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만의 콘셉트를 고민해요 - 문학과지성사
<채널예스> 인친소 12편 : 문학과지성사 (@moonji_books)
일단 ‘보게 하자’를 목표로 해요. 손가락으로 피드 화면을 내리다가도 저희 콘텐츠에 시선이 머물렀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2019.10.29)
문학과지성사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남다른 콘셉트’가 있다. 게시물 하나 하나에 책의 느낌을 살리기 위한 고민이 담겼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빛의 과거』 를 영상으로 표현한다면? 그 결과, 레트로한 감성의 옛날 TV에 소설가의 문장들이 흘러가는 티저 영상이 탄생했다. 더 많은 독자들이 책 읽어주는 작가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를 즐기게 하려면? 그렇게 늦은 밤 잠 못 이루는 독자들을 위한 ‘문지 ASMR’이 나왔다.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모범답안’을 내놓는 문학과지성사 계정. 그 특별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4만 팔로워 돌파를 축하합니다! 계정을 만드시게 된 계기와 콘셉트를 소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팔로워분들이 남겨주시는 축하 댓글을 보며 매일 행복해하고 있어요. 제가 2018년 입사 당시 팔로워는 1만 5천 정도로 꽤 높은 편이었고 이미 계정은 존재했어요. 다만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보다는 공지 창의 느낌이 강했어요. 그래서 게시물 유형의 수를 늘리고자 시리즈 콘텐츠를 만들었고 노출 시점의 규칙성, 친근함 확보에 가장 신경을 썼어요.
카카오톡 대화로 재구성한 박솔뫼 소설가가 진행한 한유주 소설가 인터뷰
카카오톡 대화로 재구성한 인터뷰나, 책에 어울리는 배너 디자인이 기발하고 재미있었어요. 디자인을 직접 하시는 건가요?
행사 공지 배너를 제외하고는 직접 하고 있어요. 대단한 노하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일단 ‘보게 하자’를 목표로 제작을 시작해요. 유사 채널도 많고 피드는 넘쳐나는데 손가락으로 화면을 내리다가도 저희 콘텐츠에 시선이 머물렀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언급해주신 카카오톡 대화 인터뷰는 일단 한유주 작가와 박솔뫼 작가가 나누는 대화 도입부가 너무 친근하고 신선했어요. 딱딱한 인터뷰 느낌이 아니었던 터라 담당 편집자에게도 “어떨까요?” 하고 의견을 드렸고 흔쾌히 수락되어 제작했습니다.
레트로한 『빛의 과거』 티저 영상 이 감각적이에요. ‘이 책은 영상으로 홍보해야겠다’ 하는 계기가 있었나요?
출간 전에 담당 편집자가 공유해주는 원고나 콘셉트 등을 듣고 결정하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빛의 과거』 는 ‘1977년’이라는 키워드가 명확했고 표지도 레트로한 느낌으로 좁혀지고 있었어요. 『빛의 과거』 뿐만 아니라 출간 전, 티저 영상을 제작할 당시에는 대부분 표지가 확정이 아니다 보니 표지 이미지를 활용한 홍보보다는 책 속 문장을 활용해요. 책의 핵심 문장이나 홍보 카피, 그리고 저자명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운영하시면서 가장 일할 맛 났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문지asmr 시리즈 를 제작하고 노출했을 때 독자분들의 피드백을 즐겁게 보고 있어요. 제작 방식은 까다롭지만 업로드 때마다 반응이 좋은 게시물인데요. 댓글은 물론이고, 인스타그램 인사이트만 확인해도 ‘저장’ 수가 늘 높더라고요. 아마 낭독회나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도 좋아하는 작가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팔로워분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지점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낭독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문장에 오롯이 집중하기에는 음성이 제격인 것 같아요. ‘문지asmr’이라는 타이틀은 문학팀 선배랑 수다를 떨다가 나온 타이틀인데 앞으로도 꾸준히 업로드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작가가 직접 낭독하는 #문지asmr
요즘 가장 재밌게 보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추천해주신다면요?
영화나 매체, 혹은 브랜드 마케팅을 잘하는 기업의 채널들을 많이 보고 있어요. 재밌게 보고 있는 채널은 홈플러스의 창고형 온라인마트 ‘홈플러스더클럽’의 홍보 채널, ‘소비패턴( @theclub_homeplus )’ 입니다. 분명 제품 홍보인데 이미지에 카피조차 없어요. 오히려 그 제품을 반복적으로 배치한 사진으로 시선을 단번에 끌어요. 제품의 금액이나 구성 등을 드러내지 않는 재미난 텍스트로 끝까지 읽게 만들죠.
『소년이로』 미리보기 게시물
이 책은 내가 홍보하지만 참 좋다 하는 책을 1권 추천해주세요.
편혜영 작가의 『소년이로』 입니다. 올해 5월, 인스타그램 스토리랑 ‘미리보기’ 게시물 로 연재를 진행하느라 단편 하나하나를 천천히 들여다봤어야 했는데 매회 작업할 때마다 즐거웠어요.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는 10장 한정이기도 하고, 미리보기는 궁금한 지점에서 딱 끝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재밌는 부분이 워낙 많아서 끊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아마 책을 읽어본 독자분들도 같은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소년이로편혜영 저 | 문학과지성사
자신 앞에 놓인 사건 사고들의 원인을 추적해가는 과정에서 인생에 드리웠던 장막이 조금씩 걷히고 숨겨져 있던 진실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작가가, 아니 삶이 만들어놓은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을까.
좋은 책, 좋은 사람과 만날 때 가장 즐겁습니다. [email protected]
<편혜영> 저11,700원(10% + 5%)
한국형 서스펜스의 최선두에서 끝없는 도약을 일궈온 편혜영의 소설집 『소년이로少年易老』가 문학과지성사에서 발행됐다. 작가의 열번째 책이자 다섯번째 소설집으로, 『밤이 지나간다』(2013) 이후 6년 만에 그간의 단편소설들을 묶었다. 이번 소설집에는 『뉴요커The New Yorker』에 게재되면서 한국 문학의 세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