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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테인먼트의 세대교체, ITZY(있지) 예지
K팝의 넥스트 제너레이션
예지는 타고난 재능과 성실한 연습 과정의 성과가 드러나는 파워풀한 움직임으로 무대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K팝 산업의 미래를 얘기할 때, 예지는 빼놓아서는 안될 중요한 플레이어다. (2020.04.02)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 전문 저널리스트 박희아가 아이돌 한 명 한 명의 매력을 소개하는 <박희아의 비하인드 아이돌>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지난해에 내놓은 걸그룹 있지(ITZY)는 같은 소속사 선배 그룹인 트와이스와 전혀 다른 이미지를 지녔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강조했던 트와이스가 2015년에 데뷔한 이후로 4년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걸그룹에 기대하는 이미지가 변했고, 다양한 여성상을 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난 변화다. 그리고 이런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있지는 다시 한번 “나는 나야”라는 메시지를 강조한 ‘WANNABE’를 들고나왔다. 데뷔곡인 ‘달라달라’부터 ‘ICY’, ‘WANNABE’에 이르기까지 세 개의 곡은 반복되는 하나의 캐치프레이즈로 팀의 색을 각인시킨다.
이 캐치프레이즈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 있지의 리더 예지가 도입부를 맡는다. 하지만 지금 예지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운 좋게 얻은 영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있지의 안무는 팔다리를 과격하다시피 움직이는 동작으로 구성돼 있다. 소위 ‘여성미’를 강조한 안무보다 기존에 보이그룹의 안무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난기와 에너지 넘치는 동작들도 계속 눈에 띈다. 앞서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먼저 데뷔한 스트레이 키즈의 멤버 선정 과정을 담은 Mnet ‘스트레이 키즈’에서 여자 연습생 2팀을 이끈 예지에게 달린 자막은 ‘댄스 연습 중 남다른 아우라로 존재감 뽐내는 연습생’이었다. 여자 연습생 2팀에서 그는 연습생들을 리드했고, 박진영에게는 “굉장히 정확하게 추는데 그게 굉장히 파워풀하다. 제일 중요한 건 거기서 자기 느낌을 듬뿍 담아서 춘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떠올리면 예지에게 주어진 자리는 재능있는 사람에게 주어진 포상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날카로운 인상을 강조한 메이크업에 ‘GORE-TEX’라는 타이포가 크게 새겨진 팬츠를 입고 JYP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도전을 대변하기 시작한 예지에게 도입부의 원숏은 마냥 기쁠 수만은 없는 순간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예지언니가 시범 보여주면 따라 할래.” 과거 연습생 시절에 예지에게 다른 연습생이 조르듯이 했던 말은 그가 팀에서 맡고 있는 역할의 무게를 상기시킨다. 있지가 다른 걸그룹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예지는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을 팀의 색채로 대변하는 중심축이 된다. 그리고 트와이스와 다른 팀을 만들어내려고 한 JYP엔터테인먼트의 시도는 무대 위를 힘있게 활보하는 예지를 통해 설득력을 얻는다. 유머러스하지도, 유려한 말솜씨를 뽐내는 사람도 아니지만 타고난 재능과 개성 있는 외모로 그는 JYP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 K팝 산업을 이끌어갈 넥스트 제너레이션이 등장했다는 설렘을 선사하는 인물이다. 처음으로 등장해 있지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이내 다른 멤버들에게 어떤 매력이 있는지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리더. 그리고 다른 멤버들이 각자의 파트에서 매력을 뽐내는 동안, 예지는 여전히 타고난 재능과 성실한 연습 과정의 성과가 드러나는 파워풀한 움직임으로 무대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K팝 산업의 미래를 얘기할 때, 예지는 빼놓아서는 안될 중요한 플레이어다. 이런 사람을 응원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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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웹진 IZE 취재팀장. 대중문화 및 대중음악 전문 저널리스트로, 각종 매거진, 네이버 VIBE, NOW 등에서 글을 쓰고 있다. KBS, TBS 등에서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예능에 관해 설명하는 일을 했고, 아이돌 전문 기자로서 <아이돌 메이커(IDOL MAKER)>(미디어샘, 2017), <아이돌의 작업실(IDOL'S STUDIO)>(위즈덤하우스, 2018), <내 얼굴을 만져도 괜찮은 너에게 - 방용국 포토 에세이>(위즈덤하우스, 2019), <우리의 무대는 계속될 거야>(우주북스, 2020) 등을 출간했다. 사람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