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을 하고 싶어요. 사람한테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자. 우리 모두는 굉장히 부족하고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나 결함이 많은 사람들인데, 타인을 볼 때 너무 큰 기대를 갖고 보는 경우가 많아요. 그 기대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더 큰 분쟁이 생기는 것 같아요.”
- 『가장 사소한 구원』 저자 라종일
“선생님께 일간지 1면을 통으로 쓸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이었다. 내가 종종 저자들에게 던졌던 단골 질문 중 하나. 『가장 사소한 구원』을 무척 인상 깊게 읽은 터라 수십 개의 질문을 들고 갔던 인터뷰에서 내가 마지막에 꺼내 놓은 질문이었다.
라종일 교수님은 주일대사를 역임한 외교안보전문가. 당연히 사회적인 문제나 사건을 언급할 것이라는 내 예상은 빗나갔다. 라 교수님은 30초쯤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다.
“사람한테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자.” 난 이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인생에 대한 선생의 혜안이 보였다. 늘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실망하고 서운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다. 누군가는 물을 지 모른다. 1면이라면 좀 더 대단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써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하나, 나는 단번에 이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가 없겠구나 싶었다. 단순히 겸손하자는 말이 아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니까, 너 실망하지 않고 싶으면 기대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이해하자, 받아들이자,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자는 뜻이다. 옳고 그름이 분명한 일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우리의 사소한 분쟁은 너무나 지나친 기대감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나는 결국 이 이야기를 인터뷰 제목으로 뽑았다. 언젠가 이런 이야기가 일간지 1면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장 사소한 구원라종일,김현진 공저 | 알마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이야기,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느꼈던 감정의 흐름들, 종종 드러나곤 했던 아픈 상처들, 일상에서 문득 발견하는 소중한 깨달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흐른다.
<라종일>,<김현진> 공저12,420원(10% + 5%)
" 이제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저는 늘 당신 편입니다." 70대 노교수와 30대 청춘이 주고받은 서른 두 통의 편지를 담은 책. 멋스러운 노년의 신사가 돈도 빽도 없는 속상한 청춘에게 건네는 따뜻하고 현실적인 위로의 말들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