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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으로 파격 변신한 배우 윤소호

<월간 채널예스>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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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에는 헤드윅이 조금 어색했어요. 그런데 배우들은 그 변화라는 작업을 즐겁게 해야 하는 것 같아요. (2019. 10.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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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국내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헤드윅>  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다른 무대에서 보기 힘든 남자배우들의 과장된 메이크업과 거북스러운 옷차림에 관심이 쏠리거나 그 때문에 관람하기 불편할 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결국은 여자도 남자도 아닌 헤드윅의 삶, 한 사람의 깊은 상처와 고통, 방황과 아픔을 만나는 무대다.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의 <헤드윅>  이 롱런하는 비결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헤드윅의 외적인 모습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배우에 따라 연출적인 노선이 정해지고, 의상이나 가발, 메이크업도 달라지는 만큼 공연 때마다 어느 배우가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의 헤드윅으로 변신할지 기대를 모으게 되는데, 이번 시즌 가장 호기심을 유발한 헤드윅은 ‘미소년’ 이미지가 두드러졌던 배우 윤소호 씨가 아닐까. 역대 가장 선이 길고 고운 헤드윅으로 이미 관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윤소호 씨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봤다.

 

<헤드윅>  은 많은 배우들이 하고 싶어 하면서도 섣불리 도전하지 못하는 작품입니다.


저도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이 작품을 하느냐 마느냐,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고민하는데, 못할 것 같은 이유들을 생각하면 ‘인물을 소화하기엔 아직 어린 것 같고, 힘들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사실상 혼자 끌어가는 작품이라서 부담감도 있었고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다른 작품을 고민할 때는 하지 않았던 생각들이었어요. 어떤 작품인지 알고, 어떤 배우들이 연기했는지 알기 때문에 부딪히지도 않고 겁먹고 다른 작품에 비해 훨씬 많은 생각을 한 거죠. 그런 스스로의 모습이 좀 웃겼고, 물론 작품 들어가면서는 그런 생각들을 다 버렸어요.

 

막상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요?


당연히 역할로서의 고민이었죠. 배우에 따라 이렇게 달라지는 공연도 없을 거예요, 전 세계적으로. 연습도 연출님과 일대일로 하거든요. 그 어떤 작품보다 대사를 외우는 데도 오래 걸렸고, 록뮤지컬이라서 기존에 불렀던 뮤지컬 넘버와는 다른 연습이 필요했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배우로서 준비한 걸 역할로 풀어내는 과정이었어요. 윤소호 쇼가 아니잖아요. 연기적인 부분이나 표현하는 부분에서 굉장히 어려웠고, 지금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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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본질은 아니겠지만 ‘헤드윅’이라는 인물이 갖는 외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잖아요. 따로 준비한 게 있나요?


배우마다 생각하는 헤드윅 상이 있고 체형에 맞게 의상도 제작되는데, 저는 최대한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식단 조절을 하면서 몸무게를 5kg 정도 줄였어요. 키에 비해 원래 살이 많은 체질은 아닌데, 제가 남자라서 골격이 있잖아요. 데뷔 때 몸무게로 돌아갔는데, (오)만석이 형이 ‘팔다리가 왜 이렇게 기냐’고 하세요(웃음). 제가 사진을 봐도 좀 길쭉길쭉한 것 같아요. 그런데 비주얼적으로는 어느 헤드윅이나 세기 때문에 공연에 누가 되지 않게 잘해내고 싶은 게 가장 큰 바람이에요.

 

무대에 직접 서면 더 확실히 느낄 것 같습니다.  <헤드윅>  이라는 공연이 오랜 기간 사랑받는 비결이요.

그동안 훌륭한 선배님들이 연기를 잘해주신 덕분이기도 하고, 헤드윅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라서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픔이 많은 인물이 웃으면서, 춤추고 노래하면서 자신의 삶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형식 자체가 재밌어요. 드라마나 음악적인 부분도 굉장히 잘 어우러지고요. 또 관객과 소통하는 작품이 많지만,  <헤드윅>  을 능가하는 공연은 없을 것 같아요. 살아 움직이는 듯한 밴드의 역할도 대단하고요.

 

지금까지 윤소호 씨를 봐왔던 관객들에게 헤드윅은 파격적인 변신이기도 한데요. 앞으로 또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저도 처음에는 어색했어요(웃음). 그런데 배우들은 그 작업을 즐겁게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는 변화를 보는 재미도 있으니까. 제가 올해 29살인데, 예전부터 빨리 30대가 되고 싶었어요. 또래에 비해 많은 작품을 했고 다양한 캐릭터를 만났지만, 늘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형들과 비교하면 제가 최선을 다해 표현해도 나이와 경험에서 오는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20대가 가는 게 전혀 아쉽지 않아요. 정말 열심히 살았고, 이제 좀 더 성숙한 캐릭터로 30대를 맞고 싶고, 어떤 역할이든 30대 배우로서 느낌이 많이 났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지만, 30대에 만나는 헤드윅도 분명히 다른 느낌일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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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이번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는 어떤 기분을 느끼고 싶나요?


그런 생각은 따로 안 해봤는데, 그래도 처음보다는 좀 여유로워져 있겠죠. 그 어떤 외적인 방해요소가 있더라도 굳건히 헤드윅으로서 드라마를 풀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조연출님이 최근 몇 년을 지켜보니까, 어느 배우나 두 번째 시즌에 좀 더 여유가 생기더래요. 저에게도 두 번째 시즌이 있다면 첫 시즌보다는 발전하겠죠? 그래서 이번 시즌 막공은 두 번째 시즌을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는, 마지막이면서 새로운 무대를 준비를 할 수 있는 공연이었으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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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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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제:
    • 장르: 뮤지컬
    • 장소: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 등급: 16세이상 관람가능(만 1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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