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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이 책을] 일상에 후추 팍팍! 깨 팍팍!

『하나같이 다들 제멋대로』, 『초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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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너무 인생에 미숙한 건 아닐까, 남들은 다들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시들어가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에게 어울릴 것 같습니다. 가정의 달, 어버이와 스승에게도 선물을 드리지만 역으로 자녀와 제자에게 선물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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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 안녕하세요~ 나른한 오후입니다.


지혜 : 정말 나른하군요. 미세먼지만 없으면 참 화창한 하루일 수도 있는데, 하늘 보기가 무서운 요즘입니다.


의정 : 오늘도 미세먼지 수치는 안 좋나요? ㅠ 그것도 모르고 오랜만에 날씨 좋다고 기분 좋았습니다만, 요즘에는 숨쉬기가 무섭네요.


지혜 : 최근에 미세먼지 어플을 깔았어요. 저는 어플을 거의 안 깔고 사는 사람이거든요. 어제는 비가 와서 공기가 그나마 좋더니, 지금 여의도는 '매우 나쁨: 위험합니다! 외출을 삼가세요'네요.


의정 : 외출을 안 할 수 있다면야... 하지만 출근은 해야 하죠 또르르…. 처음부터 우울한 얘기를 해 봤으니 조금 희망찬 이야기를 해볼까요? 뭐가 있으려나. 어제 처음으로 주꾸미 볶음을 해 먹었는데 맛있더라고요.


지혜 : 칼칼하고 달달한 양념이 생각나네요. 저는 어제 양념치킨을 시켜 먹었어요. 왜냐, 퇴근길에 '왜 너는 이 책을?’에 소개할 책을 읽는데, 기분이 좋더라고요. 음, 이렇게 살아도 되지 뭐, 이게 사람 사는 거지 뭐,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의정 : 양념치킨이 생각날 정도로 기분이 좋았던 책이라니요. 정말 좋은 책일 것 같습니다.ㅋㅋㅋ


지혜 : 재밌는 책은 곧 좋은 책이니까요. 좋은 책 맞습니다.


의정 : 제목은 무엇인가요?

 

지혜 : 본격 남자 망신 에세이! 만화가 권용득의 에세이 『하나 같이 다들 제멋대로』 입니다.


의정 : ㅋㅋ 표지에 걸려 있는 사람의 눈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눈으로 '하나같이 다들 제멋대로….'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혜 : 저자가 자신을 그린 거예요. ㅎㅎ 글도 쓰셨지만 표지와 일러스트도 그리셨어요. 우선 제 책은 이 정도로 소개를 마치고요. 5월 둘째 주! 의정 님께 간택 받은 책은 뭔가요?


의정 : 저는 이번에 만화를 골랐습니다. 처음 보는 작가인데 표지와 제목이 마음에 들었어요. 『초년의 맛』이라는 책입니다. 만화는 주로 웹툰으로만 보는데, 이 책도 레진코믹스에서 연재했다고 하는군요.


지혜 : 오 저도 처음 듣는 작품이네요! 저는 웹툰을 잘 안 봐서요. 그나저나 제목 정말 마음에 드네요. 사회초년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가요?


의정 : 네, 제목 그대로ㅎㅎ '맛'보다는 '초년'에 더 중점이 가 있는 작품입니다. 알바생, 신입사원, 프리랜서, 만년솔로...... 등등 미숙한 청년의 삶이 펼쳐집니다. 다들 그러실지 모르지만, 저는 이야기에 먹는 게 나오면 그렇게 좋더라고요.


지혜 : 먹는 이야기가 아니고, 이야기에 먹는 게 나오는 거군요.ㅋㅋ 그림은 어떤가요? 군침이 막 흐르나요? 저자님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도 궁금한데요?


의정 : 먹는 이야기긴 합니다ㅋㅋㅋ 하지만 다른 요리만화처럼 음식에 치중하기보다 음식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그리고 있어요. 표현 방법에 점수를 주고 싶었던 게, 흑백으로 나오다가 음식 그림이 나오면 쨘! 하고 컬러로 보여줍니다. 그림을 보는 순간, '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나요.


