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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탄생] 왜 하필 이 제목이죠? (8)

<월간 채널예스> 202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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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장소, 등장인물들이 모두 다른 사진들의 깊은 이야기를 한데 모을 수 있는 제목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이렇게나 다양한 사진들이 각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제목으로 이어졌다. (2021.04.12)

언스플래쉬


『사진이 말하고 싶은 것들』

김경훈 지음 | 시공아트 

처음 책의 기획안을 쓸 때 정해야 하는 것들 중의 하나가 책의 ‘가제’인데, 원고의 첫 느낌만을 보고 정하는 제목이라 말 그대로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김경훈 로이터통신 사진기자님과 첫 책 『사진을 읽어 드립니다』를 나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두 번째 책 작업을 시작하면서 떠오른 가제가 바로 사진이 말하고 싶은 것들’이었다. 시대와 장소, 등장인물들이 모두 다른 사진들의 깊은 이야기를 한데 모을 수 있는 제목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이렇게나 다양한 사진들이 각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제목으로 이어졌다. 책이 마무리될 때쯤 여러 다른 제목들도 후보에 올랐지만, ‘사진이 말하고 싶은 것들’만큼 어울리는 제목이 없었으니 역시 첫 느낌이 중요함을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 한소진(시공아트)



『죽으려고 살기를 그만두었다』

허새로미 지음 | 봄알람 



‘죽으려고 살기/를 그만두었다’는 뜻이다. 오랫동안 ‘언제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살던 저자가 가정을 떠나고 친구들을 만나며 살려고 살게 되는 이야기다. 언제든 가방 하나 들고 어디로든 떠나겠다고 하던 그가 비로소 잘 살아보겠다고 가구를 들이고 집을 돌보기 시작하는 부분을 처음 읽으며 전율했고 그 챕터에 ‘죽을 생각으로 살기를 그만두다’라는 제목을 붙였다. 책의 핵심이라 여겨 제목 안으로 냈고 중의적으로 읽히지만 표지에 행갈이를 해서 본의를 전달하자는 제안도 저자가 재미있게 여겨주어 결정되었다. 출간 직후 생각보다 “그래서 죽었다는 건가” 하는 반응이 많아서 제목 실패인가! 하고 하룻밤쯤 가볍게 잠을 설쳤으나 리뷰가 늘면서 오해는 풀리고 있는 듯하다. 약칭 ‘죽살그’도 마음에 든다. 저자는 죽살그하고 잘 살아가고 계십니다! 이두루(봄알람)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인디고 서원 지음 | 궁리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의 문을 두드린 지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문을 열고 들어가던 순간, 책들이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던 그 첫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매해 한 권씩은 꼬박꼬박 함께 책을 만들어왔는데, 그간의 책제목들을 살펴보면 인디고 서원의 청소년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온 가치들을 한눈에 조감할 수 있다. 이번 책에서는 지난 1년간 코로나19 상황을 경험한 청소년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함께, 그들이 어떻게 이 사회를 바꿔 나가고 싶은지 씩씩한 포부를 들을 수 있다. 김현숙(궁리)



『일본의 굴레』

R. 태가트 머피 지음/윤영수, 박경환 옮김 | 글항아리 


사실 원서 제목 그대로다. 그런데 약간 사연이 있다. 원제는 Japan and the Shackles of the Past로 직역하면 ‘일본과 과거의 족쇄’다. 그래서 편집 중일 때는 ‘일본의 족쇄’라고 불렀다. 그런데 단어의 어감이 좀 거칠고 강압적인 느낌이라 최종적으로는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자께서 ‘굴레’라는 단어를 제안해주셨다. ‘족쇄’의 강제성에 비해 굴레는 벗어날 수 있는데도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 스스로를 얽어매는 느낌이 있어서 책 내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일본이여! 굴레에서 벗어나길! 강성민(글항아리)



『더 이상 웃어주지 않기로 했다』

최지미 지음│카시오페아

브런치에서 작가님의 글을 처음 접하고 ‘그들에게 더 이상 웃어주지 않겠다’라는 가제가 떠올랐다. 여성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가장 보편적인 이 감정을 제목과 부제에 고스란히 녹여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출간 과정에서 ‘웃어주지 않는다’라는 기존 메시지를 살리는 제목으로 ‘정말 많이’ 구상했고, 그중에서 가장 입에 붙고 단호한 다짐으로 비치는 지금의 제목을 선택하게 됐다. 이 제목이 누군가의 마음을 시원하게 대변해주는 한 문장이 된다면 가장 좋겠다. 그리고 이 제목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진다영(카시오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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