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의 추천사] 문학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

작가의 추천사 (4) – 박상영 편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유쾌하게 웃다가도 문득 서글퍼지는 순간, 박상영의 추천사를 찾아 다짐해보자. “오늘 밤은 한 권 읽고 자야지.” (2020.05.12)

작가의추천사.jpg

 

 

<채널예스>가 매주 수요일 ‘작가의 추천사’를 연재합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추천한 책을 살펴보고, 추천사의 묘미를 전합니다.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생각했지만 매번 치킨을 주문하고 마는, ‘대도시’를 살아가는 당신이라면, 박상영의 소설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의 추천사 역시 생활의 멈칫하는 순간들에 필요한 책을 권한다. “불편한 사람들과 둘러앉아 있는 것보다 기꺼이 혼자 밥 먹는 것을 택할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혼밥생활자의 책장』 ) “마음의 감기 때문에 자꾸만 기침이 나올 때, 나는 송지현 소설 속 인물들을 떠올리곤 한다.”(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 유쾌하게 웃다가도 문득 서글퍼지는 순간, 박상영의 추천사를 찾아 다짐해보자. “오늘 밤은 한 권 읽고 자야지.”

 

 

박상영 작가의 추천사

 

『아이젠』
  김남숙 저 | 문학동네

 

 

800x0.jpg

                                                                  

 


“사랑과 고통은 한몸이다. 사랑의 시절이 빛났던 만큼 더없이 깊은 절망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김남숙의 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를 갈망했던 순간들뿐만 아니라 상처받고 미워하고 심지어 증오하게 되는 순간조차도 찬란하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때문에 우리는 그녀의 소설을 통해 사랑의 뒤통수가 고통이며, 고통의 뒤통수가 곧 사랑이라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녀의 소설을 읽는 동안 나는 슬플지언정 외롭지는 않았다. 아니, 실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이런 고독을 이해받고 있다는 착각까지 해버리고야 말았다. 어쩌면 그 착각이야말로 문학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외롭지 않을 권리』
 황두영 저 | 시사IN북

 

 

800x0 (3).jpg

                                                           

 


“비혼과 혼자살기가 한철 유행이 아닌 일상이 된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족'은 어딘가 모르게 거추장스러운 단어가 되어버렸다. 황두영의 『외롭지 않을 권리』 는 영화와 드라마, 기사와 문학을 유쾌하게 오가며 우리 사회에 존재해온 ‘핵가족적 낭만주의’를 투명하게 보여준다. 정신없이 빠져들어, 가끔은 낄낄대며 『외롭지 않을 권리』 를 읽다보니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생활동반자법’이 1인 가구인 내 삶에, 나의 행복에 가장 필요한 제도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대로 혼자 늙어죽는 것은 아닌지 밤이면 밤마다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당신에게 황두영의 『외롭지 않을 권리』 는 최적의 안정제이자 최고의 해법이 되어줄 것이다.”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이주란 저 | 문학동네

 

 

800x0 (2).jpg

                                                                

 

 

“삶의 어떤 문제는 해소되지 않은 채 영영 흔적을 남기고, 그런 문제 앞에서 우리는 누구나 몸을 움츠리기 마련이다. 이주란의 소설은 모퉁이를 돌아서면 마주하게 될 감정이 두려워, 결국에는 주변을 빙빙 돌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함부로 무엇을 알고 있다고 단정하지 않고, 한 발짝 물러서서 고통을 그저 바라볼 줄 아는 이주란의 소설을 나는 사랑한다.”

 

 

『우리는 무지개를 타고』
  보배 | 아토포스

 

 

800x0 (1).jpg

                                                             

 

 

“저자 보배와는 리뷰어와 작가로 처음 만났다. 당시 책 한 권도 내지 않은, 그야말로 ‘생신인’이었던 내 단편소설의 리뷰를 써준 곳이 무지개책갈피였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퀴어문학을 소개하는 플랫폼, 그곳에 망라된 수많은 국내외 퀴어문학 작품들 사이에 내 소설이 있는 것을 보며 묘한 짜릿함을 느꼈다. 내 소설이 누군가에게 읽히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실은 많은 소수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써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 책은 일견 여성이자 퀴어인, 한국 사회에서 소수일 수밖에 없는 정체성을 가진 저자의 한없이 개인적인 고백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적인 그 고백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나 역시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세상을 감각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세상에 고통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글을 쓰고 읽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을 얻고야 만다. 나는 감히 이렇게 말해본다. 이 책은 소수자들에게 한없이 가혹한 ‘연민과 혐오의 세계’를 넘어, 사랑과 연대의 길로 나아가게 만들어줄 마법 같은 책이라고.”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윤주

좋은 책, 좋은 사람과 만날 때 가장 즐겁습니다. [email protected]

오늘의 책

우리 중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넬레 노이하우스 신작. 어느 날 한 소녀의 시신이 발견되고, 그녀의 엄마에게 사적 제재를 제공하는 한 단체가 접근한다. 강렬한 서사와 반전 속에 난민, 소셜미디어 등 현대 사회 문제를 녹아낸 노련미가 돋보인다. 그 끝에는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 곱씹게 될 것이다.

시간을 사고파는 세상이 온다면?

시간 유전자를 이동하는 기술이 발견되어 돈만 있으면 누구나 시간을 살 수 있게 된 미래. 타임 스토어를 중심으로 영원한 생명을 꿈꾸는 자들의 흉악한 음모와 그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아이들의 아슬아슬한 추격, 그리고 삶의 빛나는 가치를 이야기한다. 『열세 살의 걷기 클럽』 김혜정 작가의 신작.

경제의 중심에는 금리가 있다.

국제금융 최전선에서 활약한 조원경 저자의 신간. 금리가 경제와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자산 가치 증대와 리스크 관리에 필수적인 금리 이해를 돕기 위해 예금, 대출, 장단기 금리 등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여 금리와 경제의 상관관계를 설명해 주는 책.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안효림 작가 신작. 화려하고 영롱한 자개 문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부모의 맞벌이로 홀로 많은 시간을 보내던 아이가 신비로운 자개장 할머니와 함께 자개 나라를 모험하며 희망과 용기를 되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진정한 보물은 가족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이다.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