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뭐길래] 과.알.못이라서 과학 책이 좋아요 - 20세기소녀 편
당신이 지금 읽는 책이 궁금해요 ⑦
가장 먼저는 주제입니다. 평상시에 궁금했던 내용에 관한 신간이 나오면 목차를 살펴보고 삽니다. 그리고 저자입니다. 평상시에 좋아하는 저자들은 알림을 해놓죠. 표지가 예뻐서 책을 사는 경우는 없지만, 표지가 별로라서 책을 내려놓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2019. 01. 09)
<채널예스>가 미니 인터뷰 코너 ‘책이 뭐길래’를 매주 연재합니다. 책을 꾸준하게 읽는 독자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드립니다. 심각하지 않은 독서를 지향합니다. 즐기는 독서를 지향합니다. 자신의 책 취향을 가볍게 밝힐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갑니다.
스스로 하는,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혜연입니다. 현재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방송작가로 먹고 살았습니다. 현재는 북이십일 출판사에서 홍보기획팀장을 맡아서 온갖 잡다한 일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팟캐스트로 시작한 <책, 이게 뭐라고>를 영상, SNS까지 영역을 확대해서 책을 소개하는 통합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책, 이게 뭐라고>에서는 '20세기소녀'라고 불리고 있고요.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나요?
음, 출판사에 다닌다고 하면 책을 많이 읽는 줄 아시더라고요. 오해십니다. (웃음) 책을 많이 읽고 싶어 몸부림치지만 넷플릭스에게 영혼을 팔아버려서... 일주일에 2권 정도(일 포함) 읽으면 많이 읽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취(막 이런 단어 써도 되나요?)로 읽는 책을 소개하자면, 현재는 수면의 면면을 다룬 『수면의 과학』 과 색이 가진 역사와 사연이 담긴 『컬러의 말』 을 읽고 있습니다.
그 책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이죠?
저는 평상시에 궁금했던 주제들에 대한 책을 골라 읽는 편인데요. 제가 과.알.못이라서 그런가 과학적인 관점으로 풀어주는 책에 관심이 많아요.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는 것이 신이 납니다. 『수면의 과학』 은 제가 불면증이 좀 있어서 자기 전에 읽고 있습니다. 뇌의 어떤 구조가 수면을 일으키고 각성하게 하는지에 궁금해서요. 특히 책 중에 ‘수면부채’라는 용어와 오렉신이라는 호르몬은 몰랐던 내용이라서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근데 읽다보면 잠이 와서 아직 절반도 못 읽었어요. 이 책이 최고의 수면제) 『컬러의 말』 은 평소에 컬러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인데 가지고 있는 지식이 너무 얕아서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더 알고 싶거나 궁금한 내용은 구글링을 하며 메꿔나갑니다. 책에 모든 정보가 있을 수는 없지만 이처럼 앎에 있어서 계기나 시작이 될 수 있어 좋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색을 만들기 위해 역사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현재에도 색을 찾고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새삼 살면서 당연하다 여기고 있는 것들이 알고 보면 그렇지 않구나 싶어서 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고 있습니다.
평소 책을 선택할 때,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가장 먼저는 주제입니다. 평상시에 궁금했던 내용에 관한 신간이 나오면 목차를 살펴보고 삽니다. 그리고 저자입니다. 평상시에 좋아하는 저자들은 알림을 해놓죠. 표지가 예뻐서 책을 사는 경우는 없지만, 표지가 별로라서 책을 내려놓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책을 고를 때는 머리말과 목차를 잘 살펴보고, 가끔은 역자 후기나 에필로그를 먼저 읽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책 리뷰보다는 팟캐스트(특히 예스24가 제작하는 <책읽아웃> 꺄웃!)에서 다뤄지는 책이나 SNS에서 주목받는 책들이 무엇인지 관심이 가요.
도서 팟캐스트를 제작하면서, 책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나요?
그전까지 책은 취미 생활에 좀 더 가까워서 가벼운 마음으로 접했다면 일이 되면서부터는 무거워졌다고나 할까요? 이를테면 예전에는 책을 고를 때 ‘나’라는 존재가 먼저였는데 이제는 함께 듣고 읽는 청취자를 먼저 생각해야하니까요. 또한 읽고 싶지 않거나 제가 좋아하지 않는 책도 읽어야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런데 팟캐스트 제작을 위해 온라인 독서토론을 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혼자만의 독서로 단면만을 봤다면 요조님, 장강명님, 그 밖의 제작진들과 함께 읽으면서 타인의 생각과 의문을 통해 책을 좀 더 입체적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책 한권을 읽어도 전보다 더 깊은 독서를 하게 되면서 제가 치워버리거나 몰래 숨겨둔 저의 약한 지점들을 찾아나가면서 이렇게 말하면 너무 거대해보일지 모르지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라는 의문에 답을 하나씩 찾아가는 기분이 들어요. 제 인생에 있어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는 정말이지 큰 전환점이자 진화의 시작이 되고 있어요.
어떤 저자의 신작을 기다리나요?
신작을 기다리고 싶지만 이젠, 더 이상 신작을 만날 수 없습니다. 작년 1월에 타계하셨거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어슐러 르 귄인데, 타계 소식을 접하고 마치 빛을 빼앗긴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작가의 생명은 다해도 작품은 남아있다는 것. 빛이 남아있구나 싶어서 서글프면서도 기뻤어요. 그동안 못다 읽었던 책들을 모조리 주문하고 천천히 곱씹으며 읽고 있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작품들의 수가 꽤 되기 때문에 오래 오래 함께 하는 기분으로 책들을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책, 이게 뭐라고>에 꼭 섭외하고 싶은 작가 3명을 꼽으신다면 누구인가요?
앞으로는 굳이 ‘작가’라는 타이틀에 국한하지 않고 섭외해서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사람은 누구나 마음에 자신의 책을 품고 있다고 하잖아요. 텍스트화가 되지 않았다 해도 그것도 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책이 되면 더 좋겠지만요.
원래 꿈은 크고 원대하게 가지라고 하니까 다음 세 분을 꼽습니다. 문재인 님, 윤여정 님, 정우성 님입니다. (저 너무 꿈이 큽니까요?) 혹시라도 이 글을 읽게 되신다면 문재인 대통령님! 지난 2017년 출연해주시기로 한 약속, 잊지 않고 있어요. 꼭 약속 지켜주실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윤여정 선생님. 제가 정말 존경하고 꼭 만나 뵙고 싶습니다. 제에발 책 좀 내주셔요. 정말 진짜 아주 많이 읽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정우성 님. 책 내실 계획 없으신가요? 없으셔도 됩니다. 나와만 주세요.
수면의 과학사쿠라이 다케시 저/장재순 역 | 을유문화사
어떻게 자는가, 그리고 수면 부족으로 쌓이는 ‘수면부채’가 무엇인지 수면과 각성의 메커니즘, 불면증, 몽유병 등과 같은 수면 관련 질환과 그 원인 등 수면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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