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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겨울, '성장캐' 서점 직원의 하루
<월간 채널예스> 2022년 9월호
보기만 해도 응원하게 되는 '성장캐(성장형 캐릭터)'! 예스24 신간 서점 강서NC점에서 일하는 박겨울 매니저의 첫인상이다. (2022.09.08)
보기만 해도 응원하게 되는 '성장캐(성장형 캐릭터)'! 예스24 신간 서점 강서NC점에서 일하는 박겨울 매니저의 첫인상이다. 팟캐스트 <여둘톡> 서가를 꾸려 팬들의 인증샷 릴레이를 유도하고, 월급의 대부분을 책 사는데 쓰는 '성공한 덕후'. 오늘도 서가에 올릴 책 한 권을 고민하는 박겨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원래 좋아하는 것을 알리는 걸 좋아해요. 재미있는 기획이 떠오르면 "저 할래요!"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스타일이거든요. 다행히 점장님도 늘 하고 싶은 건 다 해보라고 하세요. 팟캐스트 <여둘톡>에서 소개한 책들로 서가를 꾸미는 아이디어도 그렇게 탄생했어요. 황선우, 김하나 작가님에게 수락 메일을 받았을 때 엄청 기뻤죠. 일부러 멀리서 손님들이 찾아와서 인증샷을 남겨주시는 거예요. SNS를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소리 질렀어요. "야호!"
재고는 서점 직원의 최대 고민이에요. 책을 주문해놓고 못 팔면, 물류 센터에 그대로 쌓이니까 마음이 아프거든요. 덜 주목받는 책을 소개하는 것이 서점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같은 책이라도 기획을 잘하면 눈에 잘 들어와요. 한번은 표지 일러스트 작가님이 같은 책을 모아 기획 매대를 꾸린 적이 있어요. 평소에 예쁜 표지를 보면 그림 작가님의 계정을 팔로우하거든요. 그렇게 작가님도 홍보하고 다양한 책을 조명할 수 있었죠.
서점에서 일하는데도 책을 보면 늘 눈이 돌아가요. 이미 갖고 있는 책이라도 동네 서점 에디션으로 나오면 또 사고요. 한 달에 최대 40권을 읽었던 적도 있어요.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서 책만 읽은 거죠.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 가서도 에코 백 가득 책을 사 가져왔어요. 저희 서점 잘 봐달라고 출판사 부스에 명함도 열심히 돌리면서요. 전자책도 읽지만, 아쉬워서 종이책을 또 사요. 제가 출판계를 먹여 살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웃음).
『블루 혹은 블루』는 제가 입사 면접 때도 이야기했던 책이에요. 중학교 때 학교 도서관에서 읽고 푹 빠져서 그 후로 스릴러를 좋아하게 됐죠. 여자 주인공이 중요한 선택을 할 때, 두 사람으로 분리되어서 도플갱어가 탄생한 거예요.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게 되어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배경이 도쿄와 후쿠오카인데, 그 후 제가 실제로 여행을 갔었거든요. 다시 책을 펼치니 제가 가본 장소들이어서 더 재밌게 읽었어요. 후쿠오카에 사는 인물이 옷을 만드는 사람인데, 그 옷에 자기만의 표식을 넣어요. 다른 도플갱어가 그 옷을 보자마자 '저건 내가 만든 옷이다' 눈치채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에요.
지구 환경을 위해 채식을 실천하고 있어요. 『절멸』은 읽고 큰 충격을 받은 책이에요. 이슬아, 김한민 등 35명의 작가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입장에서 인간에게 항의하는 에세이를 썼어요. 인간이 크릴새우를 많이 잡아서 먹이 사슬을 교란하고, 곰 발바닥을 먹으려고 살아있는 상태에서 곰 발을 자른다는 거예요. 읽을수록 동물들에 대한 미안함이 끊임없이 생기더라고요. 인간 때문에 동물들이 너무 많이 죽고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하루아침에 습관을 바꿀 수는 없지만, 불필요한 살육은 줄여 나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면서도 여성 독자로서 다가가기 힘든 면이 있었어요. 여성에게 불편한 신체 묘사나 장면이 있는 소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여성 작가들이 쓴 장르 문학이 많아서 한을 풀고 있어요. 『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는 여성의 관점에서 쓴 호러 단편집인데요. 예전 드라마 <전설의 고향> 느낌이 나는 이야기도 있고 현대적인 배경의 소설도 있어요. 이렇게 재밌으면서도 기분 나쁘지 않은 이야기를 만날 때 참 기쁘죠.
*박겨울 예스24 신간 서점 강서NC점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책을 통해 재밌는 기획을 하기를 좋아하며, 지구 환경을 위해 비거니즘을 실천한다. 트위터의 닉네임은 '박돌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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