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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신해철의 귀환
네 트랙만으로도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아티스트
올해엔 장기간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베테랑 뮤지션이 많습니다. 신해철도 < Reboot MyselfPart 1 >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기발한 음악, 이제 시작입니다.
음악을 장난처럼, 장난을 음악처럼 해놓고도 퀄리티가 높다. 첫 트랙 「A.D.D.A」에서부터 재미가 솟아오른다.1000개 이상의 보컬 트랙을 겹겹이 쌓아올려 만든 이 공간에는 오로지 신해철의 목소리(들)만이 존재한다. 유머와 광기가 뒤섞인 방법론의 결과다. 파급력은 싱글로 발매된 「A.D.D.A」가 가장 높으나 그 뒤를 잇는 곡들 역시 오프닝 트랙에 못지않은 매력을 갖고 있다.
빠른 템포의 펑크(funk)로 접근한 「Catch me if you can (바퀴벌레)」이나 쉭의 넘버 「Good times」에서의 리듬 라인을 떠오르게 하는 레트로 디스코 「Princess maker」 모두 순식간에 귀를 사로잡을 그루비한 사운드를 갖고 있다. 이렇게 매끈하게 뽑아낸 질감에 단번에 파고드는 훅 라인이 결합되니 음악의 접근성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높아진다. 다양한 접근들이 다각도로 맞물렸다. 음반을 재밌게 만드는 두 번째 요소는 가사. 값싼 메타포와 꽤나 묵중한 의미가 만난 텍스트가 웃음을 낳는다. 불균형의 무게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해학이다.
「A.D.D.A」에서 「Catch me if you can (바퀴벌레)」, 「Princess maker」로 내려오며 드러내는 불만의 초점을 개인에서 사회, 다시 개인으로 급격히 전이시키나, 적재적소에 유머를 배치시키기를 잊지 않는다. 순간 자극과 여운을 동시에 챙기는 셈이다. 흠이라면 음반이 다소 짧다는 점. 물론 아티스트의 기획이니 왈가왈부할 필요까진 없다해도 16분 만에 신해철이 끝나버리는 것은 다소 아쉽긴 하다.
마찬가지로 신해철의 여러 보컬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크게 나쁘지 않다만 「단 하나의 약속」도 앞의 세 곡과는 다른 사운드 노선을 취해 약간은 통일성을 해치고 있어 아리송하다. 뭐 어떠랴. 네 트랙만으로도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아티스트의 역량을 만나봤다면 그 다음을 기다려보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닐는지. 훌륭하다.
글/ 이수호 ([email protected])
관련태그: 신해철, 넥스트, reboot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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