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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에서 만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엄마’

『다시, 봄』 『더 파이브』로 본 엄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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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가까이에 있어서 당연한 존재라서, 깊게 생각해 보지 못했던 '엄마' 당신이 생각하는 '엄마'는 어떤 모습인가요? ‘우리가 생각하는 엄마’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엄마’를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한 조사에 따르면 워킹맘 두 명 중 한 명은 하루 중 본인을 위해 보내는 시간이 없다고 한다. 동시에 95%는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녀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비단 일하는 엄마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업주부들 역시 아내로서, 딸로서, 며느리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다양한 의무에 눌려 슈퍼맘으로 살아간다. 이처럼 엄마가 한 인간의 삶에 등장하는 비중은 크지만, 오히려 ‘엄마’란 존재 자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기회는 적다. 여기 두 웹툰에 등장하는 엄마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엄마’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엄마’를 생각해보자. 




   『다시, 봄』

작가 : 라라 시스터
내용 : 교통사고로 딸(예은)을 잃은 엄마(홍은조)가 자살클럽에 가입해 모텔에서 자살시도를 한다. 깨어나보니 자살을 시도한 날로부터 이틀 전으로 돌아간 엄마는 자신이 거꾸로 살고 있음을 깨닫고 딸을 찾기 위해 과거로 간다.
감상 TIP : 과거로 돌아가 딸을 구한 뒤에도 계속되는 시간여행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엄마(홍은조)를 통해 이를 보는 우리들의 삶도 자연스레 돌아보게 된다.





   『더파이브』

작가 : 정연식
내용 : 연쇄살인마에게 남편과 딸을 잃고, 자신마저 불구가 된 여자(고은아)가 있다. 그녀는 살인마에게 복수를 하기위해 그녀의 장기를 원하는 사람들 4명과 함께 계획을 실행한다.
감상 TIP : 처음에는 각자의 이해관계로 만난 이기적인 사람들이 함께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서로를 이해하며 이타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따뜻하다. 살인마와 그에 대항하는 5명의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 사이에 흐르는 감정의 기류도 느껴보자.





"우리 예은이는 6살 때 죽었었어요. 그 현실이 너무 싫어 삶을 포기하고 도망치려다 다시 기회를 얻은 거죠. 그런데.. 기회라고 믿었는데..아이가 돌아왔지만 나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걸 막을 수 없었어요. 이제 그만 해도 되는데.. 가장 후회된 순간은 그때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요. 혹시 그쪽도 살면서 가장 후회됐던 순간이 있나요?"


<다시, 봄>16화 



"혹시나 하는 욕심... 욕심 때문에 그건 욕심이 아니에요. 아빠니까 그런 거예요. 난... 알아요. 나도... 엄마..니까"


<더파이브>52화



죽은 아이를 되살리려고 시간을 거슬러 사는 여자, 살해당한 딸과 남편을 위해 위험한 복수를 하는 여자. 각각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극한 상황에서도 본인보다 자식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가족을 위하는 그 마음. 바로 우리 옆에 있는 엄마의 모습이다. 이처럼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엄마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서로를 원망하며 마음에도 없는 말만 내뱉었던 일.. 타인에게는 쉬운 미안하단 말 한마디가 왜 가족에겐 그토록 어려운지... 그는 내게 말했습니다. 후회 된다 해서 그 시간으로 돌아가도 나는 절대 아버지를 위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다시, 봄>20화



"그날 낮, 가영이의 이름이 새겨진 마당의 그 배트만이라도 제대로 치워놓았더라면... 그랬다면, 모든 것이 달라졌을까?"

<더파이브 52화>



학교에서는 상냥한 학생이고, 직장에서는 다정다감한 김대리이지만, 엄마에게는 어땠는지. 타인에게 받았던 상처와 분노를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애꿎은 엄마에게 토해내진 않았었는지. 뒤늦게 후회하고 반성을 해보지만, 그 시간을 되돌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까? 엄마의 소중함을 몰라서 우리가 소홀했던 게 아니듯, 시간을 되돌려도 결국 엄마는 스스로 원한, 영원한 약자로 남을 것이다.   



부기에 눈도 뜨지 못하고 죽은 듯이 누운 채 들어야만 했던 간호사들의 건조한 대화에서 끝내 가영과 성일의 죽음을 알게 되었을 때 은아는 울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대신 오랫동안 본능처럼 길들여진 스스로에 대한 이런 책망만 되풀이했을 것이다. ‘내가 또 무얼 잘못했지? 무얼 잘못했기에 내게 다시 이런 일이 생긴 거지?’ 오래전 그때처럼, 이 넓은 세상에 또다시 혼자 버려졌다는 현실이 스며들자 은아는 울었다. 


<다시, 봄>20화



"다시 설명해도 변하는 건 없어요. 나는 과거로 가고 당신은 미래로 갈 테니깐. 그럼 또 날 기억하지 못하는 당신을 만나겠죠. 나는 너무 힘들었어요.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 내가 그동안 살면서 만났던 새로운 인연도 고마운 사람들도 과거로 갈수록 나는 그들의 기억에 없는 사람이 되고 마니깐.."

<다시, 봄>21화




한 가지 잊고 있는 것이 있다. 희생적이고 강인한 ‘엄마’이전에 연약한 ‘여자’였다는 것을. 온전히 자신만을 생각할 줄 알고, 작은 일에 쉽게 무너지기도 하는 평범한 그녀들이었던 것을 말이다. 동시에 착각하고 있는 것도 있다. 지금 엄마와 함께하는 나의 일상을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 다가올 내일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엄마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은 내일로 미룬다.    


“엄마의 영향보다 우리의 삶에 더 오래가는 흔적을 남기는 것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찰스 스윈달) 엄마는 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온몸으로 기억해주는 소중한 사람이다. 엄마가 내 삶의 모든 곳에 함께 했음을 상기해보자. 잃고 나면 더 뚜렷이 보이겠지만, 그 전에 다시 한번 기억하자. 설사 지금 엄마가 곁에 없다하더라도 내 안에 엄마가 기억으로 살아있다면 추억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 된다. 항상 내게 힘이 되어준 엄마에게, 오늘은 내가 힘을 실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 먼저 건네는 것은 어떨까. 



-특별히 이 칼럼은 나를 사랑으로 길러주셨던 어머니, 지금은 기억 속에 살아있는 그리운 외할머니께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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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고려진

30대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마음속에는 소녀감성이 있고, 익숙해진 삶의 패턴 속 에서도 여전히 서툴고 실수투성인... 어쩌면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저는 평범한 ‘그녀’입니다. 저를 포함한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의미 있게 되짚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공감과 이해를 통해 조금씩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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