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스타 랩의 표본 -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
1960년대 정신을 계승한 예비 ‘갱스타 랩’의 살벌한 파티
이 앨범은 이처럼 흑인 랩의 새로운 패턴을 제시해 다대(多大)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흑인 음악이 어떤 것을 합성하고 덧입히고 하는 작위적 작업방식이 여기서 비롯되었다. 그 뒤로단순히 곡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꾸미는 것이 중요하게 대두되었다. 이 작품이 시대를 가르는 명반 대열에 빠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1987년에 데뷔한 랩 그룹 퍼블릭 에너미는 저항적인 랩의 본질을 구현해내며 갱스타 랩의 표본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이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두 번째 앨범은 흑인 현실에 대한 메시지와 강력한 사운드를 통해 뚜렷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로써 이 앨범은 시대를 가르는 음반으로서의 자격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소개해드릴 명반, 퍼블릭 에너미의 <It takes a nation of million to hold us back>입니다.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 <It takes a nation of million to hold us back> (1988)
1960년대 정신을 계승한 예비 ‘갱스타 랩’의 살벌한 파티
《뉴스위크》는 1992년 10월 미국사회의 여론과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 엘리트 100인’을 선정했다. 영화, 레코드, 신문, 방송 등 문화관련 분야의 유력 인사들이 고루 지명되었는데 대중음악관계자로는 마돈나, 윈턴 마샬리스, 워너 뮤직 회장인 로버트 모가도, 랩 프로듀서 러셀 시먼즈 그리고 처크 디(Chuck D)가 포함되었다.
처크 디는 바로 랩 그룹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를 이끄는 인물로 리드싱어이자 노랫말을 대부분 쓰는 그룹의 명실상부한 간판이었다. 그가 랩 가수에 불과하면서 그처럼 문화 엘리트에 꼽힌 이유는 당연했다. 흑인들의 거리음악인 랩에 흑인정신을 실어 많은 흑인들에게 자긍심을 일깨워준, 가수의 위치를 넘어선 흑인 지도자였기 때문이다.
흑인들은 그의 주장에 따라 움직였으며 그의 노랫말에 일말의 후련함을 맛보았다. 이 앨범이 그들의 대표작이자 문제작이었다. 1988년에 발표되어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흑인 제시 잭슨 목사가 부상하던 시기에 회오리를 야기했다.
여기에는 흑인 현실에 대한 자각을 기반으로 한 단결과 결집 요구, 투쟁의식 고취, 소요의 정당성, 백인 파워 엘리트에 대한 성전(聖戰) 의식 등 흑인의 항거의식이 총망라되어 있다. ‘최후의 결전을 향한 카운트다운’(「Countdown to armageddon」) 마인드 테러리스트’(「Mind terrorist」) ‘폭탄보다 요란한’(「Louder than bomb」) ‘중단 없는 저항’(「Rebel without a pause」) 등 노래 제목을 보라!
‘권리, 평등! 우린 그것을 쟁취하러 간다. 이 투쟁의 잔치는 (19)66년에 시작되었지. 흑인을 찬양하는 과격성을 섞어서 말야. 그 때 12시에 어떤 힘이 그것을 잘라내면서 지옥으로부터 출현했지. 그것이 바로 너희들의 정부란 거야. 그것 때문에 우리의 파티가 있는 거지.’ ‘Power, Equality, and we're out to get it / … / This party started right in 66 / With a pro Black radical mix / Then at the hour of twelve some force cut the power /And emerged from hell / It was your so called government / That made this occur’ ‘투쟁의 권리를 위한 파티’(「Party for your right to f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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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