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스타 K6 >, 이 프로그램이 다시 일어서는 방법
'슈퍼스타의 회생' 슈퍼스타 K6
작년의 < 슈퍼스타 K5 >는 이 오래된 오디션 프로그램의 종말을 고하는 시즌이었다
작년의 < 슈퍼스타 K5 >는 이 오래된 오디션 프로그램의 종말을 고하는 시즌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유치하고 속보이는 방향으로 변질되어가던 악마의 편집, 시간이 지난 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는 대중의 관심과 참가자들의 역량이 해소되지 못한 채 켜켜이 쌓여만 갔다. 그런 인화성 물질 위에 특정 참가자 밀어주기와 제작진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토치를 가져다 대었으니 결과는 뻔했다. 대참사.
엠넷은 그럼에도 < 슈퍼스타 K >를 버리지 않았다. 작년의 실패를 한 번의 실수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패기일수도 있고 여태까지 끌고 왔던 < 슈퍼스타 K >라는 이름의 힘과 역사에 대한 미련일수도 있었다. 다만 같은 방송사에서 대박을 터뜨린 프로그램 < 쇼미더머니 > 때문에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도 많이 옅어진 상황이라 산재한 문제들까지 타개할 길은 멀어보였다. 프로듀서 교체 등의 내부 단장은 그런 상황에서의 자구책이었을 것이다.
많은 우려 속에서 막을 내린 시즌 6는 '슈퍼스타의 회생'이라 이름 붙일 만했다. 최고라 일컬어지던 두세 번째 시즌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작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적절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 슈퍼스타 K >라는 시리즈의 종말은 일단 좀 더 나중까지 유보할 수 있게 되었다.
운이 좋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포맷이 상대적으로 이슈를 이끌 힘이 부족해진 상황인데다가 우후죽순 데뷔하는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막상 대중적 파급력 측면에서는 약세를 보이는 탓에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역량 저하를 우려해야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김필 임도혁 혹은 곽진언 등 걸출한 실력파의 등장은 불행을 딛고 일어날 회생타가 되었다. 결승전까지 김필과 곽진언의 투톱 중 뚜렷한 우승을 가리기 힘들어 시청자들에게 큰 기대를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 슈퍼스타 K6 >의 선전은 극적인 면이 있었다.
모든 공로를 운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슈퍼위크 경쟁방식이나 방송 편집에 있어서도 다른 노선을 택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항상 논란을 일으켜왔던 슈퍼위크 콜라보 미션을 팀 간의 경쟁으로 변화시키면서 이기적 참가자의 등장을 방지한 것은 영리했다. 팀의 생존을 위해 개인의 욕심을 부리는 상황이 사라진 것이다. 더불어 악마의 편집과 참가자에 대한 과도한 설정부여도 사라지면서 편하게 프로그램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예선 과정에서 홍대 인디 뮤지션들을 수혈하려는 노력까지 보여주면서 < 슈퍼스타 K >의 정체성 확보 및 참가자 수준의 상승도 동시에 취할 수 있었다.
일단 올해는 체면치레에 성공했으나 앞으로의 상황까지 낙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결과야 어쨌든 이번 시즌에는 작년의 실패에 대한 떨칠 수 없는 부담감이 보였던 것이다. 늘 공개해오던 문자투표수를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에서부터 조심스러운 행보를 느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의 역량이 좋아지면서 다소 극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생방송 기간만 되면 망가져 버리는 무대 수준도 여전하다. 스트리밍 위주의 집계와 톱 가수들의 차트 줄 세우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음악 시장에서 방송의 빛을 받지 못하는 참가자들이 앞으로도 혼자서 생존을 할 수 있을지 여부 역시 회의적이다.
벌써부터 경쟁 프로그램 < 케이팝스타 >의 크고 작은 이슈로 시끌시끌하다. < 케이팝스타 >가 첫 회부터 대형기획사의 가수 육성이 가진 허점을 노출하고 있을 때 반대급부로 주목받는 건 < 슈퍼스타 K >를 수놓은 싱어송라이터들이다. 동적 평형에 다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쟁 구도 속에서 이들이 획득한 정체성은 생각보다 크다. 그만큼 이곳의 참가자들이 대형 기획사의 흥행 논리에 의해 개성을 짓밟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는 셈이니 말이다. 자충수로 비틀대던 < 슈퍼스타 K >는 다시 회생하여 스스로를 기투하기 시작했다.
글/ 이기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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