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그녀를 봐봐

영화 <맘마미아 2>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인생의 고통도 잠깐이다. 한여름 밤의 꿈이다. 순간이라도 해도 좋으니 이런 꿈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기꺼이 달려들겠다. 감탄사 ‘맘마미아’를 연발하면서. (2018. 08. 22)

1.jpg

            영화 <맘마미아 2>의 한 장면

 


오 마이 맘마미아! 나의 특별한 감탄사가 섞인 또 하나의 특별판 추억 영화를 마음속에 품게 되었다네. 2008년 <맘마미아>가 10년 만에 돌아왔는데, 돌아온 <맘마미아 2>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보았으니, 특별할 수밖에.
 
작년 런던의 맘마미아 전용 극장에서 뮤지컬을 보았다. 중견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실력에 반하고, 그리고 관객 모두 일어나 함께 춤을 추었을 때, 이제 내 인생의 <맘마미아>는 이렇게 저장되는구나 싶었다.
 
지난 토요일 밤 9시, ‘영화의전당’ 중극장의 큰 화면으로 일반 극장보다 저렴하게 볼 수 있었던 <맘마미아 2>. 부산이었던 건 내가 집행위원장 일을 맡고 있는 <2018 책의 해> 행사가 3일간 ‘영화의전당’ 광장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해운대에 있었으나 바다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해변가도 거닐지 못한 출장이었다. 행사장에서 바닷바람을 느끼며 <맘마미아 2> 포스터를 본 순간, 바로 상영관으로 올라갔다.
 
<맘마미아 2>는 엄마 도나가 세상을 떠난 후 딸 소피가 ‘호텔 벨라 도나’를 재개장하면서 시작된다. 속편이면서 프리퀄, 도나가 어떻게 그리스 칼로카이리 섬에 정착하고 댄싱퀸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병행되며 젊은 도나-젊은 소피, 모녀의 사랑과 인생 노래가 교차 편집된다.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맘마미아>의 도나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젊은 시절 도나 역의 릴리 제임스가 영 낯설었다. 활력이 넘치고 매력 있는 배우였지만, 메릴 스트립의 인상과는 사뭇 다른. 그러다가 문득 메릴 스트립이 나타나 <My love My life>를 부르는데, 너무 좋아 소름 촥. 그리고 뮤지컬 영화의 에센스, 출연진 군무 신에서 메릴 스트립이 또 한 곡 <Super Trouper>를 부르는데 눈치 안 보고 어깨 고개 모두 흥취했다. 두 곡만으로도 충만하다. 메릴 스트립이고, 또 아바의 노래니까.
 
각본가 리처드 커티스가 그랬다지 않은가. 올 파커 감독에게 <맘마미아 2> 작업을 제안하면서 첫 번째 질문이 “아바를 좋아하세요?”. 이런 아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나. 영상으로든 무대에서든 내 가슴을 울리는 건 아바 노래. 스웨덴의 전설적인 그룹 아바의 노래가 부산 해운대의 ‘영화의전당’ 극장에서 울려퍼지고, 나는 한여름 밤의 꿈을 움켜쥐고 파도처럼 마음껏 흔들렸다.


 

2.jpg

            영화 <맘마미아 2>의 한 장면


 

<맘마미아 2>에는 악인이 한 명도 없다. 인생의 고통도 잠깐이다. 한여름 밤의 꿈이다. 순간이라도 해도 좋으니 이런 꿈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기꺼이 달려들겠다. 감탄사 ‘맘마미아’를 연발하면서.
 
딸 소피는 호텔 재개장 파티 준비를 하면서 엄마 도나의 영원한 친구 타냐와 로지를 맞이하고 엄마의 숨겨진 비밀과 추억을 들여다본다. 싱글맘 도나, 용감한 도나의 피가 흐르는 자신을 돌아본다. 때마침 도나가 자신을 임신했던 그 장소에서 자신도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 것.
 
주크박스 뮤지컬 <맘마미아 2>는 노래 편편, 따라 부를 수 있다. 가사는 정확히 모른다 해도 모두 흥얼거릴 수 있다. 관람석의 호흡이 그렇다. 영화의 완성도는 그저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다. 맘마미아니까, 아바니까, 메릴 스트립의 영화니까. Oh, see that girl! 그녀를 봐봐.
 
덧 1 : 할머니 루비는 뜬금없다지만 70세 넘은 가수 셰어의 등장이 재미짐.
덧 2 : 엔딩 자막이 다 올라간 뒤 부두 경찰의 귀여운 모습이 담긴 쿠키 영상은 웃음 쿡.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정은숙(마음산책 대표)

<마음산책> 대표. 출판 편집자로 살 수밖에 없다고, 그런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일주일에 두세 번 영화관에서 마음을 세탁한다. 사소한 일에 감탄사 연발하여 ‘감동천하’란 별명을 얻었다. 몇 차례 예외를 빼고는 홀로 극장을 찾는다. 책 만들고 읽고 어루만지는 사람.

오늘의 책

AI, 전혀 다른 세상의 시작일까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