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일레인, 좋은 자양분의 증명

일레인(Elaine)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자신의 것을 직접 만든 선율과 진행, 그리고 보이스 칼라에 맞춰 다듬어냈고 때문에 이후의 행보를 기다리게 한다. (2019. 01. 16)

2018101208245300795d3244b4fed182172170129.jpg

 

 

 

매혹적인 음색과 맞춰 호흡을 꾸밀 줄 아는 싱어송라이터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K팝 스타 시즌 6>를 거쳐 2016년 CJ 문화재단 뮤지션 지원 사업인 ‘튠업’의 도움을 받아 제작을 시작 및 마무리한 일레인의 정규 1집은 신인의 꼬리표가 무색할 만큼, 특유의 섬세함이 자리한다. 몽환적이고 어두운 분위기 아래서 재즈적인 색채를 더해 여유로움을 쟁취하고 볼륨을 키우지 않고 줄여 부르는 보컬은 자연스레 노래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특기는 단연 음색이다. 더블 타이틀 중 하나인 「Falling」을 비롯하여 모든 수록곡은 허스키하고 고음에서 신비롭게 빠져들게 하는 보이스와 만나 흡착력을 견인한다. 여기에 직접 짜낸 악곡은 이 같은 화합의 단계를 높인다. 본인의 장점을 잘 알고,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히 체화한 탓에 「죽어도 좋아」에서는 몰래 훔쳐보는 상대와의 야릇한 상상 사이 “잠깐만”이라는 읊조림 후 숨을 밀어붙일 줄 알고, 「I want you」에서는 발음을 일부러 흘러 부르며 곡의 맛을 살린다.

 

「1 to 2」의 고급스러운 멜로디와 힘을 뺄 때 완전히 풀어버려 곡을 삼키는 소화력, 타이틀 「Psycho」의 맑고 경쾌한 피아노 솔로와 명확한 훅 라인, 음반 내에서 가장 스트레이트 한 「Untitled」의 밴드 셋의 펼쳐지는 구성으로 확언컨대, 이 첫 번째 출세작은 분명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다만 한계는 그것이 곡 단위에서 끝나버린다는 데에 있다. 스피디한 드럼과 몽롱한 사운드를 엮어 이색적인 분위기를 끌고 가는 상기한 트랙 「Untitled」 정도를 제외하고 수록곡들은 그리 큰 차이를 갖지 못한다. 목소리의 힘, 선율에 기대기에 확실히 후반 기조는 비슷한 인상에 머물고, 때문에 에너지가 떨어진다.

 

특히 피아노, 어쿠스틱 기타를 포인트로 이어지는 「Raindrops」 「취한사람」 「I apologise」의 연이은 플레이는 소포모어의 주안이 어디에 실려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죽어도 좋아」의 스캣, 「Raindrops」의 애드리브를 듣자면 곡을 느끼고 이를 발성으로 드러낼 줄 아는 음악가이나, 이번 음반은 지나치게 한 면만을 두드린다. 섬세한 보컬, 음색, 재지한 선율. 무겁고 강한 감정적 어필보단 적당한 거리 두기와 그를 통한 세련된 감상의 유도. 이 방향성이 이번 음반이 끌어안은 모든 보폭이다.

 

좋은 등장이고, 훌륭한 자양분을 지녔음을 증명했다. 자신의 것을 직접 만든 선율과 진행, 그리고 보이스 칼라에 맞춰 다듬어냈고 때문에 이후의 행보를 기다리게 한다. 관건은 다채로움이다. 소포모어에서는 더 다양한 색깔과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 강점만큼이나 적나라했던 취약점을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그의 음악 커리어 최대 과제가 아닐까.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일레인>13,400원(19% + 1%)

이국적인 보이스와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일레인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첫 번째 정규앨범 '1' 발매 데뷔 전부터 이미 광고음악, OST등은 물론2018년 방영한 화제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OST에 참여하며 이국적인 보이스로 많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일레인은 2016년도 CJ문화재단의 뮤지션..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AI, 전혀 다른 세상의 시작일까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