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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편견 속에서 고통을 겪던 10대 소녀들

『폭스 파이어』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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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활력에 가득 찼던 이상적 공동체가 과연 어떻게 외부와 마찰을 겪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내부로부터 서서히 뒤틀리게 되는지를 생생하고 힘차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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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파이어
조이스 캐롤 오츠 저 / 최민우 역 | 자음과모음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장편 소설입니다. 조이스 캐롤 오츠는 서늘하고 선명한 문체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쳐 많은 책을 발간하는 왕성한 필력과 성실함, 그리고 소재의 폭에 있어서 경탄을 하게 하는 작가 입니다. 이 책 『폭스 파이어』는 1993년 작인데 이번에 처음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책의 본문으로 들어가면 1950년대 뉴욕 주의 작은 소도시 헤먼드라는 가상의 장소를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시대의 편견 속에서 고통을 겪던 일군의 10대 소녀들이 한 데 뭉쳐 폭스 파이어라는 모임을 결성하게 됩니다. 렉스 라는 소녀가 이끄는 이 모임은 아나키스트적인 모습과 때로는 폭력도 불사하는 운동 방식을 통해서 점점 더 심각한 상황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다 어떤 부자를 납치하면서 큰 위기를 겪기도 하죠.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활력에 가득 찼던 이상적 공동체가 과연 어떻게 외부와 마찰을 겪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내부로부터 서서히 뒤틀리게 되는지를 생생하고 힘차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전자보다 후자의 부분이 이 소설에서는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데요. 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좌초한 이상주의에 대한 흔한 후일담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비 (RAIN)
신시아 바넷 저 / 오수원 역 | 21세기북스

이 책은 미국의 환경 전문 저널리스트 신시아 바넷의 저서 입니다. 신시아 바넷은 특히 물 부족 문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해 온 전문가라고 하네요.

책의 부제는 '자연, 문화, 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 입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만 비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류 역사가 비와 어떤 식으로 관련을 맺어왔는지를 다양한 주제를 통해서 폭 넓게 다루는 역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도입부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비에 대해서 가장 기초적인 사실조차도 잘 모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빗방울의 모양부터 우리가 오해하고 있거나 혹은 몰랐던 부분들이 정말 많았다는 사실을 책을 보면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을 부분 부분 읽다 보면 비와 관련한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다수 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우산이 여성적인 물건이라는 이유로 남자들에게 배척 당했다고 합니다. 그런 우산이 대중화된 계기가 몇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로빈슨 크루소>였다는 거죠. 이 소설에서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서 총 다음으로 유용하게 썼던 것이 우산이었다." 라는 구절이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소설 속에서는 우산을 만들기 위해 로빈슨이 분투하는 이야기가 나오죠. 게다가 이 책의 표지에 우산을 쓴 로빈슨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그것을 보고 사람들이 우산을 로빈슨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널리 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외에도 물에 관한 메시지도 담겨 있습니다. 미래의 세대도 써야 할 지구의 자원을 위험하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인데요. 그런 목표를 염두에 두고 물 사용과 물 오염을 줄이는 구체적인 방법도 저자는 이 책의 후반부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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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 비 (RAIN) <신시아 바넷> 저/<오수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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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스파이어 <조이스 캐롤 오츠> 저/<최민우>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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