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매큐언, 어두운 욕망과 집단 무의식을 다루는 소설가

1998년 부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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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문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있다. 이언 매큐언도 그 중 하나이다. 1975년 등단한 이래 ‘부커상’, ‘휘트브레드상’, ‘영미작가협회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한 매큐언은 현대 문학의 주요 주제들을 뛰어난 솜씨로 변주해 왔다.

이언 매큐언(위키백과).jpg

출처_ 위키백과

 

동시대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이언 매큐언은 1948년 영국 서리 지방 알더샷에서 태어났고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싱가포르, 독일, 북아프리카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랐다. 1970년 서섹스 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한 후,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소설가 말콤 브레드베리의 지도하에 소설 창작을 공부했다. 1975년 소설집 『첫사랑, 마지막 의식』으로 문단에 데뷔했고, 같은 책으로 ‘서머싯몸상’을 수상했다.

 

이후 1987년 『차일드 인 타임 The Child in Time』으로 ‘휘트브레드상’, 1998년 『암스테르담』으로 ‘부커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속죄』로 ‘W. H. 스미스문학상’, ‘영국작가협회상’, ‘로스앤젤레스타임스상’, ‘산티아고상’ 등을 수상했다. ‘1998년 부커상’을 받은 이후로는 인간의 내면과 인생을 진지하고 깊게 고찰하는 작품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이런 사랑』, 『토요일』, 『체실 비치에서』 등이 있으며, 2007년 영화화되어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한 『속죄』(개봉 제목 : 어톤먼트) 등 여러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져 호평을 받았고 단편집 『첫사랑, 마지막 의식』 중에서도 3편이나 영화화됐다. 이외에도 티모시 모의 소설인 『새콤달콤』을 각색한 <농부들의 오찬 The Ploughman’s Lunch>, 자신의 소설을 각색한 <순수한 사람들> 등 방송과 영화 대본을 집필했다. 마이클 버클리의 오라토리오 <우린 죽게 되는 걸까? Or Shall We Die?>에 맞춰 오페라 대본을 쓰기도 했다. 1994년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 『피터의 기묘한 공상』을 썼다.

 

매큐언의 첫 장편소설인 『시멘트 가든』은 네 명의 고아들이 양친을 모두 잃은 후 혼자 살게 되는 이야기이다. ‘1998년 부커상’ 수상작인 『암스테르담』에서는 세 명의 남자들이 옛 애인의 장례식에서 만나 다툼을 벌인다. 이 사건은 오랫동안 남을 불화의 시작이 된다. 『속죄』는 1935년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로, 작가 지망생이자 어린 소녀인 브라이오니가 다이나모 작전에서 역할을 맡도록 운명 지어진 젊은 청년 로비에 대해 발견한 사실들로 인해 생긴 잔인한 결과를 그리고 있다. 2003년 2월의 어느 날을 배경으로 하는 『토요일』은 ‘2006년 제임스테잇블랙기념성’ 소설 부분을 수상했다.

 

이언 매큐언은 왕립 문학 협회, 왕립 예술 협회, 미국 예술 과학 아카데미의 회원이기도 하다. 1999년에는 함부르크의 알프레드 토퍼 재단이 수여하는 ‘셰익스피어상’을 수상했으며 2000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커맨더 작위를 받은 바 있다. 여성학자인 페니 알렌과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두었지만 이혼하고, 1997년 기자인 아날레나 매카피와 재혼하여 지금은 런던에 살고 있다.

 

최근작 중 하나인 『너를 위해 For You』는 마이클 버클리의 음악에 맞춰 쓴 오페라 대본이자 늙어가는 지휘자 겸 작곡가인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2010년 볼린저에브리맨우드하우스상’을 수상한 『솔라 Solar』는 기후변화에 관한 풍자 소설이다. 2012년과 2014년에는 각각 『단맛 Sweet Tooth』『칠드런 액트』를 발표했다.