지혜 : 오, 그 그림 제가 꼭 봐야겠군요. 그나저나 작가님 이름이 '앵무'시던데요. 왜 '앵무'죠?


의정 : 그게...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작가 소개를 좀 해보면 1989년 부천에서 태어나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예술실험상, 병영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우수상 등을 받았다고 하네요. 작가 본인도 '초년생'의 입장에서 그린 느낌입니다. 너무 제 책 얘기만 했으니……. 지혜 님이 고르신 표지를 보니 만화가가 살림하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요.


지혜 : 아, 이 표지만 보면, 살림하는 남자의 이야기 같군요. ㅎㅎ 물론 작가님이 살림도 하는데요. 남자, 만화가, 남편, 아빠, 아들로서 사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소탈한 일상 속 에피소드를 실감나게 쓰셨습니다. 역시 만화가답게 맺고 끊는 걸 아시는 것 같아요. 글이 길지 않아서 좋고요 호흡도 매우 적절! 뒷맛이 매우 상쾌합니다. 근데 또 읽다 보면, 진한 여운도 있고. 막.. 어떤 글은 막 벅차오르고(?) 제가 애 엄마라서 그런지, 남편 생각, 아빠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더라고요. 작가님은 본인을 두고 절대 '효자'라고 말하지 않겠지만, 부모님을 참 사랑하시는구나, 생각했어요.


의정 : 흠, 대개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면 살림을 안 한다, 이런 불만이 생기지 않나요. '좋은 남편'과 '효자'를 동시에 하기 쉽지 않기도 하고요. 남편이 있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지혜 : ㅎㅎ 교집합이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아빠들 살림, 육아 정말 잘해요.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자가 더 많이 하죠. 하지만 저는! 요즘 5:5를 찍었습니다. (시어머니, 죄송합니다. 아니... 제가 죄송할 건 아니죵? ^^) 권용득 작가님이 페이스북에서 좀 유명하세요. 아내분도 만화가이신데요. 언젠가 페이스북에서 아내 분의 학춤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아, 내가 남자여도 반했겠다, 반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고 느꼈어요. (궁금하시면 찾아보세요!)


의정 : 핫, 제가 춤추고 있는 걸 반려자가 찍어서 SNS에 올리면 너무...부끄러울 것 같아요 //_// 그래도 궁금하니 찾아보겠습니다 ㅋㅋㅋ 만화가이시면서 글도 잘 쓰시다니, 부럽네요. 만화 스토리를 잘 만들어내려면 글도 잘 써야 하는 걸까요?


지혜 : 글쎄요. 글 잘 쓰는 만화가를 종종, 아니 자주 본 것 같긴 한데요. 아무래도 스토리를 짜야 하니 글도 좀 써야 아니 되겠습니까? 요즘 독자들은 그림이 조금 예쁘지 않아도 글이 재밌으면 보는 것 같아요. (물론 제 편견일 수도) 그래서 말인데요. 앵무 작가님의 필력은 어떻습니까?


의정 : 스토리를 짜는 능력이 좋습니다. 단편 모음집인데,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모태솔로 서른두 살 김여진 씨는 주변에서 하나 둘씩 결혼하고 곁을 떠나가자 불안해하다가 선을 보게 됩니다. 선자리에서 만난 남자는 고급 레스토랑의 달팽이요리를 자주 먹으러 온다는 성공한 사업가였는데요, 매운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왜 그런 걸 먹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자학하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그 날, 여진씨는 집에 돌아와 맵기로 소문난 닭발을 친구랑 먹습니다. 왜 먹냐 하면....... 그건 사서 보시길ㅋ.


