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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사랑의 잔인한 속성

이 드라마는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의 변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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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의 변주이다. 코믹 감성의 로맨틱 러브 판타지를 드라마 장르로 내세운 만큼 그 둘은 티격태격하다가도 주변의 숱한 방해 공작과 둘 사이의 오해 요소를 잘 헤쳐나갈 것이다. 그렇기에 진짜 궁금한 이야기는 결말이 정해진 두 사람의 관계보단 연예기획사를 배경으로 재능과 운, 성공과 질투라는 감정을 어떻게 다루냐는 것이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주인공 현욱(비)과 세나(크리스탈)를 둘러싼 설정은 구태의연하다. 타고나길 좋은 집안에서 훌륭한 외모까지 겸비한 현욱은 작곡자로서의 재능을 뽐내며 명성을 더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일과 관련한 사소한 오해로 사랑하는 여자와 다투던 도중 그녀를 교통사고로 잃게 된다. 자책감에 시달리던 현욱은 자포자기한 상태로 모든 것과 거리를 둔 채 살아간다


러다 우연한 기회에 그녀의 유일한 혈육인, 동생 세나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녀를 찾아 나선다. 그 와중에 호텔에서 자신의 개를 돌봐주던 실수투성이의 여자에게 오만하고 까칠하게 대한다. 그 여자에게는 작곡가가 되고 싶은 야심 가득한 꿈이 있으나 이 남자와 이리 얽히고 저리 설키며 일은 꼬여가기만 한다. 결국 여자는 호텔에서도 잘리게 되고 빚을 독촉하기 위해 찾아온 조폭들에게 사는 곳도 들키게 된다. 남자는 사랑했던 그녀의 동생이 그 여자임을 뒤늦게 알게 되고 세나를 돕기 위해 자신의 능력과 배경을 이용해 물심양면으로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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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의 변주이고, 코믹 감성의 로맨틱 러브 판타지를 이 드라마 장르로 내세운 만큼 그 둘은 서로 티격태격하다가도 주변의 숱한 방해 공작과 둘 사이의 오해 요소를 잘 헤쳐나갈 것이다. 세나는 프로듀서로서 성공을 거머쥘 것이며 현욱은 아버지를 이어 AnA의 대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언니의 연인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둘 사이는 큰 갈등이 빚어지겠지만 그마저도 현욱이 보여줄 헌신적이고 진실된 마음 앞에 둘의 상처는 잘 봉합되고 또 다른 사랑의 탄생으로 위로하게 될 것이다.


보지 않아도 끝은 정해진 이 드라마를 빛나게 만드는 것은 그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에너지일 것이다. 연예기획사 AnA를 배경으로 한 만큼 가수 경력을 가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가운데 겸업의 성공적 사례라 할 수 있는 정지훈의 뻔뻔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연기와 당차고 씩씩하고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자존심을 가진 세나라는 역할을 맡아 정수정은 화려하지 않아도 시선을 끌게 만드는 매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그렇기에 내가 궁금한 것은 결말이 정해진 두 사람의 관계라기보단 연예기획사를 배경으로 청춘들이 겪게 되는 재능과 운, 성공과 질투라는 감정을 어떻게 다루냐는 것이다. 야심에 눈이 멀어 무명작곡가의 곡을 교묘하게 표절하고도 되려 오만함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2인자 재영과 누가 봐도 부족한 것 없이 완벽하고 도도하지만 사랑에서만큼은 제 뜻대로 되지 않는 해윤에게 세나의 등장이 가져다 줄 심리적 변화마저 구태의연하게 표현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미 재영은 악역으로서 이해할 만한 매력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한 채 악함만 드러냈다. 


다른 사람의 상처를 이죽거리고 잘못을 하고도 자신의 위력으로 그것을 무마시키려 목소리만 높이며 영리하지 않는 모습만 보여주었다. 이성적이지 않고 감정적인 악역이라면 자신을 악하게 만드는 내적 콤플렉스를 세밀하게 다뤄야 할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해윤이다. 사랑이 판타지가 아닌 고통임을 여실하게 보여줄 등장인물이다. 해윤은 누구나 자신을 대단하게 여기고 사랑스럽게 봐주는 게 당연한 스펙과 외모 그리고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일에서는 도도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계산 없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 보인다.


자기 감정에 대한 확신과 자신이 없다면 쉽게 할 수 없는 태도로 사랑에 자신을 던진다. 물론 한 번은 졌던 사랑이다. 누구보다 아프고 다쳤을 테지만 사랑이기에 포기가 되지 않는다. 사랑을 잃은 현욱이 이번에는 자신을 봐주길 그를 다독이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며 노력했다. 그 기다림은 보답을 받을 것이며 현욱의 다음은 자신일 거라는 확신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만만함에 상처를 낼 존재의 등장. 세나는 누가 봐도 자신보다 보잘것없고 현욱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은 잔혹하게도 납득하기 힘든 결과를 펼쳐 보인다. 


해윤의 사랑은 현욱의 선택을 지지하고 받아들이게 될 것인지 아니면 세나와 어떻게 라이벌 구도를 이루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타고나길 부족함 없는 그녀가 사랑 앞에서 결핍을 느끼며 괴로워하다 자신을 잃어버리게 될지 아니면 사랑의 잔혹함 그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놓을 수 있게 될지 그것이 진짜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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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현정

사랑과 연애 그리고 섹스에 대한 글을 쓰며 살고 있다. 몇 번의 사랑을 경험하며 제법 깊은 내상을 입었지만 그만큼 현명해졌으며 자신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걸 수줍어하지 않게 되었다. 놀라운 재생능력으로 사랑할 때마다 소녀의 마음이 되곤 한다. 누군가의 장점을 잘 발견해내고 쉽게 두근거린다. 『사랑만큼 서툴고 어려운』, 『나를 만져요』 등을 썼으며, 블로그 '생각보다 바람직한 현정씨'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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