 

 

이언 매큐언 작가의 대표작

 

암스테르담

이언 매큐언 저/박경희 역 | 미디어2.0(media2.0) | 원제 : Amsterdam 

도덕성은 이언 매큐언이 즐겨 다루는 주제 중 하나다. 그러나 그가 도덕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기존 작가들이 다뤄왔던 도덕성의 회복 같은 것과는 다르다. 그는 도덕에 절대성을 부여했을 때 파생되는 비극에 대해 이야기한다. 『암스테르담』에서는 겉으론 아무 이상 없어 보이는 성공한 두 남자의 도덕성이 사소한 오해로 인해 얼마나 쉽게 부서지는지 고발한다. 서로의 도덕성을 단죄하려는 그들의 우정은 파국을 맞으며 암스테르담으로 향한다. 현대인의 천국 같아 보이는 그곳에서 두 친구는 천국이 아닌 끔찍한 불신과 배반의 지옥을 만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위선으로 가득한 남자들의 연약한 세계, 도덕의 허울 등 이언 매큐언은 '암스테르담'이라는 상징적 공간을 통해 현대 사회 자체를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토요일  

이언 매큐언 저/이민아 역 | 문학동네 

소설의 배경이 되는 2003년 2월 15일은 전 세계적으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벌어진 날이다. 『토요일』은 이날 하루 동안 헨리 퍼론이 생각하고 보고 듣고 느끼고 겪는 일상의 매 순간을 현미경적인 세밀함과 편집증적 집요함으로 묘사한다. 주인공의 지극히 평범한 행위들이 배경 화면처럼 펼쳐지고, 그 사이사이로 '후세인' '알카에다' '지하드' '전쟁' '고문' '학살' '테러' 등 비일상적인 폭력의 이미지가 침투해 들어온다. 개인의 삶은 날마다 터지는 수많은 사건사고와 범지구적인 테러로 인해 수시로 안전을 위협받는다. 그러나 한 개인에게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실체로 부닥치지 않는 한, 그 어떤 폭력도 한갓 '이미지' 또는 '담론'에 불과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속죄

이언 매큐언 저/한정아 역 | 문학동네 | 원서 : Atonement

'2008년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음악상을 수상한 영화 <어톤먼트>의 원작. 한 소녀의 천진한 오해가 불러일으킨 어이없는 사건을 통해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폭력'의 여러 수위를 다루고 있다. 이언 매큐언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느 날 들이닥친 한 사건이 그들을 어떤 이해관계로 결속하고 내밀한 욕망과 타협하게 하는지, 그것이 또 얼마나 천진한 허울을 쓰고 나타날 수 있는지 파헤친다. 개인의 뒤틀린 욕망이 야기하는 비극뿐 아니라 그것이 집단 광기로 드러날 때 나타날 수 있는 폭력의 더 큰 수위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속죄』는 치밀한 구성, 영화를 보는 듯한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 뚜렷한 개성을 지닌 등장인물들에 대한 탁월한 심리묘사, 섬세하고도 장중한 문체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첫사랑, 마지막 의식

이언 매큐언 저/박경희 역 | 미디어2.0(media2.0) | 원제 : First Love, Last Rites

'서머싯몸상' 수상작. 매큐언은 인간의 무의식, 사회 병리, 도덕의 허울, 일상 속의 폭력 등 현대 문학의 주요 주제들을 뛰어난 솜씨로 변주하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이다. 그의 초기 대표작 『첫사랑, 마지막 의식』은 『암스테르담』과 더불어 가장 실험적인 소설집으로 손꼽힌다. 책에 수록된 8편의 이야기는 기괴하고 탐미적이다. 아내를 사라지게 하고, 어린 여동생을 강간하고, 이웃 소녀를 살해하고, 벽장 속에 사는 소설 중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그들의 행동이 외로움, 무료함, 호기심, 두려움에서 기인하고, 또 그러한 감정은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 세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한다. 부조리한 제도, 소통 부재, 편견에서 비롯된 일상 속의 사소한 폭력으로 인해 어른의 문턱에서 도태된다는 것이다. 젊은 이언 매큐언의 무서운 잠재력을 보여주는 단편집으로 수록작 중 3편은 영화화되기도 했다.

 

 

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저 | 한겨레출판 | 원서 : The Children Act

법과 종교 간 대립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최고의 이야기꾼으로서 매큐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우아한 문장으로 큰 호평을 받으며 영국 아마존에서는 『속죄』의 두 배에 이르는 리뷰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출간과 동시에 30만 부가 판매되어 서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지금까지 전 세계 24개국에 판권이 계약되었다. 제목 'The Children Act'는 1989년 제정된 영국의 유명한 '아동법'에서 따온 것으로, 매큐언은 영국 고등법원의 가사부 법정을 무대로 한 이 책의 아이디어를 친구이자 전직 항소법원 판사인 앨런 워드에게서 얻었다. 그는 판사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워드가 쓴 판결문을 접하고 그 어떤 소설 못지않게 생생한 인간 드라마를 소설화하기로 했다. 복잡하게 얽힌 윤리와 가치판단의 문제를 인생의 전환기를 맞은 한 중년여성과 사춘기 소년의 가슴 아픈 이야기로 그려내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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