지혜 : ㅋㅋㅋ 빌려서 봐도 안 되는 거죠? ㅋㅋ 아 진짜 너무 하신다. 마지막까지 기사를 읽어주는 독자 분께는 깜짝 공개, 안 되나요? 흠흠.. 그나저나 며칠 전에 댓글 하나 읽었는데요. 두 책을 왔다 갔다 소개하니까, 헷갈리신다는 독자 분이 있으셨어요. 그런데 책 한 권씩 먼저 소개하면 좀 긴장감, 재미가 떨어질 것 같기도 한데요. 의정 님은 어떠세요?


의정 : 음 그러게요. 저희가 욕심쟁이라... 한 명이 먼저 소개하고 있으면 그새를 못 참고 끼어들어서 결국 안 되지 않을까요. 하여튼 독자님, 노력해보겠습니다. 독자님 의견은 소중하니까요.
 

지혜 : ㅋㅋㅋ 의정 님께 질문 하나 드릴게요. 권용득 작가의 에세이집 카피가 '본격 남자 망신 에세이'잖아요. 이 문구의 대한 인상이 어떠세요?


의정 : 개그 중에 제일 재밌는 건 자학 개그라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짐작하기로는 작가님이 망가지는 이야기를 담아서 '남자 망신'이라고 한 게 아닐까 싶은데... 그만큼 재밌지 않을까요? 다른 남자분들에게 위로와 공감과 교육도 될 테고요ㅋㅋㅋ. 잘못 짚은 거라면 죄송합니다-.-;


지혜 : 망가지는 이야기도 들어있긴 한데요. 재밌는 건, 마누라(작가님이 아내를 마누라라고 지칭하세요)의 망가지는 모습을 더 많이 쓴다는 거죠. ㅋㅋ 표4 뒷표지를 보면 마누라 님의 글이 하나 쓰여 있어요. "남편이 자꾸 페이스북에 내 얘기를 쓴다" 저는 간혹, 아내 사랑 너무 과하게 표하는 페북 포스팅 보면, 뭐랄까. 아.. 좀 직접 하시던지 굳이 이렇게 독자가 많아야 하나? 이건 아내를 무진장 사랑하는 자신을 더더욱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싶거든요? 그런데 권 작가님 글은 그렇지 않아요. 엄청난 사랑이 보이긴 하는데도 낯간지럽거나 보기 싫지 않아요. ㅋㅋ 이 농도가 진짜 중요하거든요.


의정 : ㅋㅋㅋㅋ 아, 재밌네요. 자꾸 마누라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니. 아내 분도 어느 정도 싫지는 않으니 별말 않는 거겠죠? 책에 작가님이 페북에 올린 글도 포함되어 있나요?


지혜 : 그쵸. 그것도 그렇고 서로 작가니까.ㅎㅎㅎ 이야기 소재 차원에서 받아들여주는 게 아닐까요. 네, 페북에 올린 글을 추린 책이에요. 근데요! 제가 정말 꼭 소개하고 싶은 문장이 있어요. 2분만 빌려주세요.


의정 : 네네 얼마든지요ㅋ 자리 깔아드리겠습니다.


지혜 : 권 작가님 어머니 이야기인데요. 너무 멋있으신 것 같아요.

 

내 일로 축하를 받을 만한 경사가 생기면 어머니는 기뻐하면서 마누라의 안부까지 꼭 챙기신다. "아람이는? 아람이 일은 잘되고? 그리고 매번 같은 말씀을 덧붙인다. "니가 행복하다고 아람이까지 행복한 건 아니다." 네가 아무리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성공을 하더라도 네 마누라까지 행복할 일은 아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너나 기분 좋을 일이다, 착각하지 마라 대충 그런 의미의 말씀이다.

 

의정 : 끄덕끄덕. 자신이 행복하다고 배우자까지 행복한 건 아니죠. 어머니가 진짜 멋있으시네요. 짱짱-_-b


지혜 : 쿠쿠, 진짜 감동입니다. 의정 님은 만약 결혼하신다면 원하는 시어머니상이 있어요? (이런 질문 해도 되쥬?)


