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면 본격적인 페스티벌 시즌이다. 다양한 행사 중에서 이즘은 다섯 개의 페스티벌을 골랐다. 고민하는 음악 팬들을 위해 준비했다. 2014년 국내 페스티벌 가이드, 이제는 준비해야 할 때!! 준비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 되길 바란다.
< 다섯 페스티벌의 날짜, 가격, 위치 >
-날짜
※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은 29일과 30일의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진행된다.
-가격
페스티벌 |
1일 |
2일 |
3일 |
펜타포트 |
104,500원 |
146,300원 |
177,650원 |
시티 브레이크 |
165,000원 |
25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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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소닉 |
16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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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 NOW |
126,000원 |
18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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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F |
75,000원 |
10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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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오늘(7/13),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되어있는 일반 정가로 할인을 적용하지 않은 가격이다. 각 페스티벌의 가격대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표로 만들었다. 할인이나, 티켓의 종류와 같이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 바란다.
-위치
< 다섯 페스티벌의 특성 >
※순서는 일정순이다.
-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2014
함께 즐길 사람 : (대학생의 경우) 동반 1인 까지 20% 할인이 가능한 인천소재 대학교 재학생. 인천시민의 경우는 본인만 20% 할인이 가능하므로, 대학생이 아니라면 인천 친구에게는 기대하지 말 것.
예상 떼창곡 : (헤드라이너 기준) 이승환 -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화양연화」 / Kasabian - 「Fire」, 「L.S.F」 / Travis - 「Sing」,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
꼴불견 : 슬램존 근처에서 꼭 안고 애정행각을 나누는 커플들. 그러다 큰일 난다.
기대해 볼 만한 명장면 : 떼창과 별개의 이야기를 하자면, (언제나 그렇듯) 빗속에서 마시는 맥주. 마셔도 마셔도 맥주가 줄지 않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페스티벌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 상당한 확률로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 체크는 필수다.
주목해야 할 부분 : 국내의 어떤 음악축제보다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페스티벌이 바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다. 때문에 화장실이나 교통편 지원 등의 편의적 측면에서, 그리고 기상 여건이나 기타 유사 상황에 따른 대응적 측면에서 운영이 원활함을 몸소 체감할 수 있다. 타임테이블도 거의 정확하게 지켜지는 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올해의 유일한 ‘야외형’ 음악축제라는 사실. 더 할 말이 있나. 가서 즐겨라.
여인협([email protected])
-현대카드 CityBreak 2014
함께 즐길 사람 : 페스티벌을 즐기고 싶지만 도심지에 있어 인천까지 가기엔 너무 먼 사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분위기를 즐기는 것보다는, 짧은 동선 안에서 음식도 먹고 음악도 듣고 술도 마시고 싶은 사람. 관중들과 뒤엉켜 슬램을 하기보다는 적당히 콩콩 뛰어다니며 어깨정도 들썩이고 싶은 사람. 무엇보다 철퍽철퍽한 진흙이 싫은 사람.
안 간다는 녀석들의 이유 혹은 변명 : 마룬 파이브랑 싸이라니. 록은 죽었어. 적어도 시티브레이크 안에선.
내 왼손에 : 현대카드 오른손에는 : 티머니카드
주목해야 할 부분 : 작년 첫선을 보인 시티브레이크. 좋은 라인업과 쾌적한 운영, 접근성 등의 이점으로 단숨에 도심형 페스티벌의 다크호스로 등극했다. 다소 헤드라이너에 치우친 출연진과 모든 걸 자본으로 해결하려는 대기업 특유의 운영방식은 감점요인. 음악을 즐길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은 좋지만 문화산업마저 대자본에 매몰되는가하는 씁쓸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현금을 반드시 티머니에 충전해 사용해야 하는 방식 또한 불편함을 야기했었다.
일단 타임테이블을 보면, 메탈리카와 뮤즈를 헤드라이너로 세웠던 작년에 비해 조금은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 강하다. 다만 그것은 골수 록 팬들에 한정된 이야기일 터. 한국이 사랑하는 밴드, 마룬 파이브의 출연으로 대중성 하나는 확실히 확보한 셈이 되었다. 여기에 헤비메탈의 시조 오지 오스본이 가세하며 전설과 아이콘이 하루 차이를 두고 같은 무대에 서는 진풍경이 펼쳐질 예정이다. 여기에 월드스타 싸이의 '내한'은 보너스. 그 밖에 넬, 이적이나 후바스탱크와 루페 피아스코 등 강성 록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채의 라인업으로 마니아와 라이트 팬 이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려는 야심이 돋보인다.
