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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임경선의 첫 번째 장편 연애 소설

소설 <기억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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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상처,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다룬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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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상처,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다룬 이 책에 대해 임경선 작가님을 모시고 함께 이야기 나눠 봅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첫 장편 소설을 내신 소감부터 좀 여쭤볼게요~


신기하게 1년 동안 매일매일 글을 썼는데도 그 기간 동안에 있었던 일들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뭔가 아득한 옛날의 일이었다는 느낌인거죠. 아는 정신과 의사의 얘기에 의하면 제가 너무 고생을 해서 일부러 뇌가 잊어버리려고 하는 작용이라는 말도 해주더라고요. 
                  
‘이별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은 황홀하게 나를 바라보던 너의 눈빛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이야~! 집중해~!’ 라고 강하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바로 이 책의 첫 문장입니다. 글을 쓰는 분들은 첫 문장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 하시더군요, 이번 책의 첫 문장, 작가님은 어떠셨나요.


첫 이야기가 이별에서 시작돼요. 그래서 이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부분을 말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사랑이 식으면 눈빛의 변화에서 바로 느낄 수가 있어요. 반짝반짝 빛나던 유리알처럼 무표정하게 변하게 되는 거죠. 그때 그 눈빛을 바라보는 순간. 그 순간 가슴이 무너져 내리죠. 그래서 그 순간을 첫 문장으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고교시절 미국으로 건너간 해인이 한국인 소녀 안나를 만나 서로의 상처를 느끼며 사랑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가 아름답다기 보다는 가슴 아프게 다가왔어요. 또 해인의 엄마 혜진, 안나의 엄마 정인 역시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데요, 왜들 이렇게 아픈 건가요


 사랑에 아프기도 하지만 인생 자체에 아픔을 느끼는 인물들이에요. 사람 누구나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불행을 마주 할 때가 있어요. 저는 그런 순간에 사람들이 선택하는 태도에 관심이 많았어요. 이 네 명이 굉장히 아파하지만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직시하고 맞서서 대응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 부분이 안쓰럽고 애틋하지만 동시에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저는 슬픔이라는 단어에서 부정적인 것만 보지는 않는 편이에요. 
 
자전적인 고백이 아닐까 추정(?)되는 부분이 참 많았는데요, 미국으로 건너가 청소년기를 겪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들도 그렇고... 대표적으로 여주인공 안나가 영문학을 가르치는 베일리 선생님에게 “선생님, 저한테 글 쓰는 재능이 있나요? 아니... 그러니까 나중에 작가가 될 소질이 있을까요” 라고 솔직한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을 던지죠. 작가의 꿈을 이루지 못한 영문학 선생, 자신의 재능에 한계를 느끼는 안나, 글을 쓰고 싶어하는 열망을 가진 두 사람의 모습에서 슬쩍 작가님의 이야기가 투영된 건 아닐까 상상하기도 했구요...
 
글은 타고난 재능보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흔히들 말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기본적인 재능은 있어야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사실인 것 같아요. 재능이 없으면 지속 하는 게 정말 어렵죠. 그래서 쉽게 노력하면 잘될거야! 라는 희망적 메시지로 권하고 싶지 않은 직업이기도 해요. 
 
 
여주인공 안나는 귀국해서 카피라이터로 활동을 합니다. “근데 나 원래 상업적인 글을 쓰는 카피라이터가 아니라 문학 작가가 되고 싶어 했어. 기억나? 꿈도 야무져서 영어로, 세상의 모든 독자들을 상대로 글을 쓰는 작가”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역시 작가님의 고백이 아닐까 싶었어요. 어떤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으신가요


 저만의 확고한 문체와 인생관을 가진 작가가 되고 싶어요. 무엇보다도 쉬운 언어로 재밌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칭찬이 “너 책 재밌다.”에요. 독자들의 존경보다는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편이고요. 
 
 
안나와 해인, 그리고 그들의 엄마인 정인과 혜진이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어떤 인물에게 가장 애정을 갖고 있으신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저는 특히 해인의 엄마인 혜진 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어요. 혜진 이라는 인물은 강한 본능이나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음에도 한국 사회에서 원하는 한국 여성의 틀에 끼워 맞춰 살아감으로서 고통을 받는 캐릭터라 공감을 많이 하게 돼요. 
 
“이 소설을 써냄으로써 자유로움을 얻었다. 어쨌거나 나는 내가 쓴 이야기가 진심으로 좋다” 라는 작가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힘든 과정을 거쳐서 종점에 다다른 사람이 내뱉는 안도의 한숨처럼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는데요, 이 책을 만나게 될 독자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이 소설은 사랑과 용서, 관대함을 담고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이 소설을 통해서 인간들이 느끼는 어떤 내밀한 감정들을 잣대나 기준 없이 이해해주길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가지는 상처나 균열을 이해함으로서 우리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경험을 하시길 바라요. 정말 조금 더 사랑과 용서가 많아진 우리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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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줘임경선 저 | 예담
소설은 해인이 연인과 이별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은 자연스럽게 미국 고등학교 시절로 건너뛰어 한없이 여리고 서툰 열일곱 소년과 소녀를 보여준다. 한국인이 딱 한 명 있는 미국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해인은 그곳에서 운명처럼 안나라는 여자아이를 만난다. 안나는 보편적이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 동양인이 거의 없는 미국 소도시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지켜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일상은 해인의 등장으로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고, 일련의 소문에 휩쓸리면서 상처를 입고, 그렇게 미국에서의 청소년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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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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