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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요정, 식신 아니라도 재밌는 ‘요리만화’

식도락 특집 ④ 요리만화 출간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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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가가 아니더라도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보는 건, 꽤 흥미롭다. 이왕 먹을 끼니라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좋지 않은가! 맛집 블로그의 글이 광고성 포스팅으로 도배되어 신뢰를 잃는 지금, 블로거를 못 믿겠다면 만화가들을 믿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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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책으로 배우면 안 될 일이지만, 요리는 책으로 배우는 것이 현명하다. 유명 쉐프들에게 ‘좋은 요리의 기본’에 대해 물으면, 신선한 식재료와 함께 정확한 계량을 꼽는다. 요리책에 나와 있는 레시피와 똑같이 했다면 맛 없을리가 없다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요리만화는 어떠한가? 요리를 배우기 위해 ‘요리만화’를 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요리만화는 일상 또는 유머로 분류된 경우가 많은데, 맛에 대한 진지한 해석보다는 일상에서 흔하게 먹는 음식에 대한 색다른 접근이 독자들의 독서 구미를 당기고 있다.

 

최근에는 『역전! 야매요리』, 『먹는 존재』, 『오무라이스 잼잼』 등 음식 관련 웹툰이 큰 인기를 끌면서 단행본 출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신문에 연재되어야만 봤던 요리만화. 이제는 웹툰 연재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필독을 하고, 단행본으로 구매해 정독을 한다. <채널예스>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요리만화 단행본을 살펴보았다.

 


 

역전! 야매요리 5

정다정 글,그림 | 재미주의

이것이 요리의 즐거움이다!

2011년에 네이버에서 연재를 시작한 웹툰 『역전! 야매요리』는 3년이 넘도록 사랑 받고 있다. 제목 그대로 ‘야매’ 요리를 선보이는 작가는 연재 초기, “먹는 걸로 장난치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지금은 더 큰 장난을 고대하는 독자들이 많다. 『역전! 야매요리』는 결코 고품격 요리를 선보이지 않는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만 도전한다. 작가가 직접 선보이는 요리 과정은 실사 사진으로 만화에 삽입하는 덕분에 “보고 있으면 군침이 돈다”는 말은 결코 나오지 않는다. 요리보단 개그가 핵심이다. 정다정 작가는 요즘, 연재를 하면 할수록 요리 실력이 좋아져 나중에는 '야매'라는 말을 쓸 수 없을까봐 걱정이란다. 『역전! 야매요리』는 현재 5권까지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식객 2부 1

허영만 글,그림 | 시루

그리움을 맛보다

2010년 27권으로 완결됐던 허영만의 『식객』이 『식객2』로 돌아왔다. 『식객』은 2000년 작품 기획을 시작으로 11년간 27권 135개의 에피소드로 출간, 두 차례 영화(2007년, 2010년 개봉)와 드라마(2008년 방영)로 제작되어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단순한 요리만화를 넘어, ‘우리 음식문화에 대한 수준 높은 인문학’이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식객2』는 ‘맛의 끝은 사람이다’라는 철학을 담아 4년여의 준비를 거쳐 1,000만 화소급 프리미엄 올 컬러로 무장해 3권 세트로 출간됐다. 1권은 ‘맛이 기억하고 있는 그리움’을 소재로 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여든 할머니의 기억을 되살려내는 대구내장젓, 학창시절의 추억의 맛 김해뒷고기, 유학시절의 향수병을 달래준 구수한 된장찌개 등을 소개한다.

