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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타인벡,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소설가

1940년 퓰리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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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을 이은 1930년대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작가로, 사회의식이 강렬한 작품과 온화한 휴머니즘이 넘치는 작품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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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설리너스 출생으로 군청의 출납관리였던 독일계 아버지와 초등학교 교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가정이 어려워 고등학교 시절부터 농장 일을 거드는 등 고학으로 스탠퍼드대학교 생물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1925년 학자금 부족으로 중퇴하고 문필생활에 투신하기로 결심한다. 뉴욕으로 와서 신문기자가 되었으나 객관적인 사실보도가 아닌 주관적 기사만 썼기 때문에 해고되어 갖가지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었다.

 

육체노동으로 각지를 전전하다가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별장지기를 하면서 처녀작 『황금의 잔』(1929)을 발표하였다. 영국 해적 헨리 모건을 주인공으로 한 낭만적인 이야기였으나 반향이 없었다. 1930년에 결혼한 후 가난과 싸우면서 캘리포니아 농민의 이상한 생활을 주제로 한 단편집 『하늘의 목장』(1932)을 발표하였다. 이어서 한 농민의 토지에 대한 신비적인 집착을 다룬 『알려지지 않은 신에게』(1933)를 발표했지만 역시 주목을 끌지 못하고, 1935년에 『토르티야 대지』로 겨우 작가로서의 이름을 얻었다. 『토르티야 대지』는 캘리포니아 해안 연변의 마을 몬트리에 사는 파이사노의 생활을 따뜻한 유머와 페이소스를 담아 그린 작품이다.

 

이듬해 과수원의 파업을 사실적으로 그린 『승부 없는 싸움』(1936)을 쓰고, 이어서 『생쥐와 인간』(1937)의 발표로 명성을 공고히 했다. 『생쥐와 인간』은 두 노동자의 우정을 그린 작품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미국 희곡 비평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38년 자신의 소년시절을 그린 뛰어난 단편집 『긴 골짜기』를 발표했고, 이듬해 대표작인 『분노의 포도』(1933)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분노의 포도』는 기계화 농업의 압박으로 농토에서 쫓겨난 이동농민들의 비참한 생활을 변천하는 사회양상과 함께 힘차게 그리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결함을 고발하며 깊은 감명을 준다. 구성 면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작품으로, 존 스타인벡은 이 작품으로 1930년대의 대표적인 작가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이후 그의 관심이 처음으로 캘리포니아를 떠나 국외로 향해졌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인 『달이 지다』(1942)가 출판되었다. 해외여행에서 귀국한 뒤에는 『통조림 골목』(1944), 풍속 소설 『변덕스런 버스』(1947), 멕시코 민화 『진주』(1947), 공상적인 희곡 『벌겋게 타오르다』(1950) 등을 발표했다.

 

‘196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에덴의 동쪽』은 『분노의 포도』 이래의 대작이다. 남북전쟁에서 제l차 세계대전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에덴 동산을 찾아 미래를 꿈꾸는 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처음으로 존 스타인벡이 자신의 가계도 언급한 야심작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통조림 골목』의 속편인 『즐거운 목요일』(1954), 『피핀 4세의 짧은 치세』(1957) 등 가벼운 기지가 넘치는 작품이 발표되었다. 1961년에 발표된 『우리 불만의 겨울』은, 존 스타인벡이 한때 상실했던 사회와의 연대감 회복이라는 점에서 주목되었던 바 있다.

 

 

존 스타인벡 작가의 대표작

 

분노의 포도
존 스타인벡 저/김승욱 역 | 민음사

정직하게 살아가다 하루아침에 비참한 이주 노동자로 몰락한 조드 일가를 통해 참혹했던 당시 미국의 현실을 생생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소설의 배경인 1930년대 말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산업자본주의가 자리를 잡던 시기였고, 미국은 여전히 대공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일부 극소수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많은 사람들이 빈곤 속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실업자가 천만 명이 넘는 대공황 시기, 비참한 현실에 고통 받는 주인공들을 통해 스타인벡은 한 가족의 정신적 성장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사람을 죽이고 감옥에 갔던 철부지 톰 조드는 처음에는 가족을 위해, 그리고 점차 소외 받는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고 그들을 위해 앞장서 싸울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 작가는 가난에 허덕이며 절망하면서도 끝까지 인간의 존엄성만은 놓지 않으려 애쓰는 주인공들을 통해 희망의 가능성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작품으로 스타인벡은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미국의 대표 작가로 거듭난다.

