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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효서, 오로지 소설만으로 존재하는 전업 작가

2006년 제6회 황순원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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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이래 누구보다도 치열한 작가정신과 전위적인 형식실험을 보이며 자신만의 이력을 쌓아온 ‘오로지 소설만으로 존재하는 전업작가’. 서정성과 탄탄한 주제의식, 재미를 겸비한 소설로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호평을 받아왔으며, 소설 양식과 문체를 늘 새롭게 실험하여 깊고 다채로운 주제의 문학으로 승화하는, 우리 시대 대표 소설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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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마디」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 1994년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로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2005년 「소금가마니」로 ‘이효석문학상’ 수상, 2006년 「명두」로 ‘황순원문학상’ 수상, 2007년 「시계가 걸렸던 자리」로 ‘한무숙문학상’ 수상, 2007년 「조율-피아노 월인천강지곡」으로 ‘허균문학작가상’ 수상, 2008년 『나가사키 파파』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사회와 권력의 횡포를 고발하는 작품을 즐겨 써 왔으며, 최근에는 일상의 소소함과 눈물겨운 삶의 풍경을 그리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2000년 9월 국내 최초의 신작 소설 eBook 시리즈인 장편소설 『정별(情別)』을 YES24에서 발표했다.

 

소설적 모범답안을 거부하며 누구보다도 치열한 작가정신과 전위적인 형식실험을 보이며 자신만의 이력을 쌓아온 구효서는 소설의 관습적 장벽을 흔드는 시도를 계속해왔다. 장편소설 『나가사키 파파』에서 대화 위주의 가볍고 톡톡 튀는 화법을 구사하는가 하면, 대사와 지문을 구분하려는 문장부호를 과감히 생략하기도 한다. 작가는 어느 인터뷰에서 “왜 우리 문장은 한결같이 ‘다’로 끝나는 걸까요? 그게 너무 지겨웠어요”라고 말하며 종결어미 관습에 대한 완강한 저항을 드러낸 적이 있는데, 「조율-피아노 월인천강지곡」의 ‘피아니시모’ 장을 살펴보면 불가피한 경우만 예외적일 뿐 거의 모든 문장에서 종결어미 ‘다’를 찾을 수가 없다. 등단 초기부터 ‘안주함’ 없이 다기(多岐)한 탐험과 모색과 단련을 지속해온 ‘유목형 작가’의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창작집 『노을은 다시 뜨는가』, 『확성기가 있었고 저격병이 있었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도라지꽃 누님』, 『시계가 걸렸던 자리』, 『저녁이 아름다운 집』, 장편소설 『전장의 겨울』, 『슬픈 바다』, 『늪을 건너는 법』, 『낯선 여름』, 『라디오 라디오』, 『남자의 서쪽』, 『내 목련 한 그루』, 『악당 임꺽정』, 『몌별』, 『노을』, 『비밀의 문』, 『나가사키 파파』, 『동주』, 『타락』, 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 『인생은 깊어간다』, 동화 『부항소녀』 등이 있다. 

 

 

 

구효석 작가의 대표작

 

나가사키 파파

구효서 저 | 뿔(웅진문학에디션) 

구성진 입담과 실험적 정신, 세련된 감각으로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구효서의 장편소설.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오늘날 유랑민적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한 면을 대변하듯,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라고 믿어온 '정 군'을 찾기 위해 바다를 건너와 나가사키의 음식점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스물한 살의 한유나(나)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들을 따뜻한 온기 속에서 오밀조밀하게 빚어내고 있다. 한유나가 일하는 음식점에는 제각각인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들은 평범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섞이지 못한 채 외로움과 쓸쓸함을 짊어져야만 하는 경계인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그들이 조심스럽게 내린 선택은 그러한 데에 함몰되기보다는 열의를 가지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양하고 특이한 멤버들이 자아내는 하루하루는 어떤 날은 어처구니없지만 미소 짓게, 또 어떤 날은 슬프지만 따뜻하게 만들며 가슴 한쪽을 아련하게 한다.

