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메이트 양재경, 패키지 여행은 지고 자유 여행이 뜬다
자유 여행자가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그날까지 홍대 게스트하우스, 수익성 생각하면 별로 추천 책은 『위대한 개츠비』
북메이트 양재경 대표를 만났다.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대학을 마친 뒤 ROTC에 입대했다. 전방에서 보병 소대장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후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원 졸업 뒤에는 돌연 뉴욕으로 건너갔다. 뉴욕에서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시작한 게스트하우스가 번창하며 사업을 넓혀 갔다. 뉴욕 생활을 정리한 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일대일 맞춤형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북메이트가 바로 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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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유행하면서 ‘소셜’이 화두였는데요. 북메이트가 소셜 숙박, 공유 경제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북메이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인가요?
여행 콘텐츠를 다루는 벤처입니다. 미국에 에어비앤비라는 곳이 있는데요. 에어비앤비의 한국화를 추구합니다. 북메이트보다 2~3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서비스로 지금은 엄청나게 큰 회사가 되었죠. 자신의 집을 등록하면, 숙박자가 그곳에 머물 수 있어요. 한국에서는 현행법상으로 문제가 있고 내 집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 한국화가 필요했습니다. 북메이트를 모방한 다른 회사는 국내에서도 한옥이라든지 게스트하우스를 외국 사람이나 한국 사람에게 제공합니다. 북메이트는 한국 사람이 외국에 나갔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숙소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외국 쪽만 특화하고 있죠.
한국 여행자가 외국에 갔을 때 이용하는 숙소를 예약하는 서비스군요.
여행 가 본 사람이라면 느꼈을 것입니다. 뉴욕이나 홍콩 쪽 호텔이 매우 비싸죠. 시기에 따라 예약이 꽉 차 있을 수도 있고요. 또 막상 가 보면 요금은 비싼데 시설이 안 좋을 수도 있죠. 북메이트에서 여러 군데 숙소를 검증한 뒤 등록하고 예약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회원이 원하는 숙소를 찾아 그곳에 예약하고, 예약이 발생했을 때 서비스료를 북메이트에서 받는 방식입니다. P2P 방식이라 할 수 있는데, 오픈마켓과도 다소 비슷하죠.
후속 회사들이 여럿 생겼다고 했잖아요. 경쟁이 치열해지겠네요?
그렇진 않습니다. 해외에 있는 콘텐츠를 한국 사이트에 제공하기가 쉽지 않아요. 업체나 개인이 검증되지 않은 사이트에 자신의 숙소를 등록하는 걸 꺼립니다. 경쟁 업체는 한국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한국은 수익성이 다소 떨어집니다. 우선 숙박비가 싼 편이죠. 한국에 머문다고 해도 6박, 7박 이렇게까지 머무는 손님도 드물고요.
연관된 질문일 듯한데요. 홍대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말린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던데요.
제 개인적인 경험부터 이야기해야겠습니다. ROTC 시절에 모은 돈으로 미국에 갔습니다. 미국의 물가가 비싸잖아요. 돈을 벌어야겠더군요. 생활 방편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했는데 잘 됐습니다. 아파트 4채를 운영하는, 기업형 게스트하우스로까지 발전했어요. 그러다 보니 게스트하우스로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담하려고 찾아와요. 홍대에 매일 창업하는 곳과 망해서 문 닫는 게스트하우스가, 조금 과장해서 수십 군데입니다. 상업적인 생각, 비즈니스 모델로 생각하면 어려워요. 홍대 게스트하우스 방값이 2~3만 원까지 떨어졌고요. 혼자서 운영하기 벅차니, 사람을 고용하죠. 감가상각, 인건비, 월 수익, 마케팅 비용 등을 꼼꼼하게 계산하지 않고 막연히 동경과 환상을 품고 덤빕니다. 수익을 생각하면 하지 말라고 권유하고, 사회적 기업을 생각한다면 하라고 조언해 드리죠.
여행에도 유행이 있는데요. 소셜 숙박 등도 최근에 나온 말이잖아요. 여행은 어떤 방향으로 변하는 중인가요.