헤드라이너도 그렇고 출연 아티스트 목록을 보니 토요일과 일요일의 분위기가 굉장히 다를 것이라 예상된다. 진짜 몸 부대끼면서 확실히 놀고 싶다면 첫째날을, 월요일을 앞둔 상황에서 무리하고 싶지 않다면 두번째 날을 택하는 것이 좋을 듯. 잠실 주경기장에서 서울 월드컵 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겼지만, 작년을 비추어보자면 운영상의 큰 문제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굳이 누가 나오는지 신경 안쓰는데 음악은 즐기고 싶고, 멀리 나가기 귀찮은 이들이라면 시티브레이크가 최적의 선택이 될 듯 하다.
기대해 볼 만한 명장면 : 우선, 블랙 사바스의 「Iron man」 리프 떼창. 많은 이들이 '아 그게 이 사람 노래였어?' 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나는 5만명이 함께 하는 「강남 스타일」의 말춤이 가장 장관을 이루리라 본다. 빌보드 2위곡과 함께 다그닥다그닥. 케이리그 팬들이 잔디 망가진다고 우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린다. 아, 3~4시간 전부터 펜스를 선점하고 있을 마룬 파이브 팬들도 예상되는 베스트 컷. 리치 샘보라가 은연중에 혜택을 볼 듯 하다.
후유증 : 끝나고 나면 '아 돈이면 다 되는구나' 싶어 헛헛할 것이다.
황선업([email protected])
-Super Sonic 2014
2012년 ‘본격 도심형 뮤직 페스티벌’을 표방하며 등장한 슈퍼소닉 페스티벌. 좋은 접근성과 신구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라인업으로 페스티벌계의 은근한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허나 올해 슈퍼소닉 페스티벌은 지난 두 번의 페스티벌 진행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장소가 올림픽공원이 아닌 잠실 종합 운동장으로 변경되어 넓은 공간을 확보하였고 이틀에 걸쳐 진행되던 공연도 8월 14일 목요일 단 하루로 축소되었다. 당연히 페스티벌 라인업도 예년에 비하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 하지만 전설의 밴드 퀸(Queen)을 소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슈퍼소닉 페스티벌의 가치는 충분하다. 여기에 잘나가는 신예 밴드 The 1975, 어 그레이트 빅 월드(A Great Big World)를 더했으며 한국 밴드 최초로 글래스톤버리(Glastonbury) 무대를 장식한 술탄 오브 더 디스코까지 어우러진다.
함께 즐길 사람 : 퀸 음악에 미쳐있다 / 영미 인디 록 씬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다 / 붕가붕가레코드의 광팬
기대해 볼 만한 명장면 : 'Mama~ 우우우우~’ 이 땅에서 처음 울려 퍼지는 「Bohemian Rhapsody」. 비록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는 아니지만 아무렴 어떠랴.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 그리고 열심히 하는 아담 램버트(Adam Lambert)와 함께 다시는 없을지도 모르는 그 순간을 즐기면 된다.
주목해야 할 부분 : 지방으로의 불편한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일부 페스티벌과는 달리 도심형 페스티벌을 지향하는 슈퍼소닉 페스티벌의 접근성은 최고 수준이다. 지하철 2호선 8호선만으로도, 강남 피플이라면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최적의 조건. 단 접근하기가 착하다고 해서 가격까지 착한 것은 아니다. 또 전 좌석이 스탠딩석이라는 것 또한 참고해야 할 점.
안 간다는 녀석들의 이유 혹은 변명 : 모든 슈퍼소닉은 퀸으로 통한다. 퀸 하면 프레디 머큐리다. 프레디 머큐리가 없는 퀸은 퀸이 아니다. 퀸은 그렇다 치더라도 예년에 비해 확실히 즐길 거리가 줄었다. 존 레전드(John Legend),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 펫 숍 보이즈(Pet Shop Boys)가 왔던 것이 불과 1년 전이었는데, 아무래도 이번 라인업은 다소 맥 빠지는 게 사실.
김도헌([email protected])
-AIA Real Life: Now Festival 2014
기대해 볼 만한 명장면 : 레이디 가가의 새로운 컨셉, 어떤 미디어에서도 볼 수 없었던 YG패밀리의 라이브 퍼레이드. 이를테면 싸이의 「행오버」 라이브와 빅뱅의 완전체 라이브.
함께 즐길 사람 : 빅뱅과 레이디가가가 보고 싶은 사람 (가격으로 따져도 단독공연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실내공연이나 미디어에서만 주로 만날 수 있었던 와이지 패밀리 가수들을 보며 잔디밭 위에서 뛰어놀고 싶은 사람. 광복절을 공연으로 만끽하고 싶은 사람.
