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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 책과 함께 오늘부터 제로 웨이스트
<월간 채널예스> 2022년 8월호
제로 웨이스트 문화와 책을 연결하는 사람. 제로 웨이스트 샵 <슬기로운 생활> 운영자 김예슬의 정체성 중 하나다. 지칠 때마다 책을 읽었고 그때마다 용기와 응원을 듬뿍 받았다. (2022.08.05)
제로 웨이스트 문화와 책을 연결하는 사람. 제로 웨이스트 샵 <슬기로운 생활> 운영자 김예슬의 정체성 중 하나다. 지칠 때마다 책을 읽었고 그때마다 용기와 응원을 듬뿍 받았다. 지구와 나를 위한 비움을 실천하는 그의 생활이 책과 만나는 순간을 담았다.
제로 웨이스트 생활은 자연스럽게 시작됐어요. 결혼 후, 한정된 예산으로 신혼집을 꾸리기 위해 한동안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했거든요. 어느 날 환경 잡지를 읽다가, 우리의 손을 떠난 물건이 지구 어딘가에서는 썩지 않고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었구나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죠. 새 물건을 사기보다 가지고 있는 물건의 쓸모를 찾아주다 보니, 결국 그게 제로 웨이스트더라고요.
책은 제로 웨이스트 생활을 지속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알고 보면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어서 지속적인 동기 부여가 중요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책을 읽으며 숨은 정보도 얻고 나아갈 방향성도 설정하죠. 저희 매장에 누구든 빌려 갈 수 있게 환경 관련 책을 비치해 두는데요. 고객들이 제로 웨이스트뿐만 아니라 비건 등 폭넓은 주제에 관심이 많아서 놀라곤 해요. 기꺼이 다음 책을 빌려 가는 것을 보고 ‘다들 몰라서 그렇지 알면 실천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감회가 남달랐어요.
보선 작가의 『나의 비거니즘 만화』는 응원받는 듯한 책이었어요. '비거니즘' 하면 식생활만 떠올리기 쉽지만, 환경을 생각하며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서 출발하는 가치관이거든요. 무거운 이야기라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 책은 일단 그림체가 엄청 귀여워서 스며들 듯이 비거니즘에 다가갈 수 있어요. 작가님이 ‘불완전해도 시작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강조하거든요. 저 역시 작은 실수도 자책하는 편이었는데 용기를 얻었죠.
작년에 저희 부부의 제로 웨이스트 생활을 기록한 책 『쓸모 있는 비움』을 냈어요. 조금이라도 제로 웨이스트에 걸맞은 책을 만들고 싶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죠. 콩기름과 친환경 종이를 사용했고 띠지를 생략했어요. 반영하지는 못했지만, 책 날개를 삭제하거나 에코폰트를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죠. 끝까지 고민했던 건 굿즈예요. 홍보를 위해 필요하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물건을 생산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정답은 없지만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겉으로만 친환경을 표방하는 ‘그린 워싱’에 반대해요. 새로 사기보다 갖고 있는 것을 잘 활용해야 진정한 제로 웨이스트니까요. 『리페어 컬처』가 많은 영감을 줬어요. 저는 손님들에게 여기서 파는 물건을 쓴다고 제로 웨이스트가 이루어지는 건 아니라고 확실히 말씀 드려요. 물건을 쓸모를 찾고 수명을 늘리고 폐기까지 고려하는 삶이 궁극적으로 친환경 라이프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저희 매장에서도 이미 갖고 있는 물건을 수리하는 클래스를 운영하려고 해요. 이야기하는 공간을 늘려서 함께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싶어요.
*김예슬 제로 웨이스트 숍 <슬기로운 생활>의 운영자. 제로 웨이스트가 그린워싱이 되지 않도록, 늘 방향키를 놓치지 않고 즐기려고 애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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