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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Day Trip : 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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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초록으로 물든 6월의 담양은 옛 광고에서처럼 휴대폰을 잠시 꺼두어도 좋을 만한 새로운 세상이다. 대나무 숲을 걸으며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고, 정자에 앉아 먼 산을 멍하니 바라보는 일상의 여유가 숨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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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의 청량하고 싱그러운 여름을 만날 수 있는 대나무 숲.

 

am 10 : 00 소쇄원


소쇄원(瀟灑園)은 아름다운 정자로 유명한 담양의 명소다. 이는 화려한 건축이 아닌, 정자에서 바라보는 그림 같은 풍경을 두고 하는 말이다. 조선 시대 학자 양산보는 10여 년 동안 이 정원을 완성했는데, 꽃 1송이, 나무 1그루마다 선비의 정신과 마음을 깃들어 심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키 큰 대나무 숲이 2개의 정자를 품고 있는 모습. 입구부터 펼쳐진 대숲을 지나 좁은 개울을 잇는 돌다리를 건너면, 머리맡에서 계곡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광풍각(光風閣)이 나온다. 그 뒤로는 정원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제월당(霽月堂)이 있다. 양산보는 이곳에서 독서를 즐겼다. 사방이 탁 트인 정자 어디에 앉아도 눈에 펼쳐진 풍경은 지루함이 없다. 오래 머물수록 깊은 울림을 안겨주는 소쇄원은 관광객이 드믄 이른 아침 시간에 그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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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숲 사이에 평화롭게 자리한 광풍각.

 

am 11 : 00 식영정


소쇄원에서 가사문학관 방향으로 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면 대로변에 또 다른 정자가 보인다. 입구에서 왼쪽 산줄기로 뻗어 있는 계단을 오르면 다다르는 식영정(息影亭). 아늑한 숲 속에 폭 안긴 소쇄원과 달리, 식영정은 광주호와 무등산 정산을 멀리 바라볼 수 있게 주위가 탁 트였다. ‘그림자가 쉬어가는 곳’이라는 이름에 담긴 뜻처럼, 당대 수많은 문인은 아름다운 경치를 찾아 식영정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다. 그들은 식영정에서 보고 들리는 것을 시제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중 가장 유명한 글이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이다. 광주호가 생기면서 식영정 일대의 모습이 많이 변했지만, 문인들이 빼어난 경치를 보며 노닐던 풍류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누정 문학의 산실인 담양은 정자 문화를 테마로 둘러봐도 좋다. 식영정 건너편에 자리한 환벽당과 취가정을 거쳐 차로 15~20분 정도 걸리는 명옥헌원림에 가보자. 소쇄원만큼이나 아름다운 민간 정원을 볼 수 있다. 아담한 정자 앞뒤에 네모난 연못을 파고 주위에 꽃나무를 심어놨는데, 여름이면 수령 100년이 넘은 배롱나무에서 피는 붉은 꽃이 연못을 둘러싸는 장관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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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영정에는 옛 문인의 정취가 남아 있다.

 

 

pm 12 : 30 소아르 복합 문화 공간


메타세콰이어길에서 관방제림으로 건너가기 전, 반대편 출구로 나와 주차장 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모던한 건물 하나가 우뚝 서 있다. 화순에 이어 담양에 2호점을 낸 소아르 갤러리(061 383 5010)는 카페와 레스토랑, 호텔이 한곳에 모여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카페 2층의 갤러리는 아직 본격적으로 문을 열지 않았지만, 건물 전체를 갤러리처럼 보이도록 신경 쓴 외관부터 볼거리가 많다. 특히 커다란 커피잔 안에 들어가서 차를 마시는 테라스 자리는 차지하기 쉽지 않다.

 

*소아르에서 운영하는 소아래종 호텔(1박 15만 원부터)이 카페 바로 옆에 오픈했다. 최고급 디자인 가구로 꾸민 5개의 객실은 마치 갤러리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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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감성이 충만한 갤러리는 걷다가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다.

 

 

pm 2 : 00 관방제림


영산강이 흐르는 언덕 위에 평상이 쭉 늘어서 있다. 국숫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거리는 원래 죽물시장이 열리는 곳이었다고 한다. 대나무로 짠 바구니를 팔기 위해 모인 장사꾼이 한 끼 식사를 위해 후루룩 먹고 가던 시장 국수가 시초가 되어, 국숫집이 하나 둘 늘어난 것. 세월이 빠르게 변하면서 죽물시장은 사라지고, 이제는 관광객이 국수를 먹기 위해 줄을 서는 맛의 거리로 바뀌었다.

 

*국수거리 끝에는 국숫집과 어울리지 않는 디자이너 숍이 보인다. 나린우디(061 383 5620)의 젊은 대표는 사라져가는 담양의 전통문화를 되살리고자 대나무를 사용한 디자인 소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수공예 액세서리, 대나무 향초 등을 제작하며 젊은 사람에게 담양 대나무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국수거리에서 다리를 건너 죽녹원으로 가는 길목에선 댓잎 가루를 넣어 만든 댓잎 도넛이 인기다. 쫀득한 찹쌀 도넛과 못난이 도넛 두 가지인데, 시식용으로 1개를 맛볼 수 있고 10개부터 5,000원에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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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을 내려다보며 국수 1그릇.

 

 

pm 5 : 00 죽녹원의 채상장


채상은 얇게 저민 대나무 껍질을 색색으로 물들여 다양한 무늬로 엮어서 만드는 상자다. 서신정 장인은 채상을 만드는 기능 보유자로 2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채상의 본고장 담양에 남아 있는 채상장은 20명도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완성도 높은 죽공예품을 만나기 쉽지 않다. 사실, 채상 1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열세 가지 과정과 수만 번의 손질이 가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라져가는 담양의 전통 대나무 공예품에 대한 자부심으로 그녀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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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채상장을 만나다.

 

 

pm 6 : 30 담양 숯불구이 정식


남도의 한정식에서 떡갈비가 전부는 아니다. 석쇠에 직접 구워서 나오는 숯불갈비 정식도 담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 승일식당(061 382 9011)은 식당 입구에 길게 이어진 화로에 앉아 아주머니들이 석쇠를 얹고 고기 굽는 모습이 장관이다. 여기에 문밖까지 숯불갈비를 먹으려고 줄을 선 사람들로 늘 북적거린다. 별다른 주문 없이 인원수대로 갈비와 함께 한정식이 나오고, 고기는 추가로 더 주문할 수 있다. 1인분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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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향이 진한 담양 갈비를 맛보다.

 

 

Side Trip
창평 슬로시티 마을


명목헌 원림에서 1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슬로시티 삼지내 마을에 도착한다. 우선 마을을 감싸고 있는 돌담길에 들어서면 천천히 걸음을 늦춰도 좋다. 느릿느릿 걸으며 돌담 너머로 보이는 고택을 감상하고, 창평의 명물인 슬로푸드 간식, 전통 엿과 한과를 먹으며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보자. 마을 체험이 끝나면 창평국밥거리로 가서 식사를 해결한다. 예부터 창평오일장(2,7일)이 서는 날이면 어김없이 나타났다는 시골장터국밥은 현지 토박이에겐 아주 친숙한 음식. 지금은 그 명맥을 이어 먹거리 골목으로 진화했고, 원조창평시장국밥(061 363 4424)은 그 옛날 시장에서 팔던 선짓국밥(6,000원)을 그대로 메뉴에 올려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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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을 따라 산책할 수 있는 관방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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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 lonely planet (월간) : 6월 [2015]안그라픽스 편집부 | 안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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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론리플래닛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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