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STORY] 전 세계가 주목한 ‘예술 후원자(Art Patron)’ BTS RM
윤형근(Yun Hyong-keun) ·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전 세계를 휩쓴 방탄소년단(BTS) RM(Rap Monster)의 ‘예술(ART)’에 대한 열정을 아시나요? RM은 어렵게만 느껴지던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대중에게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술 후원자(Art Patron) RM’이 주목하는 작가는 누구일까요? (2023.12.28)
YES24의 새로운 아트 커뮤니티 ARTiPIO가 들려주는 ART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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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휩쓴 방탄소년단(BTS) RM(Rap Monster)의 ‘예술(ART)’에 대한 열정을 아시나요?
2022년 8월 24일 뉴욕타임스(NYT)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BTS의 RM에 대해 ‘새로운 역할을 도맡다: 예술 후원자 RM (RM, Boy Band Super star, Embraces New Role: Art Patron)’의 흥미로운 제목의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뮤지션’이 아닌, ‘예술 후원자’로서의 RM에게 집중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때 RM은 자신의 인생을 바꾸게 한 ‘예술’에 대한 소중한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2018년 투어 중 시카고 현대미술관(Chicago Art Institute)에서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와 조르주 쇠라(Georges Pierre Seurat)의 그림을 보고 놀라운 경험을 했다.”라며, 어릴 때 느끼지 못한 예술의 매력에 푹 빠진 순간이었다고 추억합니다.
이후 세계적 스타인 RM의 예술에 대한 사랑은 전 세계에 전파되며, 2030 젊은 세대의 관심을 이끕니다. 그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서 한국의 거장인 윤형근, 김환기, 이우환부터 신진 작가들까지 폭넓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컬렉팅하고 있습니다. 그는 예술 작품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고도 밝혔는데요. 특히 그는 최근 몇 년간 윤형근의 전시라면 어디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2022년 12월, 4년간 준비한 솔로 앨범 인디고(Indigo)를 발매한 RM은 BTS 리더로서 바쁘게 달려온 20대 마지막 아카이브를 솔로 앨범에 담아내고자 했는데요. 그가 하나의 예술적 원천 삼아 선택한 예술 작품은 자신에게 위로와 답을 선사한 윤형근 화백(b.1928-2007)의 습작 작품인 '청색'입니다.
RM의 사랑을 듬뿍 받는 윤형근 화백은 1970년대부터 한국 추상화의 한 경향으로서 자리 잡으며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단색화’ 장르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한국 단색화의 거목(巨木)’이라 불리는 윤형근은 일제강점기부터 굵직하고도 치열한 정치·사회 변혁기를 몸소 겪으며 파생된 고민을 작품에 녹여냈습니다. 그는 청색(Ultramarin)과 다색(Umber) 안료를 섞어 만든 ‘청다색’으로 극도의 단순함을 추구해 마치 먹을 연상시키는 동양적인 정신과 색을 작품에 담아냈다는 평을 받습니다.
그가 일평생 주로 선보인 ‘엄버 블루(Umber Blue)’의 대표 시리즈는 황혼이나 여명의 어스름한 빛을 받으며, 솟아있는 절벽의 검은 실루엣을 연상시킵니다. 동양의 서예 및 수묵 산수화와 추상화가 합쳐진 듯한 이 시리즈는 그가 떠난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RM은 윤형근의 작품을 보고 “서양과 동양이나 아시아와 한국적 형식을 완전히 조합한 방식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하죠.
RM이 선보인 윤형근의 ‘청색’ 습작 작품은 캔버스에 유채로 표현된 작품으로, 1972년 윤형근의 개인전에 출품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개인 소장품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엄버 블루(Umber Blue)’의 경우 흑갈색 먹의 느낌이 전해진다면, 해당 작품은 먹푸른 빛을 띄어 보다 쉽게 공명할 수 있는 느낌을 전합니다.
해당 작품에 나타난 ‘푸른 청색’은 모든 인간이 마음속 깊숙이 지닌 존재론적 슬픔과 고독에 대해 상기시킵니다. 마치 푸른빛 안갯속에 있는 듯한 몽환적인 색감은 RM의 솔로 앨범의 컨셉과 연결되어 또 하나의 이야기가 담긴 ‘예술’로서 선보입니다.
“BLUE는 하늘이요, UMBER는 땅의 빛깔이다.
그래서 천지(天地)라 했고, 구도(構圖)는 문(問)이다.”
