0' 등 디지털 영상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민수 : 생각해보니 그렇네(웃음). 아무래도 사람들이 영상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시대 아닌가. 시기에 맞게 영상을 많이 찍게 되었다.

 

최근 소속사 매직스트로베리에 합류했다. 회사 소속 전과 후를 비교한다면 어떤가.

 

민수 : 회사 들어가고 나서 프로듀서의 필요를 느꼈다. 그 과정에서 문치와 함께하게 됐다.

 

박문치 : 매직스트로베리 소속은 아니다. 

 

민수 : 평소 문치의 음악을 좋아했고 '이 음악은 박문치와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박문치와 함께한 후 발표한 '민수는 혼란스럽다', 'I like me'에선 밴드 사운드가 두드러진다.

 

민수 : 프로듀서 험버트(Humbert)의 추천으로 만들어졌다. 원래 밴드와 함께 음악을 하고 싶었고 '혼자 했다'는 시기가 짧아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내면의 이야기,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가사와 라이브 무대에서의 쾌활함이 인상적인데. 

 

민수 : 멋 부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가끔 너무 솔직해서 놀랄 때도 있다. 밝은 이미지는... 정의할 수 없는 성격인 것 같다. 그런 모습도 있고 저런 모습도 있는데 꾸미지 않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I like me'에서 발랄의 극한을 찍은지라(웃음) 다음 곡은 좀 차분한 방향으로 진행할 것 같다.

 

문선과 함께한 프로젝트 모아(moi)에선 그 밝은 면과는 다른, 약간의 '어색한' 댄스와 로파이한 감성이 느껴진다.

 

민수 : 모아는 어색하게 춰야 어울린다.

 

문선 : '도란도란'의 뮤직비디오는 한남동의 하우스 스튜디오에서 찍었다. 애리, 김사월 X 김해원, 신세하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뇌(N'ouir)의 작품이다. 남성 뮤지션들 간의 형제애는 주목받는데, 여성 뮤지션들간의 연대는 흔하지 않아서 이를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문선은 인디 신 세트 스타일링, 메인 디자인과 그래픽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다. 2017년 싱글 '녹녹(Nok Nok)'을 발표하며 음악의 길을 걸었다. 1년 동안 5개의 싱글을 발표했고, 2019년 첫 EP <미지(未知/微旨)>를 공개하며 보다 큰 세계를 꿈꾸고 있다. 

 

문선은 올해 초 첫 EP <미지(未知/微旨)>를 발표한 신인이다.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문선 : 전자 악기를 다루기 시작한 건 대학 졸업 후 사회 활동하면서다.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운 후 잠시 음악을 잊고 있었는데, 회사 다니며 취미 개념으로 다시 시작해본 결과가 잘 나왔다. 

 

장르 분류로는 일렉트로닉이라 되어있지만, 하나음악 등 한국 1980~1990년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복고적 성향이 강하다. 

 

문선 : 어릴 때 부모님께서 올드 팝을 많이 들려주시기도 했고,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에서만 살았기에 살아온 그대로, 느낀 그대로의 느낌을 표현하다 보니 레트로 성향이 묻어났다. 옛 가요도 즐겨 듣는다. 

 

'여유로운 나그참파 새그러운 내음 사이(도시여름)'처럼 시적인 표현이 많은 것도 그런 영향에서인가. 

 

문선 :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지만, 일상에서 많이 쓰지 않는 표현을 많이 찾아본다. 

 

아티스트 문선이 아닌, 프로듀서 문선으로의 자신을 평가한다면?

 

문선 :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더 많은 협업을 해보고 싶다. 각 뮤지션의 색도 살리면서 나의 색도 살리는 방향을 추구하는데, 완전히 실험적인 방향보다는 남들보다 반 발짝 정도 앞서되 대중적 방향도 놓치지 않는 '신선한 새로움'을 하는 것이 목표다.

 

모아의 앨범 <합 (合)>도 그런 면에서 균형을 잘 잡았다. 자칫 싱어인 민수, 프로듀서인 문선 한쪽으로 쏠릴 수도 있는 조합인데. 

 

민수 : 곡은 문선이 대부분 만들고 나는 표현해내는 과정에 집중했다. 첫 싱글 '와요'가 모아의 색을 가장 잘 나타낸 곡이라 생각하는데, 작업 과정에서 내가 멜로디를 쓰고 가사를 만드니 그냥 민수 노래가 되었다. 문선이 가진 재미있는 표현과 노랫말을 살리는 것이 중요했다.

 

문선 : 문선의 솔로 프로젝트와 모아는 구분해서 작업했다. 화자가 누구인지를 생각하면서 방향을 달리한다. 

 

'와요'는 민수 혼자 부르고 '도란도란'은 문선과 민수가 함께 목소리를 맞춘다. 

 

민수 : 더 좋은 느낌의 버전이다. '도란도란'은 문선이 메인으로 가는 것이 좋았다. 의도적으로 나눈 것은 아니고, 이것저것 많이 시도한 후 시행착오를 겪으며 최선의 결과를 담아냈다.

 

향후 모아의 활동도 계획되어있나.

 

문선 : 사실 이 자리가 모아 앨범 내고, 3월 29일 을지로 호텔 수선화에서 공연한 후 민수와 처음 만나는 자리다(웃음).

 

민수 : 서로 바쁘다 보니 만나기 어려웠다.

 

문선 : 생각해 둔 부분은 있다. 스케줄 조정하면서 향후 계획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박문치의 본명은 박보민이다. 2017년 레트로 뉴 잭 스윙 풍의 '울희액이' 발매 후 '네 손을 잡고 싶어'와 '널 좋아하고 있어'를 연이어 발표했다. 죠지, 민수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최근에는 민수 밴드의 건반 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선에게 했던 질문을 다시 하고자 한다. 프로듀서 박문치를 평가한다면.

