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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 넘치는 에너지,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홍콩 미술

『아트 마켓 홍콩』책을 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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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과 넘치는 에너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홍콩. 그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홍콩 미술을 꼭 한 번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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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미술시장을 연구하면서 바라본 2013년과 2014년 홍콩 미술계의 변화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크리스티, 소더비 등 세계적인 경매회사들이 홍콩을 아시아 거점으로 삼은 데 이어, 한국의 서울옥션, 타이완의 라베넬, 중국 본토의 폴리옥션, 차이나가디언의 진출로 홍콩 경매시장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살인적인 임대료로굴지의 금융 기업들마저 버티기 힘들다는 홍콩 센트럴에 갤러리들이 속속 둥지를 틀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새로운 미술관이 되겠다는 포부로 엠플러스 같은 미술관이 문을 여는 등 마치 홍콩이라는 도시 전체가 미술이라는 마법에 걸린 것 같았다.


이쯤해서 궁금해진다. 홍콩에 이처럼 강력한 미술 바람이 불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몇 년 전만 해도 홍콩 미술계는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미술시장은 과도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시장 외 영역의 발전은 미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홍콩미술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책을 준비하면서 이러한 홍콩 미술계의 좀 더 생생한속사정을 듣기 위해 홍콩 미술계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들어보았다. 경매회사의 수장, 미술관 관장, 홍콩 미술의 터줏대감이라 불리는 지역갤러리 대표,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홍콩에 발을 내딛은 세계적인 화랑의 디렉터와 홍콩 미술의 후원가를 자청하는 컬렉터, 홍콩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찾을 수 있었던 답은 홍콩이라는 도시가 가진 강력한 힘이 홍콩 미술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더불어 미술시장의 발전이 미술계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홍콩 미술시장을 이끄는 경매회사와 아트페어, 생생한 홍콩 갤러리 현장의 변화를 좇을 수 있으며 홍콩 미술의 근간을 이루는 전시 공간들의역할, 그리고 미술로 새로운 홍콩을 그려내고 있는 홍콩 정부의 정책을 마주하게 될것이다. 홍콩을 쇼핑과 식도락의 천국으로만 인식하던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홍콩미술 이야기를, ‘홍콩 미술이 특별할 게 있어?’ 하고 반문하는 한국 미술계 종사자들에게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홍콩 미술의 진면목을, 그리고 국내 미술계를 좀 더 재미난 곳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책가들에게는 변화무쌍한 홍콩 미술계의 성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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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은 홍콩 미술의 시작점인 미술시장의 발전 현황을 아트페어와 경매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2013년 ‘아트 바젤 홍콩’의 성공적인 데뷔 이면에는 2008년 시작된 ‘아트 홍콩’의 뒷받침이 있었다. 아트 홍콩이 야심찬 출발을 한 2008년은 세계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해이기도 하다. 미술시장 역시 이러한 경제 위기의 영향권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아트 홍콩은 꿋꿋하게 국제적인 갤러리를 유치하고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으며, 꾸준한 관람객 증가로 홍콩이라는 도시의 시장성을 입증했다. 2013년 세계적인 아트페어 브랜드인 아트 바젤 홍콩의 론칭으로 홍콩은 명실상부한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된다. 소더비, 크리스티 등 메이저 경매회사들의 아시아 거점 지역인 홍콩의 경매시장은 2008년 이후 아시아 주요 경매회사들의 진출로더욱 활발해지는 양상을 띠게 되며, 2012년에는 중국 본토의 경매회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매 시즌 새로운 경매 기록과 뉴스거리가 쏟아지고 있다.


아시아 금융시장의 허브인 홍콩이 아시아 미술 경매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게 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미술 경매시장의 큰손으로 차이나 머니가등장하면서 홍콩은 아시아 경매의 중심지로 우뚝 올라선 것이다.2장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가 된 홍콩에서 새롭게 그려지고 있는 갤러리 지도를 따라간다. 전통적으로 홍콩 갤러리들은 소호의 할리우드 로드를 따라 자리 잡고있었고, 현대미술 전문 갤러리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그러나 2010년을 전후로 홍콩 센트럴을 중심으로 영국, 미국, 프랑스, 벨기에의 갤러리들이 속속 분점을 내면서홍콩의 갤러리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튼튼한 자본과 뛰어난 비즈니스 감각으로 중무장한 국제적인 갤러리와 기존의 대형 갤러리 들이 홍콩 센트럴의 갤러리 지도를 넓히고 있다면, 센트럴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중소 지역 갤러리들은 웡척항, 애버딘, 차이완 등지로 과감히 이전을 감행하면서 새로운 갤러리 핫스폿을 만들어내고 있다. 넓은 공간과 높은 층고를 확보해 더욱 매력적인 공간을 갖춘 이들 갤러리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현대미술을 선보이고 있다.


3장에서는 이러한 미술시장의 성장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비영리 기관들을 살펴본다. 홍콩 미술관을 필두로 실험적인 작가와 전시를 선보이는 대안 공간,작가들이 모여 있는 아티스트 빌리지 등 각각의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비영리 기관들이 그 주인공이다. 홍콩 정부는 미술을 중심으로 한 문화 융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핵심에 있는 엠플러스는 현대미술뿐 아니라 시각문화 전체를 아우르는 미술관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으며, 문화 특구로 개발되고 있는 서주룽 지역의 중심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한 홍콩 곳곳에서 역사적인 건축물을 전시 및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급성장한 경매시장, 아트페어의 개최 및 갤러리들의 성장은 홍콩 미술계 종사자들의 활동을 국제적인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미술계의 발전이 문화를 성장시키고, 지역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요인임을 홍콩 정부가 인식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발전시키고자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신생 지역이나 다름없는 홍콩 미술계는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국제 비즈니스 방식, 전시 진행, 미술 담론의 과정 등을빠르게 습득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켓 플레이스’로의 영역을 뛰어넘어 미술 생태계의건강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파리, 뉴욕, 런던, 베를린과 같은 미술계 중심 도시로 도약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연간 100만 명 이상이 출장 혹은 여행 목적으로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인천.홍콩 간 항공기의 운항 편수는 계속 증편되고 있으며, 저가 항공기들도 가세하면서 홍콩은 우리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쇼핑, 식도락 등 다양한 매력을 선사하는 도시 홍콩. 1,104.3제곱킬로미터, 비행기로 약 3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홍콩은 항상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이제 홍콩을 찾을 이유가 하나 더늘었다. 소더비 홍콩의 수장 이블린 린에게 “홍콩 미술시장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녀는 “홍콩 미술은 에너지가 가득 넘치는 어린 소년이다!”하고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녀의 말처럼 생동감과 넘치는 에너지로 성장을 거듭하고있는 홍콩. 그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홍콩 미술을 꼭 한 번 만나보길 바란다.


2015년 봄
박수강.주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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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마켓 홍콩 : 아트 바젤은 왜 홍콩에 갔을까?박수강,주은영 공저 | 아트북스
『아트마켓 홍콩』의 두 지은이는 홍콩 미술계의 비약적인 발전을 눈여겨보고 홍콩에 이처럼 강력한 미술 바람이 불게 된 배경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연구의 결과를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는 이 외에도 본문 사이사이 ‘히든 노트(Hidden Note)’와 ‘인터뷰 노트(Interview Note)’를 수록해 미술시장을 살펴보는 데 필요한 정보와 홍콩 미술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한다. 또한 권말에는 여행객들이 변화무쌍한 홍콩 미술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간략하지만 알찬 정보도 함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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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수강,주은영

아트마켓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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