의정 : 어...저는...외국 사시는 분이요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미래의 있을지도 모르는 시어머니!!)

 

지혜 : ㅋㅋ 역시 단호박!


의정 : 좀 멀리...멀리 사시는 분.......ㅋㅋㅋㅋㅋ 그래도 주변에서 시어머니가 반찬 챙겨주신다, 우리 집 시어머니는 간섭하지 않고 잘 살라고만 하신다, 가끔 용돈하라고 주신다, 뭐 이런 이야기 들으면 나쁘지 만도 않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보고 계십니까 미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시어머니)

 

지혜 : 예비 신랑님! 캡처 요망. 『초년의 맛』은 결혼 이야기는 안 나오나요? 선 보는 이야기 말고요~


의정 : 딱 결혼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렸을 적 붕어빵을 매개로 결혼한 커플 이야기가 나옵니다. 붕어빵처럼 따뜻하고 달달한 이야기예요. 아, 붕어빵 먹고 싶다. 저는 팥보다 예전에 잠깐 유행하다가 없어진 딸기잼 붕어빵이라든가 슈크림 붕어빵도 좋아해요. (응? 갑자기 먹는 얘기)


지혜 : ㅋㅋ 슈크림 붕어빵 좋아하시다니. 저는 호빵도 무조건 팥만 먹어요. 의정 님, 근데 커트 하셨잖아요? 훨씬 잘 어울립니다. -3살 정도 어려 보임.


의정 : 오, 시대를 역행하다니. 그 어려운 일을 제가 해냅니다.... 흠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2년에 한 번씩은 벌초하듯(?) 잘라내는데, 언제까지 시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지혜 님도 시도해보세요. 아주 가볍고 좋아요.


지혜 : 저는요. 커트는 얼굴형이 예쁜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정 님만 소화할 수 있어요!) 쿠쿠, 전 오랜만에 머리를 기르고 싶어요. 나이가 드니 단발 펌이 진정 지겹네요. 뭐 그래 봤자 긴 생머리는 안 하겠지만요.


의정 : 가끔 안 해보던 머리 스타일을 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좋더라고요. 처음 시도해보는 요리라든가, 처음에는 미숙하고 어색해도 새롭게 느껴지는 감각이 있어요. 흠흠, 그런 의미에서 『초년의 맛』을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지혜 : 5월은 가정의 달인데요. 『초년의 맛』과 가장 어울리는 독자는 누구일까요?


의정 : 자신이 너무 인생에 미숙한 건 아닐까, 남들은 다들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시들어가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에게 어울릴 것 같습니다. 가정의 달, 어버이와 스승에게도 선물을 드리지만 역으로 자녀와 제자에게 선물하는 건 어떨까요? 그러고 보니 지혜 님 책도 가정의 달에 어울릴법한 책인데요?


지혜 : 엄청 어울리는 책입니다. ㅋㅋ 30, 40대 남편, 아저씨 매우 재밌게 볼 것 같고요. 젊은 엄마, 사춘기 자녀도 즐겁게 볼 것 같아요. 평범한 내 일상에 뭐랄까 후추도 좀 뿌리고 깨도 좀 뿌리고..... 그렇게 사는 게 재밌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한테 읽어보라고 권할 예정인데요. 재밌다고 할 것 같아요!


의정 : 그런 맛, 응원합니다. 슬슬 저희는 인사해야 할 시간이네요. 오늘 저녁 메뉴는 정해지셨나요?

 

지혜 : 점심을 늦게 먹어서요. 굶을까 생각 중입니다.


의정 : 굶는 맛. ㅠㅜ 가볍게라도 챙겨 드세요. 저는 외식을 하지 않을까 합니다. 어디서든 따뜻한 저녁 보내시기를!


지혜 : 2주 후에 또 만나요. 초년은 아니지만 초년의 맛, 궁금하네요. 이번 주말은 모두들 제멋대로 보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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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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