- 윤형근 -
그의 글로벌 영향력은 측정불가할 만큼 폭넓은 파급력을 지녔는데요. 현재 RM의 인스타그램만 해도 4,44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BTS 유튜브 채널은 무려 7,0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가 바라보는 시선은 이제 대중에게 바로 전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죠.
이렇듯 RM의 인스타그램에서도 예술에 대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나가서도 다양한 예술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하는데요. RM은 그의 인스타그램에 형형색색의 거대한 돌조각을 배경으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인증샷을 게재합니다. 그의 인증샷 하나만으로 예술을 모르는 국내외 수많은 팬들과 대중까지 모두가 ‘이 작품’에 주목하게 됩니다.
전 세계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 사진 속 작품은 바로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b.1964)’의 작품이었습니다. 현재 현대미술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우고 론디노네는 스위스 출신의 혼합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현재 뉴욕에서 정착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통찰과 작가 특유의 과감한 연출로 현대 미술계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수많은 비평가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작가죠.
지난 10여 년간 우고 론디노네는 ‘돌’이라는 재료가 지닌 힘에 집중해왔는데요. 2013년 뉴욕 록펠러 센터 광장에서 <Human Nature>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된 기념비적 청석 조각 작업은 2016년 네바다 사막에서 돌탑 형상의 작품인 <Seven Magic Mountains>로 다시 전시된 바 있습니다. 바로 해당 작품이 RM이 인증샷을 올린 곳의 배경이 되는데요.
그가 업로드한 사진 속 공공미술 작품이 설치된 곳은 미국의 서부 관광지로도 유명한 네바다 사막 ‘세븐 매직 마운틴(Seven Magic Mountains)’으로, 라스베가스로 가는 사막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설치 작품은 제작하는 데만 무려 4년 가량 걸렸는데요. 높이는 약 30피트(9.14m)가 넘는 높이이며, 사막에서 구한 거대하고 다양한 크기의 바위들을 네온 컬러로 채색해 조화롭게 배치된 작품입니다. 2016년부터 시작된 해당 전시는 성황리에 지속되며 기존 삭막했던 사막에 전 세계 사람들의 발길이 닿게 됩니다. 이로 인해 기존 전시 철거 예정이었던 2018년에서 2027년으로 전시 기한이 연장되고 현재까지도 HOT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해당 작품의 시리즈는 해외뿐 아니라, 한국 전라남도 광주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우고 론디노네는 화순과 고창의 유네스코 등재 자산인 ‘고인돌 무덤’과 ‘광주 무등산 주상절이’에서 영감을 받아 해당 작품을 작업하고 설치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해당 작품에서 아시아의 주술적 개념과 동양의 정서를 담아냈다고 합니다. 단순한 돌 일 수 있지만, 작가만의 색감으로 새롭게 입혀진 돌들이 겹겹이 쌓아 올려지며, 시공간을 초월한 시간의 순환적 흐름과 아름다운 내적 에너지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이어 2022년 4월, 국내 대형 갤러리인 국제갤러리(서울, 부산) 2곳의 지점에서 동시에 개인전《nuns and monks by the sea》이 열리며 그의 인기를 실감해볼 수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선보인 대규모 청동 조각 연작인 <nuns Monks>시리즈는 하나의 거대한 돌 위에 다른 컬러의 작은 돌을 올려 의인화한 조각들을 통해 제각기 다른 개성을 발산합니다.
특히 우고 론디노네의 조각 작품은 작품이 놓여지는 ‘공간의 조화’를 통해 구성하는데요. 당시 국제갤러리에서는 작품을 위해 전시장 공간 전체에 시멘트를 발라서 바닥과 벽이 단일한 콘크리트처럼 보이도록 공간을 구성합니다. 갤러리 측에서 공간을 각색함으로서 작가가 의도한 ‘시간을 품고, 또 시간을 발산하는 돌의 잠재력에 대한 인식’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었죠.
“나는 본다는 것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물리적인 현상인지
혹은 형이상학적인 현상인지에 대한 조각을 만든다.”
- Ugo Rondinone -
RM은 세상을 떠난 거장들의 작품에 둘러 싸인 채 “그들이 저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제게 동기를 부여합니다.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어요. 작품들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있기 때문이죠. 피곤하거나 힘들 때 가끔 저기 서서 대화를 나눕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이처럼 그가 예술을 대하는 방식은 위로와 감동, 또 다른 힘을 받는 영감이자 원천인지도 모릅니다. RM의 ‘예술(Art)의 관심과 사랑’은 어렵게만 느껴지던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대중에게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예술 후원자(Art Patron) RM’이 주목하는 또 다른 작가는 누구일까요? 예술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그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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