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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하게 기록한 힐 컨트리 블루스의 유산, 더 블랙 키스의 Delta Kream
더 블랙 키스(The Black Keys) <Delta Kream>
팀의 고유성을 견고히 다듬으며 블루스로의 회귀를 선택한 10번째 정규작 <Delta Kream>은 데뷔이래 지속해서 추구해온 지향점이자 그들만이 시도할 수 있는 과감한 찬사다. (2021.07.09)
블랙 키스는 2000년대 초반 일어난 개러지 록 리바이벌 물결에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인디 밴드 시절부터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원료 그대로의 개러지 사운드가 여타 개러지 밴드와의 차별점으로 작용해 두각을 나타냈고 <Brothers>, <El Camino>의 흥행으로 상업적 성취까지 이뤄내며 지금까지 미국 개러지 록 밴드의 구심점을 담당한다.
전작 <Let's Rock> 투어를 마친 뒤 20년 동안 빼곡히 채운 블랙 키스 이력서에 <Delta Kream>은 중요한 분기점이다. 시작은 멤버 댄 아우어바흐와 패트릭 카니가 유년시절부터 심취하고 습득해온 날이 선 블루스 본능을 여과 없이 분출하면서부터. 앨범은 영감의 근원을 상기시키기 위해 실행한 커버 프로젝트로 이 듀오의 음악적 뿌리로 여겨지는 '힐 컨트리 블루스'의 전통을 계승한다.
이 앨범은 2006년에 공개한 <Chulahoma>로 이미 그 존경심을 드러낸 주니어 킴브러를 포함해 알 엘 번사이드, 미시시피 프레드 맥도웰 등 아메리칸 블루스 전설들의 발자취를 따른다. 실제 알 엘 번사이드의 사이드맨으로 활동했던 기타리스트 케니 브라운과 주니어 킴브러의 베이시스트 에릭 디튼이 세션에 합류하면서 드문 코드 변경과 꾸준한 기타 리듬이 형성한 그루브가 특징인 힐 컨트리 블루스의 기조를 생생하게 유지한다.
알 엔 번사이드 원곡에 비해 전체적으로 느슨하지만 팽팽하게 주고받는 악기 간의 호흡이 더해진 'Poor boy a long way from home'을 필두로 한층 덜어낸 베테랑들의 연주가 유연하게 흐른다. 데뷔작 <The Big Coming Up>에서 거칠게 연출한 주니어 킴브로의 'Do the rump'를 부드러운 톤으로 재해석해 블랙 키스의 조율 능력이 상당함을 공표한다. 한편 가성 보컬과 케니 브라운의 능란한 슬라이드 기타가 인상적인 'Going down south'의 현대적 번역은 시간을 역행하며 알 엘 번사이드가 활동하던 그 시절 미국 남부의 허름한 선술집으로 공간을 옮겨 놓기도 한다.
그 동안 블랙 키스가 강조한 고전적 블루스의 정체성을 깊숙하게 파고들어 산뜻한 질감으로 구현한 <Delta Kream>으로 이들은 힐 컨트리 블루스의 유산을 충실하게 기록한다. 팀의 고유성을 견고히 다듬으며 블루스로의 회귀를 선택한 10번째 정규작 <Delta Kream>은 데뷔이래 지속해서 추구해온 지향점이자 그들만이 시도할 수 있는 과감한 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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