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주인의 추천] 단비책방 연영숙 대표 - 『나의 아름다운 책방』
<월간 채널예스> 2020년 8월호
세종시 비암사 근처,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가면 나오는 빨간 벽돌집. 바로 북스테이가 가능한 ‘단비책방’이다. (2020.08.10)
세종시 비암사 근처,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가면 나오는 빨간 벽돌집. 바로 북스테이가 가능한 ‘단비책방’이다. 손님들은 허브차 한 잔을 마시며 조용히 책을 읽으러 이곳을 찾는다. 책방지기 단비, 선재 부부는 남들보다 일찍 희망퇴직을 선택하고 책방을 열었다. 에세이, 식물, 취미 등 어렵지 않은 주제의 책을 선별했고, 긴 액자창을 뚫어 시원한 초록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소박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모아 놓은 힐링 공간이 탄생했다.
밤이 되면 책방은 나만의 북스테이 공간으로 변한다. 사전 신청을 하면, 방문객은 2층 다락방에 숙박하며 밤새 독서에 빠져들 수 있다. 운치 있는 풀벌레 소리와 넓은 창에 펼쳐지는 별이 가득한 밤하늘은 또 다른 매력 포인트. 문득 지친 일상에 ‘단비’가 필요하다면, 산골 작은 책방을 찾아보자. 자연을 즐기며 책을 읽다 보면 몸도 마음도 충전된다.
책방을 여시게 된 계기를 소개해주세요
저희 부부는 우리 속에 있는 그 무언가를 꺼내지는 않고 속으로만 가둬두고 살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남편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던 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만한 결정을 하게 됐죠. 직장은 계속 다니면서, 집에서 30분 거리의 농가 주택을 구입해 주말주택으로 살아 보는 것이었어요. 주말을 기다리는 삶이 되면서 서로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남들보다 빠른 희망퇴직을 선택하고 거침없이 실천으로 옮기게 된 것이 바로 지금의 단비책방이 된 거예요.
책방 공간의 콘셉트는요?
책방지기가 좋아하는 것을 소박하게 모아 놓은 산속의 작은 책방! 작고 소중해서 나만 알고도 싶지만 친한 친구한테만은 살짝 알려주고 싶은 힐링 공간! 처음 방문한 손님도 낯설지 않고 오래되고 익숙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건물 외벽을 오래된 듯한 고벽돌로 했고요. 작은 책방이라 답답함을 없애려고 건물의 층고를 높여 다락방을 만들고 긴 액자 창을 통해 자연경관이 보이게 신경을 썼어요.
굽이굽이 어렵게 산길을 따라 찾아오게 되는 책방이라 책은 어렵지 않은 주제의 책으로 주로 에세이, 식물, 취미, 여행, 반려동물, 시집 등등을 준비했어요. 벽 전체를 서가로 만들고 창 쪽으로는 시원한 초록을 감상하며 책을 읽을 수 있고 정원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했어요. 작은 공간이지만 책방에 들어서면 편안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책방을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책방을 지으려고 땅을 계약한 시기도 비슷하고 SNS에서 가끔 소통하며 지내던, 3명의 첫 손님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책방을 오픈하자마자 첫날 한 통의 전화로 방문하겠다는 통보와 함께 들이닥치다시피 찾아온, 강화도의 ‘책방 시점’의 책방지기들이죠.
그날 저녁 식사는 작은 텃밭에서 남편이 가꾼 채소와 허브 그리고 손님이 사 온 훈제 오리와 먹거리로 한 상 푸짐하게 먹고, 늦은 밤에는 시골에서는 볼 수 없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로 부족함 없는 화려한 오픈 파티를 함께 해주셨어요. 세 분 모두 밝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뭉친 분들이라 항상 마음이 가고 지금까지 계속 연락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있어요. 다음 주에는 저희가 북스테이 손님으로 강화를 방문할 예정이에요.
책방지기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책방지기의 역할은 책과 독자의 인연을 만들어주고 찾아 주는 것! 책방을 운영하다 보니 좋아하는 어느 한 권만 잘 팔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졌어요.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 작가는 수백 권이 넘는 책을 읽고, 수많은 시간을 들여서 완성하지요. 그리고 작은 책방은 공간이 협소하기에 책방지기만의 취향이 듬뿍 담긴 책들로 채우려고 애쓰거든요.
여기서부터 대형서점과 차별화된 북코디가 되는 거죠. 책을 직접 쓴 작가는 아니지만 한 권 한 권에는 책방지기의 애정이 담겨 있는 선택을 믿고 기꺼이 값을 치르는 독자가 있는 책방이 되고 싶어요.
“이사벨 아옌데 등 84인의 미국 유명 작가들이 풀어놓은 다채로운 책방 이야기입니다. 이 에세이집에는 삶을 관통하는 스토리가 녹아 있어요. 세계 어느 곳에 가든 책방부터 찾을 정도로, 글쓴이들은 책에 대한 애정이 깊어요. 책방에서 권하는 책만 산다는 대목에서 책방지기와 작가의 돈독한 믿음이 느껴지지요. 저에게는 책방을 개업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책이기도 해요. 여러분도 따뜻한 위로가 되는 책과 공간을 아낌없이 제공하는 책방을 만나길 빌며 이 책을 권합니다.”
* 단비책방 주소 세종시 전의면 비암사길 75 영업시간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월요일 휴무 전화번호 010-9447-1267 인스타그램 @danbi_2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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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에 작은 책방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느린 소통을 좋아하는 ‘구식’인 이들에게 손짓하는 곳, 동네 책방 작가들이 찬사를 보낸, 미국 전역의 작은 서점 여행! 이사벨 아옌데, 웬델 베리, 론 커리 주니어, 데이브 에거스, 존 그리샴, 패니 플래그, 척 팔라닉, 대니얼 핸들러, 브라이언 셀즈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