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깊은 감정은 언제나 침묵 속에 있다
프랑스 역사학자 알랭 코르뱅의 책
이렇듯 다양한 인용을 촘촘히 담으면서도 침묵이라는 주제답게 책의 서술 자체가 결코 수다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줍니다.
침묵의 예술
알랭 코르뱅 저 / 문신원 역 | 북라이프
프랑스 역사학자 알랭 코르뱅의 책입니다. 역사학자로서 코르뱅은 특히 시간, 공간, 냄새 등의 감각적인 주제로 미시사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업적을 쌓아왔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번 책 <침묵의 예술>은 역설적으로 청각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20세기까지 침묵이라는 주제에 대해 저자가 종횡무진 누비며 직간접적 인용을 하고 있는 책입니다. 책의 발문 역시 "가장 깊은 감정은 언제나 침묵 속에 있다."라는 토마스 무어의 말입니다. 이어서 이 책의 첫 6페이지만 펼쳐봐도 발레리, 피카르트, 보들레르에 대한 3문단의 직접 인용이 있고, 에드워드 호퍼, 푸르스트, 카프카 등등 16명의 작품과 문장, 일화를 끌어들이며 침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인용을 촘촘히 담으면서도 침묵이라는 주제답게 책의 서술 자체가 결코 수다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 책에서 끌리는 대로 언급된 작품들을 상기하거나 찾아서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운 독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와 같은 작품을 흥미롭게 보셨던 분들이라면 더욱 반기실 저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플랫랜드
에드윈 A. 애벗 저 / 서민아 역 | 필로소픽
이 책은 에드윈 A. 애벗 작가의 SF소설입니다. 인간의 일반적인 감각이라든지 인식체계로는 익숙하지 않은 어떤 이질적인 세계 하나를 상상하면서 조금씩 탐색해 나가는 듯한 재미가 상당한 책이죠. 이 소설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사각형이 주인공입니다. 플랫랜드라는 세계가 어떻게 생성되었고 이어져 왔는지 사각형이 화자가 되어 설명하는 것이 1부의 내용이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후반부인 2부가 되면 서로 다른 차원 이동들을 주인공이 경험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느끼는 인식론적인 우월감 혹은 열등감 들을 무척이나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기하학적인 개념, 당대의 영국사회에 대한 풍자를 두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함께 환상소설의 고전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말하자면 기하학적인 개념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수학소설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텐데요. 하지만 화자가 말을 걸듯이 상세하게 해설하는 방식으로 소설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게 내용이 다가오는 책으로 보입니다. 이 책은 이번에 '필로소피' 출판사에서 재출간되어 나왔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발매 됐다는 것이죠. 하나는 소설 『플랫랜드』 또 다른 하나는 『주석달린 플랫랜드』 이렇게 두 종료로 발간되었는데요. 자신의 취향에 맞춰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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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