패키지 여행에서 자유여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유럽에 가보면 노인들이 배낭 메고 부인이나 아이와 다닙니다. 한국도 집단으로 패키지 여행을 가는 모습은 점점 보기 어려워질 겁니다. 대학생 시절 배낭여행을 다녔던 세대가 이제 직장인이 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습니다. 이 세대는 배낭여행 경험이 있으니 싼 항공권과 숙박만 예약하면 떠납니다. 그럼에도 아직 패키지 여행이 많았던 이유가, 외국 사이트로 항공권과 숙박을 예약해도 이들 사이트에는 한국인을 위한 고객센터가 없어서입니다. 소비자는 무서운 사람이죠. 특히 여행이 1, 2만 원짜리 상품도 아니고 최소 50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넘는 상품인데, 기본으로 있어야 할 고객센터가 없으니까요. 외국 사이트에서 이런 쪽으로 대응을 못하니 소비자는 결국 북메이트 같은 한국 사이트를 찾죠.
한국 사람들만의 여행 패턴이 있나요?
자유 여행이라 해도, 여행자 사이에서 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콕에 가면 누구나 스파, 마사지를 하죠. 여기에 착안해서 원포인트 자유여행이라는 서비스를 열었는데, 매진되었어요. 파워블로거가 개척한 유명한 스파에 예약할 수 있도록 해서, 스파는 기본이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었죠. 또 다른 특징이라면, 약간 무리해서라도 여행하고 그것을 과시하며 만족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에 호화로운 호텔에서 찍은 사진 같은 걸 올리잖아요. 그래서 똑똑하게 만족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호화로운 숙소에서 하루, 경제적인 숙소에서 여러 밤을 자는 식의 상품 같은 것이죠.
여행도 좋아하나요?
여행을 좋아하지만, 즐긴 적은 많지 않습니다. 피아니스트였으니, 외국 여행은 자주 갔습니다. 다만 호주, 러시아 등에 가도 현지에서 여행은 없죠. 대학 연습실에 가서 5~6시간 연습하고 마지막 날은 콩쿨이나 콘서트가 있으니까 그전까지는 계속 연습이죠.
도전을 좋아한다고 했으니, 북메이트를 키운 뒤에는 다른 사업을 할 수도 있겠네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걸 해야 합니다. 지금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고요. 소셜 민박으로 시작했지만 덩치가 커지면서 여행 전반의 콘텐츠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행 시장도 다른 시장처럼 변하는데, 이런 변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맡고 싶어요. 그래서 이 회사를 키워서 다른 대기업에 팔고 싶은 생각은 없고, 우리 나라 여행업계에서 북메이트가 1위 하는 게 목표입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조언한다면?
언론에 노출되다 보니, 창업하려는 사람 많이 찾아오는데요. 특히 여행 콘텐츠에는 다양한 사람이 관심을 가지거든요. 그 사람들에게 하는 말은 간단합니다. 자신이 완벽하게 아는 시장에서 창업을 하라고요.
오랫동안 피아니스트였잖아요.
음악을 관두지 않았습니다. 잠시 멈췄죠. 지금은 바빠서 못하지만 항상 하고 싶어요. 회사를 원하는 규모로 세운 뒤에는 하우스 음악회, 콘서트를 열고 싶습니다. 그때는 정말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허민 대표처럼 구단을 가지고, 선수로서 도전하고,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다만 제 꿈은 즐겁게 살자, 입니다.
돈은 어떤 의미인가요.
돈은 그야말로 전부입니다. 기회죠. 기회는 다른 말로 힘입니다. 뉴욕에 갈 수 있었던 데에는 ROTC 때 모은 돈이 있었던 덕택이죠. 그 돈으로 뉴욕에서 사업을 키웠습니다. 뭔가를 하고 싶을 때는 돈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사는 데 필요한 게 돈이 아니라, 무엇을 하는 데 필요한 게 돈입니다.
채널예스는 어떤 곳인가요.
문화콘텐츠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에 문화콘텐츠를 다루는 곳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에 거의 없어요. 그런 면에서 의미 있는 공간입니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해 주세요.
『위대한 개츠비』. 연애소설, 사랑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지만, 본질은 꿈을 그린 소설입니다. 개츠비가 데이지를 위해 돈을 벌고 거짓말을 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스스로 당당해지고 싶어서 그랬겠죠. 도전하고 싶은 사람, 창업하는 사람, 자수성가를 꿈꾸는 사람이 감정 이입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열등감, 보상심리, 이런 게 솔직하게 나와 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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