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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넷째 주 싱글 - 이무진, 숀 맨데스, 아이브(IVE)
이주의 싱글
피아노와 스트링 선율 그리고 계절감을 더하는 차임벨까지 무난한 구성의 시즌 송이지만 가창에 참여한 이들에겐 새로운 매력 발산이다. (2021.12.22)
황색 신호의 점등 주기가 점점 짧아진다. JTBC 음악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에 출연한 63호 가수 이무진은 본인을 '노란 신호등'에 빗대며 짧은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빛나겠다고 다짐했다. 그 포부를 담아 작곡한 '신호등'은 사회에 갓 적응하기 시작한 초년생은 물론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로 초등학생들의 마음까지 훔쳤다. 입소문을 타며 쉼 없이 활동 중인 그가 계절감이 느껴지는 듀엣 발라드 곡으로 스펙트럼 확장을 도모한다.
피아노와 스트링 선율 그리고 계절감을 더하는 차임벨까지 무난한 구성의 시즌 송이지만 가창에 참여한 이들에겐 새로운 매력 발산이다. 감미로운 미성의 이무진은 목소리를 낮게 깔며 가벼운 랩을 선보이고, 우울한 감성을 즐겨 노래하던 헤이즈는 곡 주인과의 호흡을 위해 비교적 따스한 발성으로 밝은 분위기를 더한다. 대학생들의 고충을 대변했던 '과제곡'만큼의 개성은 부재하나 꾸준하고 다각적인 노력은 올해의 마지막까지 반짝임을 드리운다.
'Treat you better', 'There's nothing holdin' me back' 같은 리드미컬한 곡들에 강점을 보인 숀 멘데스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싱글로 감성적인 힐링 송을 택했다. 유려하게 박자를 타던 가창은 힘을 뺀 채 마음에 가닿고, '괜찮을 거야'라는 한 마디에 아픔과 희망이 젖어 있다.
은은하게 퍼지는 오르간과 피아노 연주로 담담한 분위기를 쌓다가 쿵 하고 떨어지는 퍼커션으로 감정의 파문을 일군다. 귓가에서 조금 거리를 둔 보컬의 자리에 현악기, 에코 걸린 기타가 들어서며 공간감을 형성하고, 가스펠과 콰이어를 닮은 신성함으로 지친 이들을 위한 범지구적 위로를 건넨다. 고난 바로 옆에 밝은 미래가 있다는 믿음. 젊은 싱어송라이터의 더욱 성숙해진 음악성을 증명한다.
아이즈원의 막내였던 장원영과 안유진을 필두로 데뷔한 걸그룹 아이브의 'Eleven'은 모든 예측을 벗어난다. 아이즈원이 추구했던 우아함, 작년부터 올해까지 걸그룹 콘셉트를 휩쓸었던 하이틴 대신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내세운다. 오리엔탈 사운드의 도입부와 반복되는 퍼커션 리듬, 마림바 선율은 절제미를 추구하며 멤버들의 독특한 목소리를 부각한 것이 증거다. 특히 후렴구 직전 급격히 속도를 줄이며 등장하는 '난 몰랐어 내 맘이 이리 다채로운지'라는 가사와 매혹적인 보컬은 의도적인 킬링 포인트다.
에스파, 스테이씨 등 신인 걸그룹의 약진 속에서 후발주자로 나선 아이브는 차별성을 선택했다. 개성 강한 컨셉트를 지속했을 때 낳는 지루함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보컬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전체적으로 기대 이상의 데뷔 싱글이다. 음원차트 상위권을 향해 전진하는 'Eleven'은 아이브를 축구팀의 '베스트 일레븐'으로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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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