안 간다는 녀석들의 이유 혹은 변명 : 가느냐 마느냐 그것은 개인의 취향! 나는 와이지도 싫고 레이디가가도 싫다면 끝.
내 왼손에 : 왕관모양의 빅뱅 응원봉, 여름의 정점 속에서 내 피부를 보호할 UV제품들 오른손에는 : 지하철과 버스 끊길 때를 대비한 차비
주목해야 할 부분 : 한 공간에서 레이디가가와 위너의 팬이 만났을 때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취향의 갭이 큰 다양한 종류의 팬들을 어떻게 만족시키고 포괄할 것인가가 숙제.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투정을 몇 가지 하자면 아무리 처음 열리는 거지만 타이틀이 너무 어렵고, 홈페이지 서비스는 아예 없고, 페이스북은 뜸하다. 시간 부족인가? 인력 부족인가? 아니면 티켓 파워에 대한 자신감인가?
후유증 : 다른 페스티벌과 비교한다면 라인업의 빈약, 그리고 정체성의 혼란을 느낄 것이다.
김반야 ([email protected])
-World DJ Festival 2014
함께 즐길 사람 :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20대 초중반, 어른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요즘 애들’. 록을 좋아한다면 펜타포트로 가면 된다. EDM과 힙합이라면, 여기다.
안 간다는 녀석들의 이유 혹은 변명 : “굳이 거기까지 가서 고생하기 싫다.” 맞는 말이다. 서울 안에도 힙합 공연과 일렉 클럽이 넘쳐나는데 기어이 갈 필요는 없다. 오후 3시부터 새벽 6시까지, 밤을 새는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체력이 중요한 조건이다.
내 오른손에는 : 국적조차 알 수 없는 외국인 다리는 : 흙탕물 범벅
이 페스티벌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4년 연속으로 비가 왔다. (때문인지 진행이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 이번엔 8월에 열리지만 방심할 수 없다. 우산 혹은 우비를 챙기기 바란다. 새벽 추위에 시달린 관객도 많았다고 하니, 짧게 발만 담갔다 갈 거 아니면 여벌옷은 필수. 서울 밖에서 치러지는 행사기에 올 때 갈 때가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행버스도 있다고 하니 한 번쯤은 확인해보자.
주목해야 할 부분 : 우리나라 브랜드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은 항상 치열했다. 가장 잘 나타나는 부분이 이벤트 부스, 월디페 홈페이지에서도 참여를 유도한다. 함께 호흡하자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무대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잔재미들이 숨어있다. 단순히 공연만 보는 페스티벌이 아니다. 만족도는 뮤지션이 아니라 본인에게 달려있다.
전민석([email protected])
BONUS-집안 페스티벌 ( Feat. YouTube )
함께 즐길 사람 : 좋아하는 장르나 뮤지션이 같다면 상관없다. 혼자여도 OK, 눈치 보이지 않는다.
기대해 볼 만한 명장면 : 직접 갔을 경우 부감하기 어려운데, 영상으로는 수 천, 수 만 명의 에너지를 한눈에 느낄 수 있다.
내 오른손에 : 무한한 맥주 왼손은 : 편한 반바지 안에
후유증 : 후유증은 없다. 대신 추억과 진한 감동도 포기해야 한다.
안 간다는 녀석들의 이유 혹은 변명 : 집안 페스티벌이 어디에도 가지 않겠다는 그들의 대안이다. 부족한 돈과 시간 혹은 좋아하는 뮤지션의 부재가 주된 이유다. 서른이 넘어가면 예전 같지 않은 체력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말한 조건들을 만족하는 동시에 같은 페스티벌에 가고 싶어 하는 친구 찾기도 어렵다.
주목해야 할 부분 : 완벽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마냥 구린 발상도 아니다. 요즘 녹화는 물론이고 중계를 해주는 페스티벌이 많다. 연초 아침에 그래미 보듯 관람, 감상하면 된다. 라이브가 아니라면 가능성은 무한해진다. 라인업과 타임테이블을 본인이 결정할 수 있다. 해외는 물론 하늘나라에 있는 뮤지션들을 부활시킬 수도 있다. 극단적인 예로 아침 9시에 공연 예정인 헤드라이너, 소녀시대를 위해 오프닝으로 엘비스를 세울 수 있다. 원한다면. 모니터 대신 TV를 사용한다. 불은 끄고 에어컨을 튼다. 치킨과 맥주, 비슷한 음악 취향을 가진 친구와 함께한다면 이것도 훌륭한 휴가 나기의 일종이다.
전민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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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