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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은 고결한 존재임에도 질투, 의심, 증오 등 저열한 민낯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로 변모한 정규 3집 <INVU>의 태연도 가장 본질적이고 인간적인 감정을 파고들었다. 작사와 기획에 직접 참여한 앨범은 복합적인 사랑의 이미지를 열세 개의 단편으로 세분화해 옴니버스 형식을 구축했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감정선 대비가 뚜렷하다. 선두에서 음반을 이끄는 'INVU'는 음폭이 작은 보컬과 싸늘한 플루트 선율로 '차가운 질투'라는 모순적인 심상을 전달한다. 신화의 동물 세이렌처럼 고혹적인 'Siren'과 스산한 808 베이스의 브레이크를 입힌 'Cold as hell'까지 섬세한 보컬로 사랑의 파멸적인 성격을 들춰 보인다.
감정을 토해내던 화자는 'Timeless'부터 분위기를 전환하며 상대방을 끌어안는다. 찰랑이는 피아노 선율의 '품(Heart)'과 경쾌한 기타 리프를 더한 'You better not' 역시 포용의 자세를 취한다. 다만 팝의 문법을 답습하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직접 가사를 쓴 개러지 록 'Can't control myself'에는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Good 4 u'가, 'Weekend'에는 도자캣의 'Say so'가 드리우고 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유기적이고 촘촘한 설계 아래 감정의 변화와 인격적인 성숙을 담았다. 그 흐름 속에서 1집 <My Voice>의 청명한 빛깔부터 2집 <Purpose>의 모노톤까지 지난날의 태연도 포착할 수 있다. 싱글 단위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겹겹이 쌓인 그의 화음처럼 트랙 하나하나가 모여 풍성하고 우아한 달빛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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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