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음악 > 주목, 이주의 앨범
제이슨 므라즈,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랑
대중을 배려하여 곡을 써내려가는 것은 그의 장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가 신보를 냈습니다. 사랑을 노래하던 그가 이제는 환경을 이야기하는데요, 음악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 YES! >를 듣고 직접 확인해보세요.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 < YES! >
제이슨 므라즈의 정규 5집 < YES! >는 대지의 숨결을 담은 사운드 위에 희망, 사랑의 퍼즐 조각이 맞춰져 있다. 그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환경 보호운동이 신보의 컨셉트다. 투어버스 연료는 친환경 가스를 사용하고 공식홈페이지에서 유기농 면 티셔츠를 판매하는 등 환경을 위한 신념을 구체화한다. 2014년 5월 말부터 매주 월요일에 발표된 수록곡 앨범 커버 역시 각 곡에 맞는 자연의 배경 사진으로 꾸몄다.
추구해온 포크 팝의 패턴에서 넓혀나가기 위해 3집 수록곡 「A beautiful mess」를 작곡한 4명의 여성 포크 록 밴드 레이닝 제인과 모든 곡을 함께 쓰고 연주했다. 가스펠적인 웅장함이 강해졌다는 것을 제외하고 사랑에 대한 철학을 담은 전작 < Love Is A Four Letter Word >(2012)와 유사하게 전하는 메시지에 맞춰 차분하게 정돈되어 있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음악에 옮겨와 전파하겠다는 앨범의 의의는 설득하지만 리드미컬한 읊조림과 가성, 무엇보다도 단숨에 귀를 끄는 탁월한 멜로디가 부족하다. 흑인 가수 G.C. 카메론의 원곡으로 보이즈 투 맨의 리메이크 버전으로 유명한 「It's so hard to say goodbye to yesterday」 역시 아카펠라 이상의 적극적인 시도가 없는 것이 아쉽다.
중요한 지점은 뮤지션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와 기법에 대해 얼마나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냐는 것이다. 제이슨 므라즈의 성공을 필두로 기타를 거머쥔 워너비 싱어송라이터들의 등장으로 그와 유사한 음악이 많아졌음에도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정체성에 있다. 기타 입문자들이 그의 운지법을 따라하는 것처럼 언제나 대중을 배려하여 곡을 써내려가는 것은 그의 장점이다.
음반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 YES! >의 수록곡에는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하다. 어쿠스틱 악기들이 전하는 포근한 질감과 레이닝 제인의 코러스는 타이틀곡 「Best friend」를 빛내주는 매력점이다. 「Hello, You beautiful thing」은 점점 높아지는 목소리가 기타를 따라 잦아들었다 커졌다 하며 가공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준다.
그의 유투브 채널에 가장 많이 달리는 댓글도 '힐링'. 노랫말에서 위로를 받고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음악을 통한 공감의 이상적인 형태다. 앨범 본연의 목적을 중시하는 그의 음악이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이며 변함없이 사랑받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근거다. 노래에 긍정적인 시선을 담으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제이슨 므라즈는 팝스타 이상이다.
2014/07 정유나([email protected])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