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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시트 헤드레스트, 자동차 뒷좌석에서 탄생한 뮤지션

카 시트 헤드레스트(Car Seat Headrest) 『Twin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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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자동차 뒷좌석에서 벗어난 밴드는 <Teens Of Denial>에 이은 또 하나의 수작으로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다. (2018. 0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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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디좁은 자동차 뒷좌석에서 곡을 녹음하고 온라인 커뮤니티 ‘밴드캠프’에 작업물을 업로드하던 소년 윌 톨레도(Will Toledo)는 이젠 다수의 인디 영웅들을 발굴해낸 레이블 ‘마타도어’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내놓는 의젓한 뮤지션이 되었다. 홀로 노트북을 통해 녹음을 하던 열약한 작업환경에서 벗어나 정식 스튜디오와 새로운 밴드 멤버들이 생긴 그는 2015년 작 <Teens Of Style>과 직전의 <Teens Of Denial>을 통해 여러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고, 자연스레 록 루키로 떠올랐다. 그는 차기작으로 그가 그저 아마추어 록 키드였던 17살, 이모 펑크의 영원한 구애 대상인 사춘기 시절에 창작했던 앨범을 다시 녹음하기로 결정한다.

 

그리하여 재탄생한 <Twin Fantasy>은 너절하나 극적인 개러지 록 트랙들을 담아내고 있다. 사운드는 빈약하고 허점이 많은, 또한 그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던 원작의 것보다 상당히 선명하고 풍부해졌다. 인상적인 점은 자신의 작품을 재탄생, 재조명하는 윌 톨레도의 태도와 어법이다. 원작의 선율과 가사 그리고 7년이 지나 생긴 그의 새로운 관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흔적들이 이전의 것엔 없었던 새로운 재미와 감상을 선사한다. 13분이 넘는 대곡 「Beach in life-in-death」, 이와 수미상관을 이루는 또 다른 대곡 「Famous Prophets (Stars)」에 원작의 성기고 거친 성격을 남겨둔 채 새로운 구성을 더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미니멀한 구성의 깔끔한 오프닝 트랙 「My boy (twin fantasy)」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악곡들을 넘나들며 감정을 뒤흔드는 「Beach in life-in-death」, 낭만적인 기타 리프와 캐치한 후렴구가 공존하는 「Sober to death」 등 다양한 기타 톤, 특히 디스토션을 적극 활용하여 17살의 그가 경험한 방황과 관계에 대한 허무함을 그려낸다. 7년 전의 그것보다 순수하다 할 수 없지만, 충분히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곡들이 음반 곳곳에 자리한다. 작품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요소들도 몇 있다. 신시사이저를 적극 사용한 댄스 록 트랙 「Nervous young inhumans」의 요란함과 요 라 탱고(Yo La Tengo)식 얌전한 마무리는 작품의 맥을 해치고 「Stop smoking (We love you)」의 완성도는 어쿠스틱을 기반으로 한 전작의 것들에 비한다면 여전히 습작에 가까운 수준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긴다.

 

카 시트 헤드레스트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점은 연달아 배치된 두 트랙, 「Bodys」와 「Cute thing」에 있다. 무척이나 2000년대스러운 「Bodys」와 얼터너티브 록의 전성기인 90년대를 연상시키는 「Cute thing」는 밴드가 포스트 펑크와 그런지 록의 성분에 윌 톨레도의 보컬과 멜로디가 가진 이모 펑크적 성격을 효율적으로 혼합한 매력적인 작품으로 록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음을 설명한다. 치열하게 부딪히는 감정들과 어린 날의 치기, 한없이 예민하고 섬세했던 정서에 대해 울부짖으면서도 「We gotta go back」식의 노스탤지어를 부여하는 윌 톨레도의 언어 또한 밴드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이제 막 자동차 뒷좌석에서 벗어난 밴드는 <Teens Of Denial>에 이은 또 하나의 수작으로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다.

 

 


이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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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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