 

 

먹는 존재

들개이빨 글,그림 | 애니북스

꼬박꼬박 찾아오는 삼시세끼와, 그것의 당연함을 외면하지 못하는 욕망

‘들개이빨’이라는 독특한 필명을 가진 작가의 먹방 만화. 식탐 많은 주인공 ‘유양’의 일상을 배경으로 죽어도 포기할 수 없는 ‘식욕’에 대한 여러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어릴 적부터 먹는 행위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는 작가는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도 엄청나고, 먹는다는 행위 자체를 정말 좋아한다. 언젠가 꼭 음식만화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도 밝힌 바 있다. “맛없는 것을 먹을 때 지나치게 낙담한다거나 음식에 대한 예의를 잃지는 말자”는 철학을 가진 들개이빨 작가. 『먹는 존재』를 읽다 보면 주인공의 씁쓸한 일상에 동병상련을 느끼다가도 문득 밥을 잘 챙겨먹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게 된다. 올해 5월에 단행본으로 출간된 『먹는 존재』는 현재 레진코믹스에서 연재 중이다.


  

 

오무라이스 잼잼 4

조경규 글,그림 | 씨네21북스



경이로운 일상음식 이야기

중화요리 맛집을 탐방하는 학원물 『차이니즈 봉봉클럽』으로 주목 받은 만화가 조경규의 작품.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2010년부터 올해 2월까지 연재됐던 웹툰이다. ‘경이로운 일상음식 이야기’를 주제로 소박한 음식 레시피와 다양한 맛집을 소개한다. 『오무라이스 잼잼 4』에서는 핫케이크, 돼지족발, 일본 라멘, 양갱, 전투식량, 마카로니 사다라 등에 얽힌 에피소드를 풀어놓았다. 본문 외에도 춘천 닭갈비 베스트3, 일본 라멘 종류별 원조집 총망라, 홍콩 최고의 차찬텡 등을 살펴보고, 프링글스 치킨과 레몬연근을 비롯한 특색 있는 레시피도 소개했다.

 


    

 

배 빵빵 일본 식탐여행

타카기 나오코 글,그림/채다인 역 | 애니북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향토 요리

『150cm 라이프』 『혼자살기 5년차』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타카기 나오코’가 일본 방방곡곡을 돌면서 현지인들이 즐기는 음식을 소개한 만화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딱딱한 여행서가 버거운 한국 독자들에게 반가운 책. 일본 서쪽 나가사키부터 동북쪽 야마가타까지 일본열도를 훑고 있어, 도쿄-오사카-큐슈에 다소 편중돼 있는 한국인의 일본여행 루트에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각 지역 별 챕터의 말미에 실제 등장하는 향토음식의 사진은 물론, 해당 지역의 주요 거점에 대한 지도가 수록돼 있어 여행서로도 제격이다.

 

 

 

 

식사는 하셨어요?

야마자키 마리 글,그림 | 애니북스

 

쉽게 만들어 먹는 이탈리아 & 포르투갈 요리  
『테르마이 로마이』의 만화가이자 이탈리아인과 결혼한 ‘야마자키 마리’의 작품. 이탈리아를 주 무대로 포르투갈, 브라질 등을 돌면서 발견한 요리를 소개하며, 각 장 말미에는 간단한 레시피까지 수록했다. 『식사는 하셨어요?』에서 소개하는 요리는 레스토랑에서 접하는 고급 요리가 아니라 냉장고에 있는, 텃밭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쉽게 만들 수 있는 ‘가정식’ 요리다. 작가는 고상한 식도락가다운 취지가 아닌 일상의 맛에 집중했다. 본작이 ‘일본인’에 의해 그려진 만화인 만큼 이탈리아가 아닌 일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기준으로 레시피를 소개해, 한국 독자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어제 뭐 먹었어? 8

요시나가 후미 글,그림 | 삼양(만화)

 

일본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교토(京都)'의 맛집 코스
『서양골동양과자점』의 작가 요시나가 후미의 작품. 미중년 변호사가 선사하는 일본가정요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8권에서는 일본의 가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단풍 명소 '교토(京都)'의 맛집 코스로 떠났다. 일본에서 고단샤의 청년 만화 잡지 《모닝》에 2007년부터 매달 1회 연재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2008년 1권을 시작으로 매년 신간이 출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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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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