 

박문치 : '민수 원픽'이라고 말했지만(웃음), 아티스트의 색을 살리는 팔색조 프로듀서의 모습을 꿈꾼다. 

 

민수 : 문치는 완전한 프로듀서의 느낌이 난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많이 맞춰준다.

 

'온스테이지 2.0' 라이브 무대를 보면 건반 연주자로의 욕심도 있어 보인다. 

 

박문치 : 실제로 세션 활동을 많이 하고 싶다. 작곡 전공으로 대중음악에 적합한 손이긴 하지만, 연습해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자 한다. 물론 맘 맞는 친구들과 음악 하는 지금이 제일 즐겁다.

 

박문치는 데뷔곡 '울희액이'부터 '널 좋아하고 있어'까지 일관된 1990년대 레트로 뉴 잭 스윙 가요를 하고 있다. '널 좋아하고 있어'의 경우 이 분야의 권위자 기린과 함께했는데.

 

박문치 : 기린이 먼저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한 걸 보고 '내가 아는 기린인가?' 하며 놀랐다. 피처링 과정에서 친해져서 차기 기린 앨범의 한 곡의 작곡, 편곡을 맡게 됐다. 기린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처음 음악을 할 땐 레트로 스타일을 구현하는 아티스트들이 몇 없었다. 

 

'널 좋아하고 있어'의 인트로가 인상적이다. 1990년대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환호가 이어진다.

 

박문치 : 카카오톡에 등록된 모든 친구들에게 '박문치 외치기 프로젝트에 초대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각 목소리를 다르게 해서 6개 트랙을 보낸 사람도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참여해주셔서 놀랐다. 

 

앞으로도 뉴 잭 스윙 스타일의 음악을 계속할 것인가. 

 

박문치 : 본명 박보민으로 발표된 '울희액이'는 사실 학교 기말 작품으로 발표한 곡이다. 그때 함께한 친구들이 레트로 감성을 제대로 표현해줘서 '널 좋아하고 있어'까지 이어졌다. 프로듀서 박문치와 솔로 아티스트 박문치의 성향은 좀 다르게 가져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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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민수, 문선, 박문치

 

 

생각보다 음악 신에서 여성 아티스트들 간의 교류가 흔하지 않다. 걸그룹과 몇몇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함께' 무엇을 만든다는 개념을 찾아보기 어렵다. 인디 음악 시장도 다르지 않다. 민수와 문선은 올해 듀오 모아(moi)를 결성했고, 박문치는 민수의 곡을 프로듀싱하며 밴드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셋의 이야기를 각자 담는 것보다 같이 담고자 한 이유였다. 

 

따로 또 같이 음악을 하는 셋이다. 음악 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을 각자 말해본다면.

 

박문치 : 듣기 좋은 음악을 추구한다. 보통 의식의 흐름대로 작업을 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을 담고자 한다.

 

문선 : 가사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소리'를 많이 담고자 한다. 그러나 그것이 완전히 생소한 소리는 아니다.

 

민수 : 하고 싶은 말을 잘 담아내고 싶다. 내가 듣고 싶고 좋아하는 음악을 먼저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셋 이외에 콜라보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는?

 

민수 :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호시노 겐(星野源)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 

 

문선 :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다. 차기 앨범에는 힙합 아티스트, 다양한 세션 맨들의 색을 담고자 한다. 

 

박문치 : 스티비 원더(웃음).

 

민수와 문선, 박문치는 서로 교류하며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각자가 다른 둘을 소개해주는 시간을 가져보자.

 

민수 : 박문치는 사랑스럽다. 처음 만났을 땐 프로듀서와 뮤지션 관계를 생각하며 긴장도 많이 했는데, 같이 음악 하는 과정에서 정말 소녀같고, 사람 냄새 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문선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사실 음악 성격이 뚜렷하지 않나. 확고한 성향이 있고 도회적이고... 그런데도 여리고 많이 챙겨주고 싶은 스타일이다. 둘 다 나에겐 귀여운 사람들이다. 

 

박문치 : 문선은 탐나는 아티스트다. 같이 음악을 해보진 않았는데, 디제잉도 잘하고 라이브 무대에서 런치 패드 다루며 노래도 부르고 하는 모습 보면 대단하다. 곡도 뚝딱뚝딱 잘 만든다. 

 

민수의 첫인상은 도도했다. '깍쟁이'일 줄 알았다. 그런데 민수가 절 보고 놀란 게 보여서 재밌었다(웃음). 지금은 친하면 친할수록 더 친해지고 싶은 느낌이랄까. 더 많이 놀고 싶다. 비즈니스로 만나서 이렇게까지 친해질 줄 몰랐다. 우리... 오래 가고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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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민수, 문선, 박문치

 

 

문선 : 우선 이렇게 셋이 자리를 함께하는 게 신기하다. 음악을 배워서 하는 것이 아니라 콤플렉스가 많은데,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좋다. 

 

민수는 지인 소개로 만나서 지금까지 음악을 같이 해오고 있다. 편하게 잘 대해줘서 고맙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도 재밌다. 꾸준히 교류하고 싶은 아티스트다. 

 

박문치는 알음알음 알고 있었다. 크래프트앤준 소속 죠지의 곡을 통해서였는데, 여성 프로듀서인데도 여리지 않고 박력 있는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민수의 소개로 처음 합주실에서 만났을 때 굉장히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연주로도 프로듀싱으로도 나이에 맞지 않은 노련함이 있어서, 언젠가 한 번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다. 

 

인터뷰 : 김도헌

사진 : 임동엽

정리 :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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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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