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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가게 되는 묘한 클럽, 뮤지컬 <트레이스 유>
과연 그 여자는 누구고, 그날 새벽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클럽’에 온 관객들이 아쉬움 없이 놀고 갈 수 있도록 <트레이스 유>는 무대의 뜨거움을 놓지 않는다.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트레이스 유>는 6월 29일까지 공연된다.
클럽 ‘드바이’, 그곳에는 노래를 부르는 구본하와 클럽을 운영하는 이우빈이 있다. 클럽으로 꾸며진 무대. 극이 시작하면 구본하가 ‘트레이스 유’라는 노래를 시작하고, 이우빈이 연주를 한다. 무대 위에는 라이브밴드가 함께 연주하면서 더욱 클럽 분위기를 달군다. 환호하는 여성 관객들. 여기가 극장이 아니라 정말 드바이 ‘클럽’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분위기다. 주변을 둘러보니 거의 여자 관객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아무래도 훈훈한 남자 배우 두 명이 주인공이다보니. 게다가 역할마다 (무려) 다섯 쌍의 배우가 캐스팅 되어서, 배우마다 다른 호흡을 누릴 수 있는 재미에 재관람 관객도 그렇게 많단다. ‘소리 질러!’ 구본하가 관객들을 달군다. 거친 기타소리와 심장을 두드려대는 드럼 소리가 점점 커진다. 예쁘장한 보컬 구본하는 마성적이고 터프한 몸짓으로 록스피릿을 발산한다. 너바나 음악을 즐겨 듣는다는 음악감독이 뮤지컬에도 이런 음악 해보자고, 시도해봤단다. 그래서인지 이 뮤지컬, 마니악하다는 얘기도 듣는다. 낯설 수도 있지만, 한번 매료되면 중독성 있다는 얘기다.
한창 분위기 달궈졌을 때, 갑자기 구본하가 노래를 멈춘다. 그리고는 무대 뒤로 휙 들어가버린다. 당황하는 이우빈이 애써 웃으며 노래를 이어받지만, 영 표정이 좋지 않다. 구본하가 심심치 않게 벌이는(?) 실수. “도대체 한두번도 아니고 왜 이래? 이런 식으로 내 음악 망치면 가만 안둬!” 백스테이지로 바뀐 무대 위에서 두 사람이 다툰다.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록클럽을 배경으로 두 뮤지션의 이야기다 보니, 음악은 적극적으로 극에 개입한다.
두 사람이 직접 무대 위에서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고, 이 극의 이야기가 담긴 곡이기도 하다. ‘세상은 내거’ ‘또라이’ ‘나를 부숴봐’ ‘비극이 낳은 쓰레기’까지… 뮤지컬 무대에서 듣기에는 나름 파격적인 대사이긴 하지만, 두 캐릭터의 평범치 않은 성격을 잘 드러내주는 노래들이다.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무대는 두 사람의 특이한 캐릭터를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여자만큼이나 외모 관리에 투철하고, 실제로 어여쁘고, 자신이 예쁘다는 걸 알기까지 한 구본하의 카탈스러운 성격을 덤덤하고 성실한 이우빈이 감당하기 벅차다. 두 사람은 매번 티격태격하는데, 두 남자의 현실감 넘치고 감각적인 대사, 각자 캐릭터에 꼭 어울리는 대사들에 관객들은 연신 웃음을 터뜨린다.
요즘따라 부쩍 이상한 행동을 하는 구본하의 문제는 여자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매일 클럽을 찾아와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한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겼다고 구본하는 고백한다. 그리고 여자에게 고백하기 위해 공연이 끝난 새벽에 만나자고 쪽지까지 건넸다고. 무대 한쪽에는 본하가 그렸다는 그 여자의 얼굴이 희미하게 나타난다.
웃는 듯 우는 듯 묘한 얼굴.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여자의 얼굴만큼 묘하게 흘러간다. 새벽에 여자가 나타나지 않아 실연에 빠진 본하에게 우빈이 한 신문기사를 건넨다. 그 여자가 실종되었다는 기사! 그리고 이어지는 우빈의 충격적인 고백. “내가 그녀를 죽였어.”
이야기는 진실을 추적해나간다. Trace you. 뮤지컬은 영리하다. 전반부는 섹시함과 귀여움을 넘나드는 배우와 캐릭터 자체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사건이 벌어지고 난 이후에는 추리극, 심리극으로 관객들의 긴장을 높인다. 거친 록음악은 점점 불안한 두 사람의 내면을 표현하게 되고, 조금씩 진상이 밝혀지는 새에 그냥 티격태격 친구 사이 같던 두 사람의 사이도 서서히 의심이 가기 시작한다.
과연 그 여자는 누구고, 그날 새벽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농담인 듯 들렸던 본하의 대사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고, 진심처럼 다가온 우빈의 말들이 낯설게 들리는 순간이 있다. 수없이 뱉어내는 말들, 가사들을 쫓아가다 보면, 미궁 속의 그녀를, 무대 위의 두 사람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그저 반전에 의미를 두지 않더라도, 창작팩토리 뮤지컬 대본공모에서 수상한 작품인 만큼 감칠맛 나는 대사와 유머가 인상적이다.
무대 위에는 양쪽에 스크린을 설치해 공연하는 배우들의 얼굴을 비춘다. 록스타 본하의 모습을 무대 위에서 보고 있지만, 동시에 스크린에 비추는 모습은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록밴드 보컬 구본하 역에는 장승조, 최성원, 김성일, 서경수, 윤소호가 열연한다. 클럽 운영자 이우빈 역에는 최재웅, 이율, 이지호, 김대현, 이창용이 무대에 선다. 초연 배우들과 새로운 배우들이 고루 섞여 있다는 점도 팬들이 다시 찾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초연 창작진과 스태프인 김달중 연출, 윤혜선 작사가, 박정아 작곡가 등도 다시 뭉쳤다.
1시간 40분의 공연이 마치고도 또 다른 공연 무대가 이어진다. 커튼콜 후 다시 본하, 우빈으로 돌아간 두 배우가 중독성 있는 록넘버로 객석을 뜨겁게 달군다. ‘클럽’에 온 관객들이 아쉬움 없이 놀고 갈 수 있도록 <트레이스 유>는 무대의 뜨거움을 놓지 않는다.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트레이스 유>는 6월 29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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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태그: 트레이스 유, 장승조, 이창용, 최재웅, 최성오, 김성일, 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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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연답게 잘, 헤쳐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