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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주인의 추천] 초원서점 장혜진 대표 -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월간 채널예스> 2020년 2월호 책방지기가 잘 팔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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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함께 감상하는 모임도 진행 중이다. ‘듣는 밤’ 시리즈는 매달 예술가 한 명을 선정해 음악, 영상, 책을 통해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본다.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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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초원서점은 음악 전문 책방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은한 조명과 아날로그 분위기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장혜진 대표는 책방을 단순히 지식을 쌓기보다, 음악을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손님들은 이곳에서 새로운 음악을 듣고 취향을 넓히거나, 숨은 사연을 읽으며 음악을 다각도로 감상한다.


음악을 함께 감상하는 모임도 진행 중이다. ‘듣는 밤’ 시리즈는 매달 예술가 한 명을 선정해 음악, 영상, 책을 통해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본다. 또 클래식 음악 도서에 실린 음악을 한 곡씩 듣고 매달 감상을 나누는 모임도 진행된다. 서점에 가면, 책방지기가 직접 선곡하는 배경음악도 놓치지 말자. 이국적이면서 편안한 음악이 마치 서점의 별책부록 같다.

 

‘초원서점’의 콘셉트를 소개해주세요.


초원서점은 (음악으로 책장을 여는 곳)이다! 음악 서점이라는 개념이 낯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음악을 공부해야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고요. 물론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음악 서적은 새로운 음악을 만나 취향을 확장시킬 수도 있고 음악 속 숨겨진 사연을 통해 음악을 조금 더 다양한 각도로 듣는 ‘재미’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음악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음악을 읽음으로써 음악 속 사람들의 웃음을 눈물을 사랑을 역사를 읽게 되지요. 그러니까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읽는 일입니다. 그런 낯선 재미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초원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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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을 운영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언젠가 중년의 남자분이 서점에 들어오셔서 서가를 구석구석 둘러보시고는 클래식 음악가 책 한 권을 고르셨습니다. 근처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지나가다 궁금해서 들어왔다며 책 제목이 안 보이게 봉투에 넣어달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왠지 좀 쑥스러워서"라고 덧붙였는데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게 쑥스럽다는 뜻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하긴 좀 외람되지만 그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한 권의 책을 사 가는 손님의 용기(?)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더라고요.


과연 현장에 가서 그 책을 잘 숨기셨을까. 혹은 들켜서 얼굴이 빨개졌을까. 집으로 돌아가서 얼마나 읽고 그 음악은 얼마나 들으셨을까. 아주 사소한 기억인데 이상하게 가끔 생각이 나요. 음악 서적을 굉장한 취미로 각 잡고 읽는 게 아니라 그렇게 생활 속에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제 바람과 닿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책방이 진행한 재미있는 행사나 책 모임이 있었다면, 짧게 소개해주세요!


올해부터 시작한 ‘듣는 밤’ 시리즈입니다. 매달 한 음악가를 선정해 그의 음악 세계와 삶을 음악, 영상, 책을 통해 만나보는 시간인데요. 1월 톰 웨이츠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한 권의 책으로 1년간 음악을 만나는 모임도 시작합니다. 클래식 음악 도서 속 음악을 매일 한 곡씩 각자 듣고 한 달에 한 번 만나 감상을 나누며 숨겨진 뒷이야기를 더 들려드리는 모임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다른 도서들도 소개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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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분위기를 잘 드러내는 BGM 하나 추천 부탁드려요!


단 한 곡이라니! 너무 어렵군요. 음악 서점이다보니 음악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다만 책을 읽는 공간이기 때문에 독서에 방해가 될 정도로 가사가 너무 명확하거나 비트가 센 음악들은 되도록 지양하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 추천할 곡은 Seth Ford Young의 <Gnossienne #1>입니다.  LA 출신 베이시스트이자 작곡가, 보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에릭 사티의 곡을 자신만의 색깔로 연주한 곡입니다. 초원서점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음악들을 들려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조금은 이국적이고 신비스러우면서도 편안한 음악들을 주로 선곡합니다.


책방지기의 선택

 

예술가라는 특권과 자기기만에 빠진 많은 음악가들의 삶에 신물이 날 때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을 읽습니다. 믿을만한 어른이 없는 시대에 염증이 날 때도 그렇고요. 인간과 음악가, 열정과 성찰 사이 균형을 찾기 위해 평생을 노력한 거장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이 시인 ‘앤드루 하비’와 바다가 보이는 목조 가옥에 앉아 나눈 기품있는 대화입니다. 에단 호크가 감독한 영화와 함께 보셔도 좋습니다.

 

 

 

* 초원서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488-15 1층
영업시간 금~일요일 오후 1시~9시 / 월요일 오후 1시~8시
전화번호 02-702-5001
이메일 [email protected]
인스타그램 @pampaspaspas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시모어 번스타인, 앤드루 하비 공저 / 장호연 역 | 마음산책
유년기 유대인 아버지와의 극심한 갈등부터 한국전쟁 참전, 연주자로서의 데뷔, 스승과의 갈등, 고민 끝의 은퇴, 교습법에 매진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아흔 해 인생을 빼곡히 채운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돌아보는 회고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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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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