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일의 문서수집가 쉬산빈 선생의 독특한 중국역사서부터
현장에 뛰어들어 학구열로 젊음을 불태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중국 최초로 증서와 문서수집에 노력을 기울인 쉬산빈 선생의 결과물 『결혼을 허하노니 마오쩌둥을 외워라』, 철학자 니체를 유럽이라는 땅과 연결해서 묘사한 『좋은 유럽인 니체』, 감정사회학의 대가 에바 일루즈의 『사랑은 왜 아픈가』 까지… 읽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산 책들을 소개합니다.
중국 최고의 문서 수집가 쉬산빈의 저서입니다. 쉬산빈은 고문서 수집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평생 3,000여점의 생활문서를 수집하였다고 하네요. 그렇게 쉬산빈이 모았던 문서들이 담긴 책입니다. 청나라 말기부터 문화대혁명 시기까지 중국인들의 삶 속에서 흔히 쓰였던 생활 문서들의 사진들과 함께 그 문서에 담긴 뒷이야기, 사회적 경제적 맥락, 배경 등등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수집가가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역사연구가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니체에 관한 책은 정말 많죠. 그중에서도 이 책은 상당히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책입니다. 좋은 유럽인 니체라는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철학자 니체를 유럽이라는 땅과 연결해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니체의 철학과 인생은 그가 머물렀던 장소의 산물이다.’ 라는 가정에 토대한 책인데요, 실제로 니체는 장소에 대단히 민감했다고 합니다. 환경이나 기후나 지형이 한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던 것이죠. 좋은 유럽인이라는 말도 특이하게 들리는데 이 표현 자체도 니체가 자주 쓰던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유럽이라는 땅을 사랑했던 니체는 일평생 유럽 밖을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니체라는 인물에 대한 탐험기처럼 보이기도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사랑의 아픔을 다루는 책입니다. ‘사랑의 고통이라는 것이 그 시대의 특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라는 전제를 가지고 시작하는데요, 도입부에서 『폭풍의 언덕』 의 주인공 캐서린, 『보바리 부인』 의 주인공 엠마가 겪는 사랑의 고통에 대해 묘사한 후, 이 두 여인이 현대에 태어났다면 상당부분 아픔이 달라졌을 것이다.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적 장벽, 법률적 금지 규범 등이 현대에서는 상당부분 완화되었다는 것이죠. 반대의 경우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결혼 시장의 상황, 짝을 선택하는 구조의 변화, 사회적인 자존감 형성에서 사랑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한 상황 등에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는 학문적인 책이지만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어서 잘 읽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 연구자들이 현지조사 경험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자신의 연구를 방법론적으로 성찰한 글을 모아둔 책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굉장히 어려운 학술서 같지만, 에세이에 가깝게 글을 풀어내고 있어서 비전공자들에게도 흥미롭게 읽힙니다. 연구 주제는 베트남의 공장 노동자 일상과 문화에 대한 연구,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의 연구 등 여섯 가지 주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후배학자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매뉴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일반 독자들 에게는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런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소설가 최진영의 첫 산문집. 경칩에서 우수까지, 절기마다 띄웠던 24개의 편지에 산문을 더했다. 18년 차 소설가인 작가를 계속 쓰는 사람으로 만든 "어떤 비밀"들을 담은 책은 그간 작품을 읽어준 독자에게 전하는 선물과도 같다. 나와 당신, 그 사이의 모든 것을 껴안는, 사랑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책.
자신을 꼭 닮은 사랑스러운 캐릭터 '꼬마 고구마'로 돌아온 이 시대의 작가 고정순. 난독증으로 글을 읽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담은 그림책이다.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꼬마 고구마가 가족과 친구들의 지지 속에서 난독증을 딛고 당당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다정하게 그려냈다.
인간 삶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배우는 과정이다. 배움을 지겹게 여긴다면 삶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단 한 번도 공부하며 즐거웠던 적이 없다면, 『무지의 즐거움』을 권한다. 평생 몸과 마음을 단련하며 배우는 데 바친 우치다 다쓰루의 경험과 통찰이 깃든 멋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