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인문 MD 손민규 추천]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죽음의 에티켓』, 『죽음의 부정』 ,『죽음과 죽어감』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음은 의심할 나위 없지만 내가 걸을 일은 절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곧 죽을 거라는 사실에 그토록 부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2019. 10. 29)
제목 그대로,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모두 죽지만, 나만은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고 있죠. 실제로, 자신의 죽음을 우리가 경험할 수 없고요. 죽음을 겪을 수는 없으나, 모두가 죽어가는 과정은 느낍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죽음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죽음이 병원에서 이뤄지는 현대사회 구조상, 죽음을 연습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요.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다른 사람의 죽음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알려주는 책을 통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죽음의 에티켓』 (롤란트 슐츠 저 | 스노우폭스북스)
네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 각각의 죽음을 소개하며 죽음의 과정을 이야기해줍니다. 5살에 암으로 죽음을 맞이한 어린 아이, 인생 샷을 찍겠다며 건물 난간에 올랐던 29살 청년, 요양원의 80세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에 둘러싸인 채 집에서 죽음을 맞이한 당신.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서술 방식입니다. ‘나, 그리고 당신’이라는 화법으로 독자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우리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우쳐줍니다. 저자가 이렇게 쓴 이유는, 죽음을 나 자신이 겪는 사건으로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죠.
이제 죽음은 무엇인가 추상적인 것이 돼 버렸습니다. 현대에 들어와서 사람들은 죽음을 마치 미지의 우주처럼 대합니다. 죽음은 의심할 나위 없지만 내가 걸을 일은 절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곧 죽을 거라는 사실에 그토록 부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28쪽)
『죽음의 부정』 (어니스트 베커 저 | 한빛비즈)
인간이 왜 죽음을 두려워하고 외면하고 싶어하는지를 철학,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죽음학 고전입니다. 저자 자신이 암 진단을 받고, 죽음과 대면하는 과정에서 쓴 책이죠. 단지 개인의 죽음만을 다루지 않고, 죽음을 부정하려는 욕망이 영웅을 갈구하는 집단 심리로 이어지고, 이 집단 심리가 전쟁과 같은 폭력으로 귀결되는 문명사 차원의 분석을 시도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적 영웅 체제는 영웅주의를 위한 길, 우리가 따르는 길, 우리가 남을 만족시키고 (남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자신을 빚는 길을 닦는다. 우리는 내면의 비밀을 다듬지 못하고 그것을 숨기고 잊어버리며 순전히 외적인 인간이 되어 우리가 우연히, 또는 가족 관계나 반사적 애국심이나 단순한 식욕과 생식 충동으로 인해 빠져들게 되는 표준화된 영웅 놀이를 성공적으로 해낸다. (150쪽)
『죽음과 죽어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저 | 청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입니다. 정신의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오랜연구 끝에 부정과 고립, 분노, 협상, 우울, 그리고 수용 등 ‘죽음의 5단계’를 처음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책은 삶의 마지막을 직시하라고 말합니다.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평온한 인간의 죽음을 지켜보자면 떨어지는 별이 떠오른다. 광활한 하늘에서 반짝이던 수백만 개의 별들 중 하나가 짧은 순간 확 타오르다가 이내 끝없는 어둠 속으로 영원히 사라진다. 죽어가는 환자의 곁을 지키는 치료사가 된다는 것은 이 광활한 인류의 바다에서 개별 인간의 고유함을 우리에게 일깨우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유한함, 우리 삶의 유한함을 우리에게 일깨우는 것이다. 우리 중에 70세를 넘기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대부분 독특한 일대기를 살고 우리 자신을 인류 역사라는 직물에 짜넣는다. (439쪽)
『어떻게 죽을 것인가』 (아툴 가완디 저 | 부키)
글 잘 쓰는 의사 아툴 가완디의 죽음론입니다. 그 누구보다 죽음 현장에 자주 있는 직업이 의사죠. 죽음에 무뎌질 법 하지만, 모든 죽음에 대해 인간적으로, 의사로서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특히 그는 이 책에서 현대의학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강도 높게 비판합니다. 생명을 연장하고 질병을 공격적으로 치료하는 데 집중하면서, 노년의 삶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서는 덜 관심을 기울였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죠.
현대화가 강등시킨 것은 노인들의 지위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개념 자체였다. 현대화는 사람들에게 - 젊은이와 노인 모두에게 - 더 많은 자유와 통제력을 누리는 삶의 방식을 제공했다. 거기에는 다른 세대에게 덜 묶여 살 자유도 포함되어 있다. 노인들에 대한 존중은 없어졌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젊음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독립적인 자아에 대한 존중으로 대체된 것이다 (43~44쪽)
죽음을 의미 없는 것으로 느끼지 않게 할 유일한 길은 자신을 가족, 공동체, 사회 등 더 큰 무언가의 일부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지 않을 경우,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그저 공포로 다가올 뿐이다. (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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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모아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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