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대표 음식 초콜릿 와플 그리고 맥주

벨기에 -프랄린 초콜릿, 맥주, 와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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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독일인이나, 체코 혹은 헝가리 사람이 내 글을 읽는다면, 아마 당장이라도 그들의 맥주를 모독한 내 주소를 인터넷에서 뒤져 우리 집으로 폭탄을 보낼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앙 유럽의 맥주가 훌륭한 것은 사실이지만, 벨기에에서 생산되는 맥주와는 비교될 수 없다.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벨기에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지대다. 벨기에의 북쪽에서는 네덜란드 사람들이 랜드로버 타이어만 한 크기의 치즈를 바퀴처럼 굴리고 다닌다. 서쪽에서는 독일 사람들이 다소 망측하게 생긴 브라트브르스트(bratwurst : 독일식 소시지)가 잔뜩 담긴 접시와 맥주가 넘칠 듯한 술잔을 양손에 들고 상남자의 포스를 풍기며 수탉처럼 잔뜩 거만을 떨고 있다. 그리고 남쪽으로는 오랜 세월 동안 벨기에를 조롱하며 괴롭히는 나라, 프랑스가 위치하고 있다. 프랑스는 미슐랭 스타를 받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값비싼 와인과 육즙-버터-밀가루-와인으로 만들어지는 소스를 부은 고기 요리를 먹으며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있는 이웃을 보며 낄낄대왔다. 이러한 주변 환경은 끔찍한 악몽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런 역경을 딛고, 벨기에 사람들은 어떤 음식도 그럭저럭 견뎌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벨기에 음식이 꽤 맛있을 뿐만 아니라, 맥주와 초콜릿, 이 두 가지 부문에 있어서는 전 세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독일인이나, 체코 혹은 헝가리 사람이 내 글을 읽는다면, 아마 당장이라도 그들의 맥주를 모독한 내 주소를 인터넷에서 뒤져 우리 집으로 폭탄을 보낼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앙 유럽의 맥주가 훌륭한 것은 사실이지만, 벨기에에서 생산되는 맥주와는 비교될 수 없다.


2010 월드컵 기간 동안, 영국의 한 신문은 그들의 웹사이트에 “맥주 월드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 이에 수많은 영국의 네티즌들은 전 세계 맥주들 간에 결투를 벌인다면 과연 어떤 맥주가 살아남을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포스팅하였다. 물론 월드컵 기간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해서 근무를 해야만 했던 영국의 네티즌들은 업무시간의 대부분을 투자해 복잡한 숫자들을 분석하고 예측해서 결국에는 벨기에 맥주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가상의 대회를 만들어냈다. 만약 맥주에 대해 알고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나를 믿어도 좋다. 따분한 일상에 지친 영국의 네티즌들이야말로 진정한 맥주 애호가들이다.


엄청난 규모의 이웃나라 맥주 회사들에 비하면 아주 조그만 가내 수공업 규모의 맥주 양조장을 모아놓은 것과 같지만, 벨기에 맥주는 놀라울 정도의 다양함을 가지고 있다. 벨기에 맥주들은 섬세한 도자기나 유리 공예 작품처럼 장인정신이 깃든 제품들이다.


프랑스인들이 그들의 자랑스러운 와인에 대해 끝없이 떠벌리는 것을 좋아하듯이, 벨기에 사람들 또한 자신들의 맥주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것을 즐긴다. 벨기에 맥주병들은 유난스러울 만큼 장식적이다. 대개 인형의 집에서나 볼 수 있을 만한 화려한 장식들로 꾸며져 있거나 빅토리아 시크릿의 브라보다 더 정교해 보이는 와이어가 코르크 마개 주위를 감싸고 있다.


이웃나라 독일의 강하고 거친 맛을 지닌 맥주들과는 달리, 벨기에 맥주는 커다란 나무 통이 아니라 병에서 숙성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10년에 가깝게 숙성이 되거나 과일과 같이 섬세한 맛을 가진 재료들이 더해지기도 한다.

물론 ‘과일 맥주’라는 것이 그 이름만큼이나 실제 맛 또한 불량식품 같다는 것에는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왜냐하면 과일맥주는 대량생산 과정에서 과일의 맛과 향을 대신해 설탕이나 과일 시럽이 첨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맥주 양조장들과는 달리, 벨기에의 작은 양조장에서는 진한 맛의 다크 체리나 솜털이 보송보송하고 과즙이 가득한 복숭아 그리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깊은 맛을 지닌 산열매들을 직접 사용해서 맥주를 만든다.


또한 맥주가 담겨서 판매되는 병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과도 같다. 아기자기한 병의 형태와 그리고 병에 붙은 라벨은 중세시대 수도사들이 성서의 이야기를 담아 그려낸 고풍스러운 삽화를 닮았다. 도수가 높은 벨기에 맥주의 라벨에는 무서운 도깨비가 장난스럽게 등장하거나, 신약 성서에 등장하는 어둡고 사악한 인물인 유다와 같은 이름이 붙기도 한다. 아마도 이 맥주들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언젠가 도로 위에 얼굴을 대고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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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바나나와 쿠스쿠스』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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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와 쿠스쿠스 : 요리하는 철학자 팀 알퍼의 유럽 음식 여행팀 알퍼 저/조은정 역 | 옐로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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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팀 알퍼

바나나와 쿠스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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