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메시지 안에 담긴 샘 스미스의 의도

샘 스미스(Sam Smith) 'Gloria'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샘 스미스의 복귀작 <Gloria>는 그가 지금까지 들려준 완성도 높은 기술과 섬세한 감성을 더욱 조밀하게 표현해 낸 음반이다. 다양한 종류의 풍부한 감정을 전달하는 연주력의 측면에선 그동안의 인상적인 전작들과 비교해도 두각을 드러낸다. (2023.02.28)


샘 스미스의 복귀작 <Gloria>는 그가 지금까지 들려준 완성도 높은 기술과 섬세한 감성을 더욱 조밀하게 표현해 낸 음반이다. 다양한 종류의 풍부한 감정을 전달하는 연주력의 측면에선 그동안의 인상적인 전작들과 비교해도 두각을 드러낸다. 음악적 혁신은 부족하나 그의 시도들을 집대성하여 샘 스미스가 가장 잘 연출하는 감정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가장 먼저 도드라지는 점은 역시 가창력이다. 앨범의 이름과 같은 제목의 곡인 'Gloria'에서는 기독교적인 편곡과 그와 대비되는 가사가 대비를 이루면서 긴장감을 일으킨다. 이러한 대조를 통한 스릴은 그의 연주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거칠어 보이면서도 섬세하고,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이다. 가수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그의 목소리는 당연한 말이지만 정말 드문 재능이다.

혼란스럽고 모호한 메시지가 눈에 띈다.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상을 받은 'Unholy'의 가사에는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단순한 불륜을 그려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성적 지향을 숨긴 사람을 비추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다. 마치 누군가의 성향을 단순하게 재단하는 이들에게 조롱의 메시지를 보내는 듯한 이 의도된 모호함은 아티스트의 개성적인 캐릭터와 강하게 결합한다.

2014년 첫 앨범 발매 이후 샘 스미스는 그가 이미 잘하는 것들을 기술적으로 더욱 세심하게 다듬는 방향으로 노력했다. 이 일방향적인 발전은 그의 행보를 예측 가능하게 했다. 이번 앨범에서도 음악적인 측면에선 자신이 만들어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의 자신감과 실력은 더욱 견고해졌지만 음반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그의 다음 시도에 대한 우려가 생기는 이유다.

전통적인 가치관을 흔들려는 그의 노력이 마돈나의 전례보다 혁명적이지 않은 건, 이처럼 그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어떤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노력을 예술적인 고민의 결과가 아닌, 시장에서의 승리를 지속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바라볼 여지를 제공한다. 의심은 생기지만 그의 연주력이 절정을 달리기에 우선은 실력으로 방어에 성공한 모양새다.



Sam Smith (샘 스미스) - 4집 Gloria
Sam Smith (샘 스미스) - 4집 Gloria
Sam Smith
UniversalCapitol Records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 Sam Smith

    21,500원(19% + 1%)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 Sam Smith

    26,000원(19% + 1%)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 Sam Smith

    26,000원(19% + 1%)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AI, 전혀 다른 세상의 시작일까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