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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멜로디를 질료 삼은 자전적 앨범

예지(Yeaji) <What We 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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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진 않지 / 쉬운 거라곤 없지 / 게으르면 다 내 탓이라 하지’ 소곤거리며 괴로움을 관조적으로 내뱉는다.(202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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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데뷔한 재미교포 출신 DJ 예지의 첫 번째 정규작. 12개의 수록곡을 담은 음반은 기존 그의 작법을 그대로 따른다. 선율보다는 리듬. 서사보다는 단편의 줄글로 하나의 이미지를 그리듯 곡을 써왔던 그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4/4 박자 바탕의 하우스를 질료 삼아 자전적 감정을 써내려간다.

 

미국에 그의 이름을 널린 알린 초창기 효자곡 「Drink I’m sippin on」, 「Raingurl」, 「One more」 등이 일상의 순간을 담은 노래라면 풀랭스의 시선은 한층 깊어졌다. 수록곡 「When I grow up」에서는 ‘어른이 되면 귀찮은 건 끊는 건가 / 상처 받기 두려운 가’ 읊조리고 「Waking up down」에서는 ‘쉽진 않지 / 쉬운 거라곤 없지 / 게으르면 다 내 탓이라 하지’ 소곤거리며 괴로움을 관조적으로 내뱉는다.

 

이 같은 자기 고백적 서술 속에서 멜로디는 조각이 된다. 몽롱하고 SF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The th1ng」은 선율보다 차라리 트랙 패드(신시사이저의 일종)의 터트리는 타격음이 더 큰 역할을 한다. 또한 「Spell 주문」은 일본어, 영어, 한국어를 혼용하며 곡을 꾸리고 「Free interlude」는 러닝타임 내내 목소리를 변조한다. 더하여 관습을 깨며 곡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는 이 곡 외에도 「In the mirror 거울」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성. 결론적으로 그는 자기가 드러내고 싶은 감정과 목소리를 자유롭게 그려낸다.

 

이 같은 자유로움이 「When I grow up」, 「Money can’t buy」, 「Waking up down」 등에서 댄서블한 비트로 발현된다면 「These days 요즘」, 「Never settling down」, 「In place」에서는 파편화된 소리의 조합으로 펼쳐진다. 감상용 음반으로 두기에는 너무 ‘표현주의’적이고 단면의 즉흥성만 보기에는 일면 공유할 감정적인 지점과 즐길 요소들이 담겨 있다. 이 양날이 신보의 승리 요소이자 빈틈.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가 있는 반면 그만의 경험을 이질적이고 교차적으로 표현해 다가서기 힘든 지점도 있다. 예지의 호흡. 그리고 그의 그림판인 수록곡이 때론 너무 어렵다.

 

 

 

 


 

 

Yaeji (예지) - WHAT WE DREW 우리가 그려왔던 Yaeji, Sweet Pea Atkinson 노래 | 강앤뮤직 / XL Recordings
믹스테이프의 제목인 [WHAT WE DREW 우리가 그려왔던]에 대해 “친구들의 우정, 가족, 고마움과 내가 느끼고 받았고 모두와 나누었던 지원과 응원에 대한 것”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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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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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과 서울에서 성장한 일렉트로닉 프로듀서이자 DJ, 예지가 새로운 믹스테이프 [WHAT WE DREW 우리가 그려왔던]이 4월 2일 공개된다. CD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보너스 트랙 1곡이 추가되어 독점 발매된다. 예지는 믹스테이프의 제목인 [WHAT WE DREW 우리가 그려왔던]에 대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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