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의 세계

'일간 OOO'이 많아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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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출판과 구독 서비스가 늘어난 데는 무엇보다 다들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일 테다. 작가님들의 구독 서비스를 보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창작물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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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스플래쉬

 

 

온다 온다 하는 것들은 대개 그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온다. 2010년 초반부터 이제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가 대세가 될 거라는 말이 돌더니 이제는 '좋아요와 구독'이 '서브스크립션'을 대신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것들도 어느 순간 운전하는 사람이 없는 자동차에 타는 하루로 대신해 있겠지.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초국제업체뿐만 아니라 면대면 개인의 구독 서비스가 늘어난 걸 보면 온다고 했던 것들이 이미 왔구나 싶다. 윤종신이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시작한 게 2010년이었다. 간간히 '월간 OOO'을 제목으로 내걸고 자신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슬아 작가의 '일간 이슬아'가 생기면서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작가들의 이야기를 구독하는 방법을 상상하게 되었다. 이다 작가의 '일간 마감', 이랑 작가의 '앨리바바와 30인의 친구친구'등 점점 넓어지는 '이메일을 통한 1인 창작자(들) 결과물 구독 서비스'는 어디로 갈 것인가 생각한다.


왜 구독 서비스를 만드는 걸까. 파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의 경계가 없어지고 모두가 만들고 모두가 파는 세상이 되어서? SNS를 통해 관심은 늘어나는데 그 관심이 돈이 되지 않아서? 창작자 입장에서는 창작부터 시작해 독자들에게 전하는 일까지 책임져야 한다. 독자 입장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브랜드와 창작자를 찾아 구독해야 한다.  대형마트 옆에 열린 생산자 직거래 농장 같은 걸 보는 기분이다. 신선하고 싸고, 늘 습관처럼 들르던 마트에서 벗어나 직접 무와 생선의 신선도를 보고 살지 말지 결정한다.


플랫폼이 너무 빠르게 망하다 보니 '다시, 이메일로' 돌아가는 건가 싶을 때도 있다. 어느 플랫폼이든 독자들에게 전달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나 광고 비용을 가져간다.  어느 정도 독과점 상태가 되면 대가가 급속하게 늘어난다. 기껏 올려놓은 콘텐츠들이 서비스가 종료되기라도 하면 접근조차 되지 않는다. 창작자들이 직접 독자들을 찾아나서는데는 여러 이유가 포개져 있다.


구독 서비스가 다양해질수록 독자 입장에서는 더 재밌어진다. 내가 지불하는 비용이 온전히 창작자에게 간다는 윤리적 소비의 마음이 커지기도 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읽을 거리, 볼 거리가 생긴다고 생각하면 곳간을 채워놓은 것처럼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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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스플래쉬


 

독립 출판과 구독 서비스가 늘어난 데는 무엇보다 다들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일 테다. 작가들의 구독 서비스를 보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창작물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팔리겠어 하는 자기 검열을 잠시 내려놓고, 작게 가판을 열어 주변 사람들에게 돌리고 싶다. 창작이 전업이 아니니 구독료는 받고 싶지 않다. 돈과 시간에 먹히지 않고,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라고 무료 전단지도 뿌리면서. 세상에 콘텐츠가 넘쳐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덜 만들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나? 콘텐츠가 환경 자원도 아니고. 많으면 많을수록 필요한 독자들에게는 가 닿을 방법이 있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무엇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구독 서비스에는 강제 마감의 기능도 있을 텐데, 일단 시작해서 나한테 마감을 강제로 부여해야 하나. 그러기에는 쓸데없는 걸 남들에게 주면 안 된다는 자기 검열이 또 시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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