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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파고드는 문장을 만나고 싶을 때
혼자 읽기 아까운 책(25)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하나 없다고 우울해지지 말자. 우리에겐 책이 있다. 주말에 약속이 없다고 서글퍼 하지 말자. 우리에겐 책이 있다. (2018. 01. 05.)
연말이라서 그간 안 보던 아이돌 무대를 봤다. 그래 봤자 연말 시상식이 전부지만. 여하튼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너무 모르는 것 같아서, 이를 테면 방탄소년단이 왜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지를 나는 아직까지 모르니, 공부해야 한다. 30대 중반부터 이렇게 유행을 모른다면 나는 도태될 지도 모른다. 점점 젊은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렵다. 때때로 마음을 주고 싶지만 애써 모른 척한다. 손 내미는 법 잊은 사람들과 내가 굳이……. 외롭다. 진정. 그럴 땐 책이다. 또 책이라고? 하지만 생각해보시라. 책만큼 조용한 친구가 있나? 간혹 이상한 저자들이 훈계를 늘여 놓긴 하지만, 좋은 책은 그저 나를 지켜줄 뿐이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하나 없다고 우울해지지 말자. 우리에겐 책이 있다. 주말에 약속이 없다고 서글퍼 하지 말자. 우리에겐 책이 있다.
책 제목이 뭐 이런가! 그런데, 조금만 일찍 읽었다면 ‘올해의 책’이었다. 고 김근태, 인재근 부부의 ‘검열필’ 도장이 박힌 5년간의 편지. 그들의 자녀들은 말한다. “아빠의 망설임, 두려움을 사랑한다.”
평생 지니고 싶은 문장을 너무 많이 만났다. (김병민 저, 알마)
『천천히, 스미는』을 읽은 독자라면 필히 구입한 책이다. 나쓰메 소세키 등 일본 근현대 작가 26명의
산문 41편을 엮었다. 가지런하고 간결한 목차만 읽어도 좋다. 이 책을 안 읽을 수 없게 만드니까.
(정수윤 엮고 옮김, 봄날의책)
스테디셀러는 이유가 있다. 베스트셀러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시인 김소연이 쓴 ‘마음’에 관한 사전. 내 감정을 슬며시 살펴보고 싶다면, 바로 이 책. (김소연 저, 마음산책)
책이 나오자마자 출판인들이 서둘러 구입한 책. 이문영 기자가 <한겨레21>에 연재했던 ‘이문영의 한(恨)국어 사전’을 기초로 한 책이다. ‘거울’이면서 ‘거짓’인 언어에 관한 이야기. 잘 바른 생선 같은 글들이 시선을 당긴다. (이문영 저, 후마니타스)
어쩌면 시집은 가장 늦게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다. 이 시집을 읽고 나니 더 그렇다. 등단 이후 최단 기간에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1992년생 문보영의 당선 소감을 기억한다. “시는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인 것 같다.” (문보영 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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