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셀피족의 어머니 비비안마이어 『나는 카메라다』

Vivian Maier 비비안 마이어 『나는 카메라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전화기와 사진기, 컴퓨터가 한 몸이 된 지금, 사진을 찍고 올려서 공유하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다. 막 잠에서 깬 부스스한 모습부터 시작해 모닝커피를 든 손, 오늘 입은 옷 점검, 점심식사 메뉴, 틈틈이 찍는 셀프 사진까지. 필름도 인화도 필요 없이 손가락 터치 한 번이면 이미지가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현시대의 사진은 그래서 더욱 개인적이고 일상적이다.

7.jpg

 

 

전화기와 사진기, 컴퓨터가 한 몸이 된 지금, 사진을 찍고 올려서 공유하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다. 막 잠에서 깬 부스스한 모습부터 시작해 모닝커피를 든 손, 오늘 입은 옷 점검, 점심식사 메뉴, 틈틈이 찍는 셀프 사진까지. 필름도 인화도 필요 없이 손가락 터치 한 번이면 이미지가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현시대의 사진은 그래서 더욱 개인적이고 일상적이다.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처음 봤을 때, 당연히 요즘의 그런 사진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길거리 풍경, 행인들의 놀란 표정 순간 포착, 연예인 파파라치 샷까지 그녀가 주로 사진기의 담는 모습이 지금의 그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1950년대에 찍은 사진이라고 하기엔 과도하게 현대적이고 지나치게 감각적인 사진들. 특히 그녀는 ‘셀피족의 어머니’라고 불러도 될 만큼 스스로의 사진 찍기를 즐겼다. (유리문이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물론, 그림자로라도 꼭 사진에 등장한다.)

 

40년 동안 쉬지 않고 사진을 찍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그 사진을 공개하지 않은 채 생을 마감했던 그녀는 보모, 가정부로 일하면서 인화하지 않은 필름들과 함께 평생을 떠돌았다. 필름들을 보관했던 창고의 임대료를 낼 돈이 없어 결국 사후 경매로 필름 상자들이 400달러에 거래가 되는데, 그 필름을 샀던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이자 다큐멘터리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의 감독인 존 말루프다. 그는 과거 자료를 찾던 중 그녀의 사진 일부를 인화하고, 범상치 않은 사진임을 느껴 SNS에 그 사진들을 올리기 시작하는데, 사진이 SNS를 타고 흐르며 전 세계인들과 언론의 열광을 받게 된 것이다.

 

그녀의 카메라는 일상을 떠나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 없이 흘려 보내는 지금 이 순간을 포착한다. 특별한 기교 하나 없이 담백하지만, 피사체에 대한 시선은 강렬하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라고 말하는 것 같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사진을 찍었던 그녀의 마음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프로 포토그래퍼로 활동했던 적은 없지만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카메라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독특한 시선으로 담아냈던 그녀의 삶이야말로 열정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작된 설정샷이 넘치는 세상 속에서 그녀의 사진이 전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당연한 결과다. 235개의 위트 있는 사진을 감상하고 나니, 숨겨져 있던 그녀의 사진만큼이나 미스테리한 그녀의 삶이 더욱 궁금하다.

 

 

 

 

 

 

img_book_bot.jpg

Vivian Maier 비비안 마이어 나는 카메라다비비안 마이어 등저/박여진 역 | 윌북(willbook)
이 책 [비비안 마이어, 나는 카메라다]는 그녀의 신비로운 삶을 역추적하며 작품 세계를 조명한 사진집이다. 그녀의 시그니처인 셀프 포트레이트와 희귀한 컬러 사진을 포함하여 가장 깊이 있는 정수 235점을 한 권에 담아 비비안 마이어의 모든 것을 집대성하였다.


 

 

 

 

 

[관련 기사]

- 삶이 곧 소설이었던 기구한 인생
- 자기 과시의 시대, 조용한 진짜 영웅들
- 유유자적 살롱의 5년간의 기록
-그림은 과연 어떤 힘을 갖고 있을까?

- 피로사회가 심리정치 요청, 투명사회가 심리정치 강화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최지혜

좋은 건 좋다고 꼭 말하는 사람

Vivian Maier 비비안 마이어 나는 카메라다

<비비안 마이어> 등저/<박여진> 역22,500원(10% + 5%)

보모, 가정부, 거리 사진가, 우연히 발견된 15만 장의 필름 오직 카메라로 말한 천재 포토그래퍼 ‘영원한 아웃사이더’, ‘보모로 산 천재 예술가’, ‘예술 세계에서 가장 흥미롭고 강렬한 수수께끼’, ‘불운한 성공’. 기묘하고도 아이러니컬한 수식어구들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의 이야기를 담..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AI, 전혀 다른 세상의 시작일까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