 

 

시계가 걸렸던 자리  

구효서 저 | 창비 

구효서의 여덟 번째 소설집. '2005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소금 가마니」를 비롯, 구효서 단편미학의 정점을 보여주는 9편을 모았다. 이번 소설집에는 탄생과 소멸의 이미지와 모티프가 두드러진다. 환각 속에서 자신의 탄생과 소멸을 목격한다든지, 지인이 죽은 자리에서 그의 죽음을 체험하거나, 낯선 이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죽음의 운명을 체험하고, 자신과 꼭 닮은 생애를 살아온 이의 죽음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한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전쟁과 질병, 억누를 수 없는 내면의 공허는 죽음의 상상과 체험을 거쳐 평온한 위안과 화해로 이어진다. 그 상상은 또 다른 '나'를 재발견하는 동시에 '나'의 경계를 허물어뜨려 자신의 삶에 대해 반성하고 긍정하게 만드는 역설적인 힘을 발휘한다. 구효서 소설이 제시하는 허무주의의 새로운 차원은 반성적 자기발견과 타자와 세상으로 열린 교감의 윤리의 바탕이 된다.

 

애별

구효서 저 | 생각의나무

'이별이라고 부르는 말의 각기 다른 표정들'을 엮어내겠다는, 일종의 연작 소설 가운데 세 번째 작품이다. 이미 『정별(情別)』, 『몌별(袂別)』에서는 인연과 이별, 뒤늦은 사랑 등을 다루었다. eBook 소설 『정별(情別)』은 YES24를 통해 발표되었고, 『몌별(袂別)』은 <작가세계>에 연재되었다. 『애별』에 그려진 것은 극한의 상황이 남긴 상처와 사랑, 정해진 운명과 같은 이별이다. 소설가 윤인서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우연히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듣게 된다. 현실에 있을 것 같지 않은, 소설로 쓰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한 사랑, 그리고 이해하기 힘든 이별. 윤인서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이 사랑과 이별의 전모를 알게 되고, 뜻하지 않은 인연에 놀라게 된다. 소설은 월남전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 테마를 가지고 있다. 『무기의 그늘』, 『하얀 전쟁』, 『머나먼 쏭바강』 등에서 여러 각도로 다루어진 월남전을 사랑과 이별이라는 큰 이야기 속에 녹여낸 새로운 작품이다.

 

 

저녁이 아름다운 집

구효서 저 | 랜덤하우스코리아

'2006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명두」를 비롯하여, 1인칭 여성 화자를 통해 구효서의 독보적인 다감함과 유연함, 순도 높은 산문과 깊이 있는 세계관이 유감없이 드러난 '2007년 허균문학작가상' 수상작 「조율-피아노 월인천강지곡」 외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수록작들은 다름 아닌 인간 진실의 만화경에서 하나같이 놓치기 아까운 세밀하고 소중한 삽화들이며, 그 속에는 소설집 『시계가 걸렸던 자리』에서 두드러졌던 '죽음 앞에 선' 혹은 '죽음과 함께하는' 삶의 풍경이 여기저기, 때로는 안타까운 애도와 함께 때로는 조용한 수락과 함께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 죽음과 삶의 그늘에 대한 작가의 속 깊은 응시가 역설적으로 되비추는 삶의 환한 자리들이 새롭게 구효서 소설의 진경을 이루고 있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타락

구효서 저 | 현대문학

2012년 12월호부터 2013년 8월호에 이르기까지, 총 9회에 걸쳐 <현대문학>에 연재되었던 『타락』은 연재 초기부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잘 쓸 수 있는 것'과 '쓰고 싶은 것' 사이에서 늘 조화를 추구했던 구효서가 "말을 곱씹고 의심하고 와해시켜 쓰고 싶은 대로 써보자" "이제야 쓰고 싶은 대로 쓰기 시작했다"고 변화를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낯선 이국 땅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사랑은 '타락'으로 비춰지지만, 그들에게 있어 '타락'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모조리 소진하고 영점으로 직하하는 치명적인 움직임일 뿐, 세상이 말하는 그것과는 다른 지점일 뿐이다. 모든 것을 소진하고 이 세계에서 사라져 다른 또 하나의 시공간에서 되살아남으로써 구원이 아닌 타락을 통한 부활-영원회귀 신화를 이뤄내는 낯선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구효서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알리는 시발이 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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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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