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므라즈, “한국 팬들을 염두에 두고 곡 썼다” - 내한 기자회견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제이슨 므라즈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한국을 방문한 것도 벌써 다섯 번째다. 첫 번째 방문했을 때와 지금, 무엇이 가장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 자리에 모인 기자들을 가리키며 “여러분들”이라고 말했다. 노래를 전해주고 싶어서 왔을 때마다 환영을 받았지만, 횟수가 거듭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반겨주고 환영해준다는 얘기였다.
제이슨 므라즈의 각별한 한국 사랑
한국은 자국 음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시장인데,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은 한국에서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기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모르겠다.(웃음) 비결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노래를 작곡할 때 항상 진심은 통한다는 마음으로 하는데, 그 진심이 한국 팬들에게 전달된 게 아닐까 싶다. 가사의 의미뿐만 아니라 단어의 소리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게 들을 수 있도록 작곡할 때가 많다. 특정 문화권을 대상으로 삼는 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통할 수 있는 진심을 고민하는 데, 그런 점이 좋게 받아들여진 게 아닐까 싶다.
제이슨 므라즈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믿음은 어디서 기반한 것인가?
개인적인 경험에서 온 이야기다. 누군가가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도로 멋있는 이야기를 했을 때 분명히 좋은 이야기라고 해도 금방 잊혀지잖나. 그런 말들이 음악으로 전해질 때는, 그 임팩트가 오래 남는 것 같다. 더 많은 감동을 주고 변화를 일으키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외롭다고 느낄 때 음악을 들으면 친구 같았고, 실연을 당했을 때는 음악으로 위로를 받았다. 내가 직접 그렇게 느꼈기 때문에 그런 믿음을 갖게 됐다.
제이슨 므라즈 재단도 설립하고, 단편영화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알려달라.
재단을 설립한 일 역시 경험에서 비롯된 거다. 사람들을 도와주자는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했다. 내가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가난하고 배고팠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밥도 주고, 영화도 보여주는 식으로 도와줘서 괜찮은 수준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결국 소소한 도움이 지금의 나를 만든 셈이다.
나 역시 지금의 위치에서 그 정도의 나눔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을 돕고 싶다. 현재 8개 단체 후원하고 있는데 후원금도 늘어나고 있다. 단편 영화는 지난 2월에 앨 고어 전 부통령와 남극에 갔던 기록을 10분 정도로 만든 거다. 환경의 변화나 온난화 문제가 전적으로 인간의 잘못으로 생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에서 시작된 다큐멘터리다.
춘천, 부산에서 공연하게 되는데 가본적 있나? 지방 공연에 관한 생각은?
남이섬이 섬(island)이라는 얘기만 미리 들었다. 서울에서는 조만간 다시 공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서울 아닌 다른 곳도 가보고 싶었다. 또 서울에 오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서 지방 공연이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 작업을 할 때 여행을 통해 많이 자극을 받았다고 들었다. 한국 팬들과도 긴밀한 교감을 나누고 있는데, 향후 앨범 작업에 이런 것들이 반영이 될까 궁금하다.
한국 역시 간접적으로 앨범 작업에 영향을 주었다. 음악을 만들 때 어떤 사람이 이 음악을 들을까? 어떤 사람과 교감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노래를 만들 때 한국 팬들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지리적으로 얘기하자면, 내가 여행한 곳은 한국과 먼 곳이었지만, 분명 한국 팬들을 염두에 두고 쓴 곡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열 번째 트랙인 ‘In your hands’에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열 번째 트랙은 작곡가 입장으로 볼 때 너무나 심플하게 잘 쓴 곡이라 자랑스럽다. 가수 입장에서는 노래를 불렀을 때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는, 뉴욕도 가고 파리도 가는 경험을 선사해주는 곡이라 의미가 있다. 공연을 할 때는 항상 어린 아이가 된 것 같은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데 수 천명의 관객들을 그 여행에 이끌어 간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 곡이 여행의 문이 되어주기 때문에 특별하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잠깐 시간이 걸린다. 그런 경험이 정말 놀라워서 계속 음악을 하고 공연하게 되는 것 같다.
독특한 티셔츠를 입고 왔다. 어떤 내용이 써 있냐? 동성애에 관한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 소신에 대해서 좀더 얘기해준다면?
티셔트는 내가 직접 만든 거다. I love my legs, I love my arm 등의 문구가 쓰여 있다.(웃음) 단 한벌 짜리 한정판이다. 동성 결혼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해 왔는데 두 사람이 진실되게 사랑한다면 다른 사람이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의견을 더하는 까닭은, 사랑은 둘째치고, 그가 사람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존중되고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을 인정해주고 서로 편해진다면, 우리가 꿈꾸는 세계 평화에 한발짝 다가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전쟁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전쟁을 하는 이유가 전쟁에서 이겨야만 평화가 오기 때문이라고 아이러니한 말을 한다. 사람들 각자가 원하는 것을 존중하고 내버려둔다면, 싸우던 에너지로 우리는 평화 쪽으로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도 이 문제는 계속해서 얘기하려고 한다.
제2의 제이슨 므라즈를 꿈꾸는 사람들이 한국에 많다. 통기타 판매도 늘고 있다.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내가 통기타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울림을 직접 배를 통해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피아노 보다는 들고 다니기 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웃음) 기타를 치면서 나처럼 되고 싶은 분이 계신다면, 나는 그가 나와 동지라고 생각한다. 나도 제이슨 므라즈 같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웃음) 각각 우리가 각자 가지고 있는 색깔. 정체성이 있다. 심지어 나의 약한 면도 개성이 될 수 있다. 그런 인간적인 면이 드러날 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그러니 약점을 드러내는 데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 자신이 되자. 자신의 모습을 찾는 것이 가장 빨리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제이스 므라즈는 앨범 작업보다 라이브가 먼저라고 얘기했는데.
물론 앨범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웃음) 앨범은 이 세상에 내가 없을 때도 내 목소리를 담고 있을 것이고, 내가 생각지 못한 곳까지 음악을 전달하기 때문에 좋다. 공연할 땐, 관객과 함께 소리가 만들어져 입체적인 소리가 난다. 마법 같이 특별한 경험이다. 스튜디오 녹음은 여러 소리 중에 가장 좋은 소리를 선별하는 작업이라 2차원 적이고 평면적이지만, 관중들과 함께 소리를 만들어나가는 공연은 정말 마법 같다고 생각한다. 이번 공연은 특별히 큰 규모의 밴드와 같이 하게 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을 꼭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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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