 

 

에덴의 동쪽
존 스타인벡 저/정회성 역 | 민음사

'존 스타인벡 최고의 야심작'으로 불리는 작품으로 작가의 가족사를 담은 기념비적 대작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1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시간 동안 두 가문의 세 세대에 걸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에덴의 동쪽』의 배경이 된 살리나스 계곡은 작가 자신의 고향이며, 주인공 새뮤얼 해밀턴은 실제로 그의 외조부를 바탕으로 한 인물로, 스타인벡 자신이 어린아이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는 창세기에서 영감을 받아 『에덴의 동쪽』을 썼으며, 인간의 원죄라는 주제에 천착하여 그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 나아가 구원에 이르려는 끈질긴 노력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그가 "내 평생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들어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다른 책들은 이 책을 쓰기 위한 준비였다"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런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주제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팀셸(timshel)'이라는 단어로 집약된다. 히브리어로 어떤 가능성을 나타내는(Thou mayest(You may) 이 단어는 모든 것이 인간의 의지, 혹은 선택에 달려 있다는 주제의식을 뒷받침하고 있다.

 

 

통조림공장 골목
존 스타인벡 저/정영목 역 | 문학동네

오직 존 스타인벡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특별한 종류의 웃음'과 '만족감'을 가장 멋지게 구현한 소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발표된 『통조림공장 골목』은 가난하지만 순수한 이들이 만들어내는, 자본주의의 속물성과 물질문명에 물들지 않은 유토피아에 가까운 공동체적 삶의 모습을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보여준다. 스타인벡의 주요작이 지닌 특성에서 약간 비껴 있는 듯하지만, 가난한 이들의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면서 금주령, 경제공황, 제2차 세계대전 등 당시 사회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스타인벡은 생생하고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와 마냥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듯하면서도 가슴 한구석을 찡하게 만드는 스토리 속에 여전한 그의 문제의식들을 솜씨 좋게 녹여낸다. 경제 대공황 이후,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의 삶이 가장 피폐해졌던 시기를 배경으로 놀랍도록 유쾌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탄생시킨 것이다. 웃음 지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삶의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주변에 대한 관심으로 웃음을 되찾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진주
존 스타인벡 저/권혁 역/이지오 그림 | 돋을새김

『분노의 포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후 부와 명성을 얻은 스타인벡은, 작가로 데뷔하기 이전부터 관심을 두었던 문제에 눈을 돌렸다. 그러면서 급격히 산업화되어 가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의 실상에서 부와 인간, 부와 사회, 인간과 사회, 서구와 비서구의 문제를 다루는 작품들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멕시코 민화를 바탕으로 쓰인 『진주』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가장 잘 녹아 있는 작품이다. 극한의 상황에 처한 주인공 키노에게 진주는 더없이 큰 행운으로 다가왔지만, 동화 속 이야기처럼 행복한 결말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스타인벡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과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지극히 사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로써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냉엄한 '현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진주』는 인간의 숨겨진 본능이라 할 수 있는 탐욕의 실체를 집요하게 추적하여 강렬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스타인벡은 진주를 둘러싼 인간의 욕망과 고통, 희망과 절망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생쥐와 인간
존 스타인벡 저/정영목 역 | 비룡소

존 스타인벡의 초기 대표작이다. 뜨내기 일꾼 조지와 레니의 오랜 우정과 자기 땅을 사서 일구려는 소박한 꿈이 경제 대공황의 척박한 현실에 부딪혀 철저히 파괴되는 과정을 보여 주면서 짙은 여운을 남긴다. 거친 표현과 작품에서 제기되는 안락사라는 화두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학부모와 기독교 단체로부터 금서 지정 요청이 가장 많이 되는 책 중 하나로, 여전히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생쥐와 인간』은 꿈, 우정, 폭력 등 청소년기에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굵직한 주제들을 담은 고전으로 대부분의 영미권 국가에서 고등학교 문학 수업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연극의 대사처럼 군더더기 없는 대화중심의 구성과 작가 특유의 간결한 문체를 통해 사건을 박진감 넘치게 진행시키는 작품으로,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수백 회 이상 연극 무대에 올랐고 세 차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스타인벡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부드러운 온기를 나누고 싶은 바람, 친구와 함께 일하고 즐기며 살고픈 소박한 바람이 허황된 꿈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묵묵히 고발하며 그 어떤 탈출구도 제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도 조지와 레니가 마지막까지 돌림노래처럼 함께 되뇌던 희망의 구절은 독자의 귓전을 맴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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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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